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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봉 현대캐피탈 최대 계약 가능성을 숫자로 뜯어봤더니, 이 잔류는 꽤 큰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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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봉 현대캐피탈 최대 계약 가능성을 숫자로 뜯어봤더니, 이 잔류는 꽤 큰 사건이었다

얼마 전 남자배구 FA 계약 공시를 보다가 허수봉 이름 앞에서 한참 멈췄다. 그냥 “현대캐피탈 잔류”라는 한 줄로 넘기기엔 숫자가 너무 컸고, 그 숫자 뒤에 붙은 맥락도 꽤 묵직했다. 허수봉은 현대캐피탈과 연봉 8억원, 옵션 5억원을 합친 보수 총액 13억원에 3년 계약을 맺었다. 남자 프로배구 기준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팬 입장에서 흥미로운 건 단순히 많이 받았다는 사실이 아니다. 왜 현대캐피탈이 이 정도 금액을 써야 했는지, 그리고 허수봉이 정말 그만한 선수인지 따져보는 재미가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비싸다”는 말이 먼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기록을 옆에 놓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허수봉 계약, 13억원이라는 숫자의 무게

한국배구연맹 공시 기준 허수봉의 계약 규모는 연간 보수 총액 13억원이다. 연봉 8억원에 옵션 5억원. 기존 남자부 최고 보수로 거론되던 황택의의 총액 12억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이 정도면 그냥 팀 내 최고 대우가 아니라 리그의 기준선을 새로 찍은 계약이라고 봐야 한다.

더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계약 기간이다. 3년이다. 현대캐피탈은 한 시즌 반짝 활약에 베팅한 게 아니라, 팀의 공격 구조를 최소 3년 더 허수봉 중심으로 가져가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FA 시장에서 최고액은 늘 상징성이 붙는다. 구단이 “이 선수는 대체하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남자배구에서 국내 공격수의 가치는 더 예민하게 계산된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큰 리그지만, 우승권 팀은 결국 국내 에이스가 버텨줘야 경기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허수봉은 그 지점에서 현대캐피탈이 가장 잃기 싫어한 카드였다.

왜 현대캐피탈은 최대 계약을 감수했나

허수봉의 2025-2026시즌 정규리그 기록을 보면 이유가 꽤 선명하다. 국내 선수 중 최다인 538득점. 공격 성공률 53.4%, 오픈 공격 성공률 44.5%, 후위 공격 성공률 58.6%도 국내 선수 최상위권으로 제시됐다. 득점만 많은 유형이 아니라, 공격 난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효율을 유지한 쪽에 가깝다.

배구에서 오픈 공격은 팀 리시브가 흔들리거나 세트 플레이가 매끄럽지 않을 때 자주 나온다. 후위 공격은 상대 블로킹과 수비가 어느 정도 예측하는 상황에서도 뚫어야 한다. 허수봉이 이 두 지표에서 강했다는 건 단순한 마무리 공격수가 아니라, 나쁜 볼을 처리하고 랠리의 방향을 바꾸는 선수라는 뜻에 가깝다.

  • 2024-2025시즌 현대캐피탈의 컵대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핵심으로 기여
  • 2024-2025시즌 정규리그 MVP 수상
  • 2025-2026시즌 정규리그 국내 선수 최다 538득점
  • 공격 성공률과 후위 공격 성공률에서 국내 선수 최상위 기록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기록의 방향성이다. MVP 시즌 이후 FA를 앞둔 시즌에도 생산력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구단 입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에이스”에 더해 “계약 직전 시즌에도 유지된 퍼포먼스”까지 확인한 셈이다.

FA 보상 규정도 잔류 흐름을 만들었다

허수봉은 FA 시장 최대어였지만, 다른 팀이 쉽게 달려들기 어려운 구조도 있었다. A등급 FA를 영입하려면 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상선수 1명, 또는 전 시즌 연봉의 300%를 내줘야 한다. 허수봉의 전 시즌 연봉이 8억원으로 알려졌으니, 현금 보상만 계산해도 16억원 또는 24억원 수준이다.

이건 정말 큰 부담이다. 특히 보호선수 5명 외 보상선수까지 내줘야 하는 선택지는 전력층이 얇은 팀에는 꽤 아픈 계산이다. 허수봉을 데려오면 당장 공격력은 올라가겠지만, 주전급 혹은 미래 자원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시장의 관심은 컸어도 실제 협상판은 생각보다 좁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반대로 이 규정이 방어막이 됐다. 물론 그렇다고 돈을 아낄 수 있었던 건 아니다.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애매한 금액을 제시했다가 감정선을 건드리면, 팀의 상징과 팬심을 동시에 흔들 수 있다. 그래서 13억원은 시장가와 상징값, 그리고 리그 기록까지 얹은 숫자로 보인다.

허수봉의 진짜 가치는 포지션보다 흐름에 있다

허수봉을 볼 때마다 재밌는 건 포지션 표기만으로 설명이 잘 안 된다는 점이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분류되지만, 공격 점유와 해결 장면을 보면 팀의 1옵션처럼 움직인다. 현대캐피탈이 좋은 흐름을 탈 때 허수봉은 득점자이고, 흔들릴 때는 버티는 쪽에 가깝다.

프로팀이 거액 계약을 줄 때 보는 건 박스스코어만이 아니다. 어려운 원정 경기, 세트 후반, 상대가 목적타와 블로킹으로 압박하는 순간에 어느 정도까지 계산 가능한가를 본다. 허수봉은 그 부분에서 이미 여러 시즌 동안 답을 보여줬다.

솔직히 13억원이라는 액수는 앞으로도 자주 나오기 어렵다. 남자부에도 개인 보수 상한제가 도입될 예정이라는 흐름까지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기록으로 오래 남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 계약 예외가 적용되는 구조라면 허수봉의 13억원은 단순한 최고액을 넘어, 제도 변화 직전의 상징적인 계약이 된다.

현대캐피탈의 선택은 우승 창을 닫지 않겠다는 신호

현대캐피탈은 허수봉만 붙잡은 게 아니다. 세터 황승빈도 총액 6억원 규모로 잔류시켰다. 공격수와 세터를 동시에 잡았다는 건 팀 운영 방향이 꽤 분명하다는 뜻이다. 당장 리빌딩보다 우승 경쟁력을 유지하는 쪽이다.

배구는 에이스 한 명으로만 우승하는 종목은 아니다. 하지만 에이스가 없으면 우승권의 천장이 낮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에게 최고 대우를 안기면서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던졌다. 이 팀은 아직 공격적으로 승부할 생각이 있다는 메시지다.

개인적으로는 이 계약이 허수봉에게도 꽤 흥미로운 시험대라고 본다. 이제 그는 “좋은 선수”가 아니라 “리그 최고 보수 선수”라는 이름표를 달고 뛴다. 538득점의 기억은 강하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매 세트의 선택과 성공률이 더 크게 읽힐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런 부담까지 감당해야 진짜 간판이다. 허수봉과 현대캐피탈의 3년은 그래서 단순한 재계약보다, 남자배구가 국내 에이스의 가치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꽤 선명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다.

허수봉 현대캐피탈 최대 계약 가능성을 숫자로 뜯어봤더니, 이 잔류는 꽤 큰 사건이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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