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네세 라치오를 다시 보니 승부는 75분에 바뀌었다

얼마 전 우디네세 라치오의 2026년 9월 경기를 다시 봤는데, 1대2라는 결과보다 73분부터 이어진 장면이 오래 남았다. 우디네세가 두 번째 골을 넣을 뻔했고, 바로 이어 라치오가 동점을 노렸다. 두 팀의 기회가 몇 초 간격으로 오간 뒤 경기의 무게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숫자만 보면 라치오의 역전승이지만, 그 숫자에 이르는 길은 꽤 팽팽했다.
앞서간 우디네세, 먼저 흔들린 라치오
9월 7일 세리에A 3라운드에서 우디네세는 홈 블루에너지 스타디움에서 라치오에 1대2로 졌다. 전반은 0대0. 우디네세 구단의 경기 기록을 보면 전반 11분 케이넌 데이비스의 슈팅과 하사네 카마라의 재차 슈팅을 라치오 골키퍼 크리스토스 만다스가 막았다. 라치오도 마티아 자카니의 프리킥으로 응수했지만, 먼저 골문을 연 팀은 우디네세였다.
후반 4분, 데이비스가 건넨 공을 주장 예스페르 칼스트룀이 마무리했다. 데이비스의 패스가 좋았고, 뒤에서 들어온 칼스트룀의 움직임도 정확했다. 라치오는 개막 두 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았는데, 우디네세가 그 흐름을 끊은 셈이다. 선제골 뒤에는 데이비스에게 추가 득점 기회도 왔다. 이때만 해도 우디네세가 자기 경기로 끌고 가는 듯했다.
그런데 전반에 이미 우디네세는 변수를 두 번 맞았다. 야쿠프 피오트로프스키와 우마르 솔레가 부상으로 교체됐다. 교체 자체가 패배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선발 두 명을 일찍 바꾼 팀이 후반의 압박과 수비 간격을 계속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세리에A의 경기 설명은 라치오가 후반 들어 공격 위치를 끌어올리면서 우디네세를 뒤로 물렸다고 전한다.
73분의 왕복, 75분의 동점골
가장 눈에 띈 건 73분이다. 데이비스가 만든 공을 위르겐 에켈렌캄프가 슈팅했지만 만다스에게 막혔다. 라치오는 곧바로 반격했고, 우디네세 수비수들이 프라테시와 칸첼리에리의 시도를 연달아 저지했다. 우디네세가 2대0으로 달아날 가능성과 라치오가 1대1을 만들 가능성이 한 흐름 안에 붙어 있었다. 이런 구간에서는 최종 점수만 보고 어느 팀이 줄곧 우세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2분 뒤에는 수비가 버티지 못했다. 왼쪽에서 자카니가 낮게 보낸 공을 다비데 프라테시가 골로 연결했다. 우디네세의 선제골이 중앙으로 들어오는 칼스트룀의 움직임에서 나왔다면, 동점골도 제때 골문 앞으로 들어간 미드필더의 발끝에서 나왔다. 같은 1골이라도 앞선 과정을 보면 두 팀 모두 전방 공격수에게만 득점을 맡기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동점 이후에는 라치오의 공세가 더 선명했다. 자카니의 슈팅이 골대를 때렸고, 88분에는 교체 투입된 알베르트 그뷔드뮌손이 단일로 두키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그뷔드뮌손은 프라테시 대신 79분에 들어왔다. 들어온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승부를 바꾼 셈이다. 우디네세에는 막판 실점이 아팠고, 라치오에는 교체 자원이 경기 끝까지 힘을 보탠 장면이었다.
슈팅 수보다 눈여겨볼 기록
경기 기록 서비스 FBref 기준 점유율은 우디네세 40%, 라치오 60%였다. 슈팅은 10대19, 코너킥은 2대8로 라치오가 앞섰다. 그런데 유효슈팅은 양 팀 모두 6개였다. 우디네세는 적은 슈팅으로도 골문을 여러 번 맞혔고, 라치오는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쌓아 후반에 두 골을 얻었다. 19대10만 보면 일방적인 경기처럼 보이지만, 유효슈팅 6대6과 73분의 공방을 함께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론 유효슈팅 개수가 기회의 질까지 말해주지는 않는다. 정면으로 향한 슈팅과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은 슈팅은 같은 1개로 기록된다. 그래도 이 수치는 우디네세가 수비만 하다 무너진 경기는 아니었다는 단서다. 반대로 라치오의 높은 점유율과 8개 코너킥은 뒤진 상황에서도 공격을 반복할 발판이 있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숫자는 장면을 대신하기보다, 다시 볼 장면을 가리켜 준다.
최근 맞대결도 끝까지 조용하지 않았다
두 팀의 최근 리그 맞대결을 이어 보면 이번 역전승이 더 재미있다. 2025년 12월 우디네세 홈에서는 1대1, 2026년 4월 라치오 홈에서는 3대3, 그리고 9월에는 라치오가 원정에서 2대1로 이겼다. 최근 세 경기 모두 양 팀이 득점했고, 합계 11골이 나왔다. 특히 4월 3대3 경기에서는 우디네세가 추가시간에 3대2로 앞섰다가 다시 동점골을 내줬다. 이번에는 라치오가 88분에 뒤집었다. 시간대는 달라도 마지막까지 흐름이 바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승리로 라치오는 개막 3연승을 채웠고, 우디네세는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하지만 팬으로서 더 오래 기억할 장면은 순위표의 승점보다 73분의 왕복 공격이다. 우디네세가 그 슈팅을 넣었다면 경기의 표정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실제로는 만다스의 선방 뒤 라치오가 압박을 이어 갔고, 자카니와 교체 투입된 그뷔드뮌손이 승부를 끝냈다. 그래서 이 1대2는 단순한 역전승보다, 기회를 놓친 직후 흐름을 누가 붙잡았는지 보여준 경기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