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마스터즈 골프를 기록으로 다시 읽어봤더니, 맥길로이의 두 번째 재킷은 더 뜨거웠다

얼마 전 2026 마스터즈 골프 최종 스코어카드를 다시 넘겨보다가, 이상하게 마지막 1타 차보다 금요일의 6타 차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로리 맥길로이는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67-65-73-71,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습니다. 스코티 셰플러는 11언더파 277타로 딱 한 타 뒤였고, 타이럴 해턴, 러셀 헨리, 저스틴 로즈, 캐머런 영이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접전인데, 흐름을 따라가면 훨씬 요란한 대회였습니다.
금요일에 이미 역사가 시작됐다
맥길로이의 2라운드 65타는 그냥 좋은 라운드가 아니었습니다. 첫날 67타에 이어 중간 합계 12언더파 132타를 만들었고, 36홀 기준 6타 차 선두는 마스터즈 역사상 가장 큰 중간 선두 격차로 기록됐습니다. 이전 기록이 5타 차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거스타에서 이 정도로 필드를 벌려놓는 장면은 정말 흔하지 않습니다.
특히 2라운드 막판이 압권이었습니다. 마지막 7개 홀에서 버디 6개. 12번 홀에서 공동 선두 흐름이었는데, 18번 홀을 마쳤을 때는 패트릭 리드와 샘 번스가 6타 뒤에 있었습니다. 마스터즈는 선두가 편해지는 대회가 아니라 선두가 가장 크게 흔들리는 대회인데, 금요일의 맥길로이는 그 압박을 잠깐 무시하는 듯했습니다.
토요일 73타가 만든 불안한 여백
그런데 사실 이 대회의 진짜 재미는 독주가 살짝 금이 간 뒤에 나왔습니다. 맥길로이는 3라운드에서 73타를 쳤고, 금요일에 벌어둔 여유가 확 줄었습니다. 오거스타에서 6타 차는 커 보이지만, 아멘 코너와 빠른 그린 앞에서는 생각보다 얇습니다. 2011년에 맥길로이가 최종 라운드에서 무너졌던 기억까지 겹치면, 토요일의 73타는 단순한 오버파가 아니라 관전자의 심박수를 올리는 신호였습니다.
반대로 셰플러는 주말에 완전히 다른 골프를 했습니다. 3라운드 65타, 최종 라운드 68타. 첫 이틀 70-74로 출발이 무거웠는데, 주말 36홀에서 보기를 하나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마스터즈에서 주말 노보기는 1942년 이후 처음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희귀한 흐름이었습니다. 결국 셰플러는 12타 뒤에서 출발해 1타 차까지 따라붙었습니다.
일요일 백나인이 승부의 온도를 바꿨다
최종 라운드 초반만 보면 맥길로이의 우승은 전혀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4번 홀에서 쓰리 퍼트 더블보기가 나왔고, 한때 선두권 경쟁은 저스틴 로즈, 캐머런 영, 러셀 헨리까지 뒤섞였습니다. 맥길로이가 정말 강했던 구간은 7번, 8번, 12번, 13번 홀이었습니다. 여기서 버디를 쌓으면서 다시 대회 중심을 자기 쪽으로 끌고 왔습니다.
특히 12번 홀 버디는 상징성이 컸습니다. 마스터즈에서 12번은 점수보다 기억을 흔드는 홀입니다. 짧아 보이지만 바람, 물, 핀 위치가 한 번에 선수를 압박합니다. 맥길로이는 그곳에서 버디를 만들었고, 13번 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했습니다. 두 홀에서 2타를 줄인 장면은 최종 우승 스코어 12언더파보다 더 오래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셰플러의 추격도 우승만큼 무거웠다
셰플러는 15번과 16번 홀 버디로 마지막까지 문을 두드렸습니다. 최종 68타, 합계 11언더파. 2022년과 2024년 우승자로서 세 번째 그린 재킷을 향해 달려왔지만, 초반 이틀의 74타가 결국 발목을 잡았습니다. 근데 이게 또 골프의 잔인한 부분입니다. 일요일에 아무리 완벽해도, 목요일과 금요일의 몇 타가 끝까지 따라옵니다.
- 우승: 로리 맥길로이, 12언더파 276타
- 2위: 스코티 셰플러, 11언더파 277타
- 공동 3위: 타이럴 해턴, 러셀 헨리, 저스틴 로즈, 캐머런 영, 10언더파 278타
- 맥길로이 라운드별 스코어: 67, 65, 73, 71
- 우승 상금: 450만 달러
두 번째 그린 재킷이 만든 맥길로이의 위치
이번 우승으로 맥길로이는 2025년에 이어 2년 연속 마스터즈 챔피언이 됐습니다. 잭 니클라우스, 닉 팔도, 타이거 우즈와 함께 오거스타에서 연속 우승을 해낸 선수 명단에 들어간 겁니다. 2025년에는 저스틴 로즈와의 플레이오프 끝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고, 2026년에는 그 다음 해에 바로 방어전까지 해냈습니다. 첫 그린 재킷까지 오래 걸렸던 선수에게 두 번째 재킷이 이렇게 빨리 온 장면은 꽤 짜릿합니다.
맥길로이의 메이저 우승은 이제 6승입니다. 2010년대 초반의 폭발력, 긴 침묵, 오거스타에서 반복된 상처, 그리고 2025년의 해소감까지 생각하면 2026 마스터즈는 단순한 2연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대회는 맥길로이가 오거스타를 이긴 뒤에도 다시 오거스타와 싸워야 했던 경기였습니다. 금요일엔 지배했고, 토요일엔 흔들렸고, 일요일엔 버텼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우승이 더 맥길로이답다고 느낍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흔들린 뒤에도 결국 자기 스윙과 숫자로 돌아왔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