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감독 법정 공방을 기록표 옆에서 따라가봤더니

얼마 전 2025~202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기록을 다시 보다가, 이상하게 경기 스코어보다 벤치 공백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정규리그 1위 팀이었고, 김종민 감독은 그 흐름을 만든 10년 차 사령탑이었죠. 그런데 가장 뜨거워야 할 챔프전 직전에 팀을 떠났습니다. 김종민 감독 법정 공방 진실이라는 검색어가 계속 따라붙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말싸움 기사 하나가 아니라, 기록·리더십·구단 운영이 한꺼번에 엉킨 장면이었거든요.
사건은 성적표와 전혀 따로 움직이지 않았다
김종민 감독의 도로공사 10년은 숫자만 놓고 보면 꽤 선명합니다. 2016년 부임 이후 2017~2018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2022~2023시즌은 챔프전 1, 2차전을 먼저 내주고도 3연승으로 뒤집은 V리그 첫 리버스 스윕 우승이었습니다. 팬들이 김 감독을 쉽게 떼어놓고 보지 못하는 배경입니다.
2025~2026시즌도 흐름은 좋았습니다. 도로공사는 2026년 3월 13일 흥국생명을 3-0으로 잡고 승점 69, 24승 11패 상태에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습니다. 모마 24점, 강소휘 18점, 김세빈 11점이 찍힌 그 경기만 보면 팀은 딱 우승 후보의 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 뒤에는 이미 오래된 내부 갈등이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법적 쟁점은 무엇이었나
뉴시스와 연합뉴스 계열 보도를 종합하면, 논란의 출발점은 2024년 11월 16일 전후 구단 숙소 감독실에서 벌어진 감독과 코치의 충돌이었습니다. 박종익 전 수석코치 측은 외국인 선수 기량 문제로 면담하는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리모컨을 던졌고, 멱살 또는 목 부위를 잡거나 밀치는 행동이 있었다는 취지였습니다.
김종민 감독 측 입장은 달랐습니다. 언쟁은 있었고 리모컨을 던진 행위 자체는 일부 인정했지만, 상대를 향해 던진 것이 아니며 목을 조르거나 폭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코치들의 진술도 보도마다 무게가 다르게 소개됐고, 구단 역시 자체 조사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CCTV 같은 명확한 영상 증거가 없었다는 점도 이 사건을 길게 끌고 간 변수였습니다.
검찰의 약식기소가 말하는 것
2026년 2월 27일 수원지검은 김 감독을 폭행 및 명예훼손 혐의로 약식기소했습니다. 뉴스1 보도를 인용한 머니투데이는 벌금 200만 원 약식기소였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공판 대신 서면 심리로 벌금형 등을 청구하는 절차입니다. 이것이 곧 법원의 최종 판단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스포츠 현장에서는 약식기소만으로도 파장이 큽니다. 형사 사건에서 아직 확정 판단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구단과 리그는 이미지·징계·계약 문제를 동시에 계산해야 합니다. 한국배구연맹은 앞서 스포츠윤리센터의 징계 요구를 받은 뒤 상벌위를 열었지만,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검찰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판단을 보류했습니다. 그러다 약식기소 이후에도 법원 판단을 본 뒤 다시 논의하겠다는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도로공사의 선택은 기록표를 흔들었다
도로공사는 2026년 3월 26일 김종민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구단은 10년간의 헌신과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A코치 관련 폭행 및 명예훼손 사건에서 검찰의 약식기소가 있었다는 점을 재계약 불가 사유로 들었습니다. 챔피언결정전은 김영래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치르기로 했습니다.
이 타이밍이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크게 걸렸습니다. 감독 계약이 3월 31일 끝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4월 1일이었습니다. 정규리그 1위 팀이 가장 큰 무대를 앞두고 벤치의 최종 의사결정자를 바꾼 셈입니다. 농구든 배구든 포스트시즌에서는 전술보다 루틴이 먼저 무너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 작전타임의 말투, 교체 타이밍까지 모두 시즌 내내 쌓인 습관이니까요.
- 도로공사: 정규리그 1위 확정, 챔피언결정전 직행
- 김종민 감독: 2017~2018 통합우승, 2022~2023 챔프전 우승 경험
- 법적 절차: 폭행·명예훼손 혐의 약식기소, 최종 확정과는 구분 필요
- 구단 결정: 챔프전 직전 재계약 불가, 김영래 대행 체제 전환
코트 위 결과는 더 냉정했다
결과는 잔인할 만큼 빠르게 나왔습니다. GS칼텍스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도로공사를 3전 전승으로 눌렀습니다. 2026년 4월 5일 3차전도 세트스코어 3-1이었고, GS칼텍스는 정규리그 3위 팀으로는 사상 처음 챔프전 전승 우승을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1위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물론 모든 패배를 감독 교체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GS칼텍스의 봄배구 흐름은 실제로 강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경기 감각이 올라왔고, 실바를 중심으로 한 공격 리듬도 날카로웠습니다. 하지만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챔프전 직전의 리더십 공백이 심리적 흔들림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진실은 판결문만이 아니라 과정에도 남는다
김종민 감독 법정 공방 진실을 말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팬심으로 유무죄를 먼저 단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확인되는 층위는 세 가지입니다. 박 전 코치의 피해 주장, 김 감독의 반박, 그리고 검찰의 약식기소입니다. 여기에 스포츠윤리센터의 인권침해 판단과 KOVO의 보류 판단, 도로공사의 재계약 불가 결정이 차례로 얹혔습니다.
스포츠 팬으로서 아쉬운 건 이 사건이 경기력의 절정 구간과 겹쳤다는 점입니다. 10년 지도자의 성과는 기록으로 남고, 내부 갈등의 처리 방식도 또 다른 기록으로 남습니다. 좋은 팀은 이기는 법만 축적하지 않습니다. 흔들릴 때 어떤 기준으로 움직였는지도 결국 팀 문화의 일부가 됩니다. 도로공사의 2025~2026시즌은 그래서 우승을 놓친 시즌이라기보다, 강한 성적표가 복잡한 현실을 끝까지 가려주지는 못한다는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