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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별세 일본 최다 3085안타 숫자를 다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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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별세 일본 최다 3085안타 숫자를 다시 읽었다

장훈의 별세 소식을 듣고 일본야구기구의 통산 안타 순위를 다시 펼쳐봤다. 맨 위의 3085라는 숫자는 익숙한데, 그 아래 기록들을 나란히 놓으니 새삼 다르게 보였다. 2026년 9월 9일, 장훈은 86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1981년 남긴 3085안타는 지금도 일본 프로야구 최다 기록이다.

2위와 184개 차이, 3085안타의 거리

일본야구기구의 통산 안타 순위에서 2위 노무라 가쓰야는 2901안타, 3위 오 사다하루는 2786안타다. 장훈은 노무라보다 184개를 더 쳤고, 일본 프로야구에서 3000안타를 넘긴 선수도 여전히 그 한 명이다. 184개라면 좋은 타자에게도 한 시즌의 성과에 가까운 양이다. 통산 1위와 2위 사이에 그만큼의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물론 안타 수만으로 시대가 다른 타자들의 우열을 가를 수는 없다. 출전 경기와 타석 기회도 함께 봐야 한다. 장훈은 2752경기, 9666타수에서 3085안타를 기록했다. 통산 타율은 0.319. 긴 선수 생활 덕분에 쌓인 기록이기도 하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안타를 만들어낼 확률을 높게 유지했다는 점이 더 눈에 들어온다.

안타 제조기였지만 504홈런도 쳤다

장훈을 부르던 ‘안타 제조기’라는 별명에는 빈틈이 있다. 단타를 꾸준히 때리는 타자만 떠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 통산 성적에는 504홈런, 1676타점, 장타율 0.534가 함께 적혀 있다. 컨택 능력에 장타력까지 갖춘 중심 타자였다.

1970년 기록을 보면 그 모습이 선명하다. 도에이 소속으로 125경기에 나와 176안타, 34홈런, 타율 0.383을 남겼다. 안타를 많이 쳤는데 홈런도 30개를 넘겼다.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은 그의 장점을 넓은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는 타격으로 설명한다. 한쪽 코스만 고집하지 않는 기술이 높은 타율의 바탕이 됐다고 읽힌다.

타격왕에 오른 횟수는 일곱 번이다. 1967년부터 1970년까지는 네 시즌 연속 타격왕이었다. 한 해의 뜨거운 타격감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상대 투수들이 그를 연구하고 대응했을 텐데도, 해마다 타율 경쟁의 맨 앞에 섰다.

팀을 옮긴 뒤에도 이어진 타격

장훈의 기록은 한 팀, 한 시기에 몰려 있지 않다. 1959년 도에이에서 데뷔해 구단 명칭이 바뀐 시기를 거쳤고, 이후 요미우리와 롯데에서도 뛰었다. 데뷔 첫해에는 신인왕을 받았다. 1962년에는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선수 생활의 앞부분만 화려했던 타자도 아니었다.

눈길이 가는 해는 1976년이다. 요미우리로 옮긴 첫 시즌에 182안타와 타율 0.355를 기록했다. 182안타는 그의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다. 이미 프로에서 17시즌을 보낸 뒤 새 팀에서 기록한 수치라는 점이 흥미롭다. 환경이 바뀌어도 타격 생산력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롯데에서 뛰던 1980년 5월 28일, 통산 3000번째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처음 닿은 숫자를 가장 장훈다운 장면 중 하나로 남긴 셈이다. 이듬해까지 뛰며 안타를 85개 더 보탰고, 최종 기록은 3085에서 멈췄다.

기록표 밖에도 남은 장훈의 시간

장훈은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였다. 어린 시절 오른손에 큰 화상을 입었고, 다섯 살 때 히로시마 원폭도 겪었다.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은 오른손의 불편함을 안고도 왼손 대타자로 성장한 이력을 소개한다. 그가 마주한 어려움을 숫자 몇 개로 재단할 수는 없지만, 23시즌 동안 경기에 나섰다는 사실에는 그 시간의 무게가 담겨 있다.

야구 팬으로서 그의 기록을 볼 때는 3085안타만 따로 떼어 읽고 싶지 않다. 0.319의 통산 타율, 504홈런, 일곱 번의 타격왕, 그리고 팀을 옮긴 뒤에도 나온 182안타가 함께 있어야 장훈이라는 타자의 모습이 보인다. 별세 소식 뒤에 다시 펼친 기록표는 위대한 숫자 하나보다, 그 숫자에 이르기까지 오래 이어진 타격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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