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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모레노 한국 임시감독 선임 뒤 4경기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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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모레노 한국 임시감독 선임 뒤 4경기를 보니

에콰도르전 3대0 승리를 보고 기대감이 꽤 커졌는데, 나흘 뒤 우루과이전 1대4 패배는 분위기를 단번에 바꿨다. 같은 감독이 이끈 두 경기였다. 로베르토 모레노 한국 임시감독 선임을 평가하려면 어느 한쪽 결과만 붙잡기보다, 9월과 10월에 치른 네 경기를 함께 봐야 한다.

여섯 경기짜리 임시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

대한축구협회는 9월 1일 이사회에서 모레노를 남자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다. 2026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뒤 홍명보 감독이 물러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는 자리다. 협회 발표에 따르면 계약의 기본 범위는 9월부터 11월까지 A매치 여섯 경기다. 이후 평가에 따라 2027년 아시안컵까지 지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선임에는 절차상 눈에 띄는 변화도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A대표팀 감독을 공개채용 방식으로 뽑은 첫 사례라는 점이다. 모레노를 포함한 코칭스태프 여섯 명을 함께 승인했고, 코치진에는 그와 FC 소치에서 일했던 에두아르도 도캄포도 합류했다. 짧은 기간에 훈련 방식을 전달해야 하는 임시 감독에게 익숙한 스태프가 있다는 건 실무적으로 의미가 있다.

다만 ‘여섯 경기’라는 숫자는 냉정하다. 선수들을 오래 소집해 세부 전술을 다듬을 수 있는 클럽 감독과는 조건이 다르다. 당장 결과를 내면서 선수 조합도 시험해야 한다. 그래서 첫 네 경기의 승패뿐 아니라, 상대가 바뀌어도 반복해서 나타나는 장면을 보는 편이 감독 평가에 더 가깝다.

스페인 경력보다 먼저 봐야 할 첫 선택

모레노는 루이스 엔리케의 코치진에서 일했고, 스페인 대표팀을 직접 지휘한 경험도 있다. 모나코와 그라나다, 소치에서도 감독을 맡았다. 이 이력만으로 한국에서 어떤 축구를 할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표팀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선수와 훈련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첫 경기인 에콰도르전에서 그는 손흥민과 오현규를 앞에 둔 4·4·2를 택했다. 대한축구협회 경기 기록을 보면 전반은 0대0이었다. 후반 9분 오현규가 선제골을 넣었고, 손흥민의 프리킥과 이동경의 골이 이어져 3대0이 됐다. 경기 뒤 모레노는 하프타임에 압박 방식과 후방 빌드업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첫 경기의 큰 점수 차보다, 막혔던 전반 뒤에 어떤 대응을 했는지가 더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물론 한 경기에서 잘 맞은 선택이 곧 대표팀의 완성된 전술은 아니다. 에콰도르전에서는 전방 압박과 후반 득점이 맞물렸지만, 더 빠르게 공격해 오는 상대를 만났을 때도 같은 간격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바로 다음 우루과이전이 그 질문을 던졌다.

2승 1무 1패에 숨어 있는 수비의 편차

대한축구협회 경기 기록상 모레노 체제의 첫 네 경기 결과는 에콰도르전 3대0, 우루과이전 1대4, 베네수엘라전 0대0, 우즈베키스탄전 2대0이다. 합치면 2승 1무 1패, 5득점 4실점. 실점 없이 끝낸 경기가 세 번인데도, 우루과이 한 팀에 네 골을 내줬다. 평균 실점 1골이라는 숫자만 보면 놓치기 쉬운 편차다.

우루과이전 패배 하나로 수비 전체를 실패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나머지 세 경기의 무실점만으로 안정감을 선언하기도 어렵다. 앞으로 확인할 부분은 상대가 강한 압박을 걸거나 공을 빼앗은 직후 빠르게 전진할 때 수비 대형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실점 장면의 전후 과정까지 봐야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지 알 수 있다.

공격도 비슷하다. 에콰도르전에서 세 골을 넣었지만 베네수엘라전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네 경기 총득점 다섯 골 중 세 골이 첫 경기에 몰렸다. 득점 합계보다 답답한 경기를 풀어 가는 방식이 더 중요한 이유다. 선제골이 없을 때 손흥민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움직임,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는 연결, 교체 선수의 역할을 계속 확인하고 싶다.

우즈베키스탄전이 남긴 장면과 11월의 질문

10월 6일 우즈베키스탄전 2대0 승리에는 기록의 순간도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에 따르면 손흥민은 전반 6분 대표팀 통산 59번째 골을 넣어 한국 남자 A대표팀 최다 득점자가 됐다. 이후 교체 투입된 오세훈이 추가골을 넣었다. 감독 평가와는 별개로, 오래 쌓아 온 개인 기록이 팀의 승리와 만난 경기였다.

모레노에게는 남은 11월 A매치 두 경기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드러난 모습은 ‘네 경기 중 세 경기 무실점’과 ‘한 경기 네 골 실점’이 함께 존재한다. 좋은 결과를 반복할 수 있는지, 우루과이전처럼 밀리는 흐름에서 경기 중 해법을 찾을 수 있는지가 평가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솔직히 네 경기만 보고 아시안컵까지 맡길 감독인지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짧은 임시 체제에서도 볼 만한 기준은 생겼다. 11월에는 승패표 옆에 상대의 압박을 벗어나는 장면과 공을 잃은 뒤 수비가 다시 자리를 잡는 속도를 적어 두게 될 것 같다. 그 흐름이 네 경기의 들쭉날쭉한 점수보다 모레노의 다음 시간을 더 잘 말해 줄 것이다.

로베르토 모레노 한국 임시감독 선임 뒤 4경기를 보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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