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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승이 양키스 45억을 거절했다는 말 뒤에 남은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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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승이 양키스 45억을 거절했다는 말 뒤에 남은 숫자들

얼마 전 고교야구 소식을 보다가 하현승 이름에서 한참 멈췄다. 그냥 ‘대형 유망주’라서가 아니었다. 뉴욕 양키스가 300만 달러, 원화로 40억대 중반까지 거론되는 제안을 했는데도 KBO 신인 드래프트를 택했다는 흐름이 꽤 강렬했다. 야구 팬 입장에서는 이건 단순히 돈을 거절한 이야기가 아니다. 한 선수의 성장 경로, 한국 야구의 현재 위치, 그리고 투타 겸업 유망주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까지 같이 걸려 있는 장면이다.

45억이라는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유

300만 달러는 고교 선수에게는 거의 비현실적인 크기다. 환율 계산에 따라 40억 원 초반으로도, 45억 원 안팎으로도 불리지만 중요한 건 체감이다. KBO 신인 역대 최고 계약금으로 자주 언급되는 2006년 한기주의 10억 원과 비교하면, 숫자만 놓고는 몇 배 차이가 난다. 심지어 1999년 김병현이 미국 진출 당시 받은 225만 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하현승의 선택은 ‘미국 포기’가 아니라 ‘순서 조정’에 가깝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취재단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야구하고 싶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프로에서 더 성장한 뒤 포스팅 자격을 얻어 더 좋은 대우로 미국에 가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솔직히 이 대목이 제일 흥미롭다. 당장의 계약금보다 7년 뒤 자신의 시장가치를 더 크게 보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하현승이 왜 전체 1순위급으로 불리는가

하현승은 부산고의 투타 겸업 유망주다. 키는 194cm 안팎, 좌완 투수로 최고 시속 153km까지 거론된다. 고교 좌완이 150km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희소한데, 타석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보도에 따라 시즌 구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올해 타율 0.383 이상의 생산력을 보여줬고 앞선 전국대회 구간에서는 14경기 타율 0.488, 3홈런, OPS 1.426이라는 폭발적인 수치도 남겼다.

투수 기록도 가볍지 않다. 23이닝 무자책, 탈삼진 38개, WHIP 0.65라는 성적은 고교 레벨에서 ‘상대가 공을 제대로 건드리기 어렵다’는 뜻에 가깝다. 물론 고교 성적을 그대로 프로 성적으로 옮겨 읽으면 위험하다. 그래도 큰 체격, 좌완 강속구, 타격 재능이 한 선수에게 함께 붙어 있으면 스카우트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 양키스가 계속 조건을 올렸다는 흐름도 이 재능의 희소성을 보여준다.

투타 겸업이라는 달콤하지만 어려운 숙제

하현승 이야기에 ‘한국의 오타니’라는 별명이 붙는 건 자연스럽다. 근데 이 별명은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만든다. 투수로 몸을 만들 때 필요한 루틴과 타자로 출전하며 쌓는 피로는 다르다. 고교에서는 재능으로 밀어붙일 수 있어도, 프로에서는 이닝 수, 타석 수, 회복일, 부상 위험까지 촘촘하게 관리해야 한다. 어느 팀이 지명하든 단순히 좋은 선수를 뽑는 게 아니라 육성 설계 능력을 시험받게 된다.

KBO 드래프트 판도까지 흔든 선택

KBO 발표 기준으로 2027 신인 드래프트는 9월 21일에 열린다. 지명 순서는 2025시즌 순위 역순이라 키움이 첫 번째 선택권을 가진다. 전체 대상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91명, 대학 졸업 예정자 32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43명, 기타 선수 20명까지 총 1280명이다. 전 구단이 모든 지명권을 쓰면 110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는다. 계산하면 약 8.6%다. 말 그대로 좁은 문이다.

그 좁은 문 맨 앞에 하현승이 서 있는 셈이다. 만약 그가 미국행을 택했다면 상위 지명권을 가진 팀들의 계산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1순위 후보가 빠지면 2순위, 3순위 평가가 연쇄적으로 흔들린다. 반대로 국내 잔류를 택하면서 키움의 선택은 훨씬 선명해졌고, 두산과 KIA 이후 팀들도 자신들의 보드판을 다시 짜게 됐다. 한 명의 결정이 드래프트 전체의 무게중심을 바꾼다.

  • 양키스 제안: 300만 달러, 원화 40억대 규모로 보도
  • KBO 변수: 2027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유력
  • 선수 유형: 좌완 강속구 투수이자 장타 잠재력을 가진 투타 겸업 자원
  • 장기 그림: KBO에서 성장한 뒤 포스팅을 통한 MLB 도전 가능성

이 선택이 진짜 흥미로운 지점

팬들은 보통 ‘45억을 왜 거절했을까’에 먼저 꽂힌다. 당연하다. 나도 그 숫자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질문이 바뀐다. 하현승은 당장의 국제 계약금보다 KBO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타석 실험을 이어가고, 팬덤과 서사를 만든 뒤 더 큰 무대로 가는 루트를 상상한 것처럼 보인다. 이건 자신감 없이는 하기 힘든 선택이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프로 첫해부터 기대치가 너무 높을 수 있고, 투타 겸업을 고집하다가 성장 속도가 꼬일 수도 있다. 부상 변수는 모든 유망주에게 가장 차가운 현실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보고 싶다. 45억을 거절했다는 제목은 자극적이지만, 그 안쪽에는 ‘한국에서 먼저 증명하겠다’는 꽤 선명한 야구 인생의 설계도가 있다. 하현승이 정말 KBO에서 어떤 속도로 성장할지, 이 선택은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 되돌아보게 될 장면이 될 것 같다.

하현승이 양키스 45억을 거절했다는 말 뒤에 남은 숫자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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