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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정호영 영입 실패 위기에서 배운 중앙 전력의 진짜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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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정호영 영입 실패 위기에서 배운 중앙 전력의 진짜 무게

얼마 전 V리그 FA 흐름을 다시 훑어보다가 현대건설의 봄이 꽤 복잡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정호영을 놓쳤다는 이야기로 끝낼 일이 아니더군요. 양효진 은퇴, 김다인 잔류, 정호영의 흥국생명행, 그리고 배유나 영입까지 이어진 흐름을 붙여놓으면 현대건설이 왜 그렇게 급하게 중앙을 바라봤는지가 선명해집니다.

양효진이 빠진 자리, 숫자보다 큰 공백

현대건설 입장에서 2025-26시즌 뒤 가장 큰 변수는 양효진의 은퇴였습니다. 보수 총액 8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 빠지면서 샐러리캡에는 여유가 생겼지만, 코트 위에서는 정반대 문제가 생겼습니다. 높이, 블로킹 타이밍, 중앙 속공의 위협, 수비 위치 선정까지 한 번에 사라지는 구조였으니까요.

미들블로커는 득점만 보고 평가하기 어려운 포지션입니다. 상대 아웃사이드 공격수의 각을 좁히고, 세터가 중앙을 의식하게 만들며, 윙 공격수에게도 공간을 열어줍니다. 양효진이 있던 현대건설은 그 안정감을 오래 누린 팀이었습니다. 그래서 정호영이라는 이름이 FA 시장에 뜨자마자 현대건설이 움직인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습니다.

정호영은 왜 최대어였나

정호영은 단순히 키 큰 미들블로커가 아니었습니다. 190cm의 높이에 빠른 이동 공격을 섞을 수 있고, 블로킹에서도 꾸준히 상위권 수치를 남겼습니다. 2025-26시즌에는 27경기에서 290점을 올렸고, 세트당 블로킹 0.667개로 리그 4위권에 자리했습니다.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은 변수가 있었는데도 시장 평가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나이도 중요했습니다. 2001년생 미들블로커가 이미 국가대표 경험과 리그 주전 경험을 갖췄다는 건 FA 시장에서 거의 프리미엄 자산입니다. 베테랑을 데려오면 즉시 전력은 되지만, 팀의 다음 3년을 설계하기엔 부담이 생깁니다. 정호영은 현재 전력과 미래 가치가 동시에 있는 카드였습니다.

  • 2019-20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 2025-26시즌 27경기 290득점
  • 세트당 블로킹 0.667개, 리그 상위권
  • 25세 전후의 전성기 진입 구간

현대건설, 정호영 영입 실패 위기가 현실이 된 이유

현대건설은 정호영 영입에 명분이 뚜렷했습니다. 양효진 은퇴로 중앙 보강이 절실했고, 보수 여력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FA는 돈만으로 끝나는 시장이 아닙니다. 역할, 팀 방향, 감독과의 소통, 우승 가능성, 생활 환경까지 모두 계약서 밖에서 움직입니다.

정호영은 결국 흥국생명을 택했습니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5억4000만 원, 연봉 4억2000만 원과 옵션 1억2000만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자부 상한선에 가까운 대우였고, 흥국생명은 중앙 전력 재편이 필요했습니다. 현대건설이 필요했던 만큼 흥국생명도 절박했던 셈입니다.

특히 흥국생명은 정호영에게 맡길 역할을 명확하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왜 나를 원하는가’만큼 ‘나를 어떻게 쓸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후계자라는 상징성이 강했지만, 그만큼 부담도 컸습니다. 정호영에게는 새 판에서 중심축이 되는 그림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현대건설이 완전히 밀린 건 아니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현대건설이 정호영을 놓친 뒤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후 한국도로공사와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배유나를 데려왔습니다. 배유나는 즉시 전력감 미들블로커이고, 경험치 면에서는 오히려 안정적인 선택지입니다. 정호영이 미래와 현재를 함께 잡는 카드였다면, 배유나는 당장 흔들리는 중앙을 세우는 카드에 가깝습니다.

물론 비용 구조는 가볍지 않았습니다. FA로 직접 영입했다면 보상금과 보상선수 부담이 컸기 때문에 트레이드 방식이 현실적인 우회로가 됐습니다. 현대건설은 세터 이수연을 내주고 중앙을 보강했습니다. 김다인을 잔류시킨 상태였기에 가능한 판단이기도 했습니다.

이 흐름을 보면 현대건설의 오프시즌 키워드는 ‘중앙 재건’이었습니다. 정호영 영입 실패 위기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플랜A가 막혔을 때 플랜B를 얼마나 빨리 꺼내느냐의 시험대였습니다. 그 점에서 배유나 영입은 손실을 줄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시즌 관전 포인트는 중앙이 아니라 균형

현대건설은 이제 예전처럼 중앙 하나로 리듬을 지배하는 팀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양효진 시대의 배구가 막을 내렸고, 정호영 영입도 실패했습니다. 대신 배유나의 경험, 김다인의 경기 운영,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의 공격 분담이 더 촘촘하게 맞아야 합니다.

정호영을 잡았다면 현대건설은 훨씬 선명한 세대교체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놓친 선수만 바라보다 보면 현재 로스터의 답을 늦게 찾게 됩니다. 현대건설이 진짜 보여줘야 할 건 ‘정호영이 없어서 약해졌다’가 아니라 ‘정호영이 없어도 다른 방식으로 높이를 만든다’는 증명입니다. 그 증명이 다음 시즌 현대건설을 보는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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