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메오네의 이강인 60분 교체 패턴을 다시 봤다

이강인 경기를 챙겨보다가 교체 시간을 다시 확인한 적이 있다. 좋은 장면이 막 나올 것 같을 때 시계는 60분을 가리켰다. 한 번이면 경기 운영의 선택으로 넘길 수 있지만, 비슷한 장면이 세 경기 연속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메오네 감독에게 60분은 어떤 의미였을까.
세 경기에서 반복된 교체 시간
2026년 9월 아틀레틱 클루브전에서 이강인은 59분에 나왔다. 이어진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UEFA 기록상 교체 시점은 59분이었다.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는 라리가 기록에 60분 교체로 남았다. 세 경기 모두 선발로 뛰다가 후반 15분 무렵 벤치로 향한 셈이다.
경기 내용과 결과는 제각각이었다. 아틀레티코는 아틀레틱 클루브에 0대3, 리버풀에 1대2로 졌고, 소시에다드에는 3대0으로 이겼다. 특히 소시에다드전 세 골은 모두 이강인이 나간 뒤인 84분 이후에 나왔다. 그렇다고 승리의 원인을 이강인의 교체 하나로 돌릴 수는 없다. 그날 시메오네는 같은 시간대에 알렉스 바에나와 마르코스 요렌테도 바꾸며 팀의 구성을 크게 손봤다. 눈에 띈 것은 이강인 한 명의 퇴장이 아니라, 경기 흐름을 바꾸려는 연속 교체였다.
60분에 바뀐 것은 선수만이 아니었다
소시에다드전 교체표를 보면 변화가 더 선명하다. 59분에 바에나 대신 조니 카르도소가 들어왔고, 60분에는 이강인 대신 코케, 요렌테 대신 조너선 데이비드가 투입됐다. 공격의 연결 방식과 중원의 균형을 함께 조정한 선택으로 읽힌다. 이강인이 공을 받는 위치만 떼어 놓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시메오네는 경기 뒤 이강인이 상대 골문을 등진 채 공을 받아 움직이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대목은 체력이 떨어져서 무조건 뺐다는 해석보다 구체적이다. 등을 지고 받는 횟수가 늘면 강점인 왼발 패스와 방향 전환도 곧바로 위협적인 장면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다만 그 상황이 이강인 개인의 움직임 때문인지, 동료의 지원 거리와 상대 압박 때문인지는 경기 장면을 함께 봐야 한다.
세 번의 반복을 고정 규칙으로 볼 수 있을까
여기서 기록이 재미있어진다. 소시에다드전 사흘 뒤 열린 오사수나전에서 이강인은 54분에 골을 넣었고 90분에도 공을 만졌다. 라리가의 경기 기록을 보면 후반 막판까지 그라운드에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89분에 교체됐다. ‘이강인은 반드시 60분에 뺀다’는 말은 이 두 경기만으로도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이 패턴은 출전 시간을 미리 정해 놓은 규칙이라기보다, 9월 초 세 경기에서 반복된 경기 운영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상대의 압박, 점수, 함께 뛰는 선수, 벤치에서 투입할 카드가 달라지면 교체 시간도 달라졌다. 선발로 계속 기용하면서 경기 중에는 역할을 조정했다는 두 사실을 같이 놓고 봐야 이강인의 위치가 보인다.
다음 경기에서는 교체 시각보다 앞 장면이 궁금하다
앞으로 확인하고 싶은 숫자는 출전 시간 하나가 아니다. 이강인이 전진한 자세로 공을 받은 횟수, 패스를 받은 뒤 동료와 연결한 장면, 상대 압박을 벗어난 위치를 함께 보고 싶다. 60분에 나왔더라도 그전까지 공격의 방향을 바꿨다면 역할을 해낸 경기다. 90분을 뛰었더라도 공을 받기 어려운 위치에 오래 묶였다면 다른 고민이 남는다.
팬으로서는 좋은 흐름을 탄 이강인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데 교체판의 숫자만 쫓으면 그가 왜 공을 받기 어려웠는지, 감독이 왜 중원과 공격을 동시에 바꿨는지를 놓치기 쉽다. 다음에는 60분에 누가 나오는지만큼, 그 직전 10분 동안 공이 어디로 흘렀는지를 유심히 보게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