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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평균 연봉 1억7536만원을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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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평균 연봉 1억7536만원을 뜯어보니

야구 중계를 보다 선수 연봉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숫자를 다시 봅니다. 홈런 한 방에 붙는 액수는 강렬하지만, 리그 전체의 돈 흐름은 한 선수의 계약보다 평균 연봉에서 더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거든요. KBO가 발표한 2026년 평균 연봉은 1억7536만원. 역대 최고라는 말보다 먼저 궁금했던 건, 이 숫자가 누구의 연봉을 평균 낸 결과인지였습니다.

529명의 평균, 모든 선수의 평균은 아니다

KBO의 2026년 집계 대상은 소속 선수 529명입니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 아시아쿼터 선수는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 1억7536만원을 ‘KBO 선수라면 누구나 받는 금액’처럼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특히 2026년부터 아시아쿼터 선수가 등록된 만큼, 지난해 수치와 비교할 때도 집계 대상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평균은 전체 연봉을 대상 선수 수로 나눈 값입니다. 고액 연봉자가 몇 명 늘면 크게 움직일 수 있지만, 선수들이 가장 흔히 받는 금액이 얼마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KBO가 발표한 이 수치만으로 연봉의 중간값이나 선수 간 격차를 단정할 수 없는 이유죠. 평균 연봉 1억원대라는 표현과 대다수 선수가 1억원 이상을 받는다는 표현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숫자의 시점도 중요합니다. 이 자료는 2026년 3월에 발표된 시즌 선수단 연봉 현황입니다. 시즌이 끝난 뒤 승리 기여도를 계산한 결과가 아닙니다. 연봉표는 구단이 선수의 기존 성적과 앞으로의 역할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보여주지만, 그해 경기력까지 보증해 주지는 않습니다.

지난해보다 1465만원 오른 흐름

2025년 KBO 평균 연봉은 1억6071만원, 대상은 519명이었습니다. 2026년에는 대상이 10명 늘고 평균은 1465만원, 비율로 9.1% 올랐습니다. 2024년 평균 1억5495만원에서 2025년 평균으로 오를 때의 상승률이 3.7%였으니, 최근 두 번의 발표만 놓고 보면 올해의 상승 폭이 훨씬 큽니다.

그런데 이 변화만으로 모든 구단이 같은 속도로 지갑을 열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평균은 선수 구성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높은 연봉을 받던 선수가 빠지거나 등록 인원이 달라지면, 구단이 쓰는 총액과 선수 한 명당 평균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죠. 리그 평균이 최고치를 찍은 해에도 각 구단의 사정은 따로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SSG의 총액과 평균이 서로 다른 말을 한다

그 차이가 가장 눈에 띄는 팀은 SSG입니다. KBO 자료에서 SSG의 2026년 연봉 총액은 124억7000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습니다. 지난해 117억2600만원보다 늘었습니다. 그런데 평균 연봉은 지난해 2억2125만원에서 올해 2억783만원으로 내려왔습니다. 팀이 쓰는 돈은 늘었는데 선수 한 명당 평균은 낮아진 셈입니다.

SSG가 여전히 구단 평균 연봉 1위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2위 두산은 2억776만원으로 SSG보다 겨우 7만원 낮고, LG는 2억94만원입니다. 평균 2억원을 넘긴 팀은 이 세 구단뿐입니다. 순위표에서는 SSG가 단독 선두처럼 보이지만, 평균 액수만 놓고 보면 두산과 사실상 붙어 있습니다.

상승률로 보면 또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LG의 평균 연봉은 1억4465만원에서 2억94만원으로 38.9% 올랐고, 두산은 1억5079만원에서 2억776만원으로 37.8% 올랐습니다. 리그 평균 상승률 9.1%보다 훨씬 가파릅니다. 구단 평균 하나에도 선수 구성과 계약 시점이 섞여 있으니, 이 수치를 곧바로 다음 시즌 순위 예측에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42억원과 800%가 보여주는 연봉표의 얼굴

개인 기록으로 눈을 돌리면 두산 양의지의 연봉 42억원이 단연 튑니다. 지난해 16억원에서 26억원 올라 2026년 등록 선수 중 최고 연봉자가 됐고, KBO 역대 최고 연봉 상승액도 새로 썼습니다. 리그 평균인 1억7536만원과 나란히 놓으면 약 24배입니다. 이처럼 큰 계약 하나가 평균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실감하게 됩니다.

인상률 1위는 NC 구창모입니다. 1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라 인상률이 800%에 달합니다. 같은 연봉 변화라도 양의지는 ‘26억원 인상’, 구창모는 ‘800% 인상’으로 읽힙니다.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죠. 선수를 비교할 때 인상액과 인상률 중 하나만 보면 이야기가 쉽게 기울어집니다.

저는 연봉표를 볼 때 숫자 옆에 시즌의 질문을 하나 붙여 둡니다. 큰 계약을 받은 선수가 얼마나 꾸준히 출전했는지, 투수라면 몇 이닝을 책임졌는지, 타자라면 어떤 상황에서 생산력을 보였는지 말입니다. 평균 연봉 1억7536만원은 리그가 선수에게 매긴 가격의 변화입니다. 그 가격이 그라운드에서 어떤 장면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보는 재미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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