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메오네 이강인 60분 교체 패턴을 다시 보게 됐다

최근 아틀레티코 경기를 보다가 이강인이 후반 15분 무렵 또 교체되는 장면에 눈길이 갔다. 선발로 나와 공격을 풀어 가던 선수가 비슷한 시간에 벤치로 향하면 팬 입장에서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런데 몇 경기의 교체 시간만 이어 놓으면 경기마다 달랐던 상황이 가려진다. 시메오네 이강인 60분 교체 패턴을 읽으려면 그날의 점수와 함께 빠진 선수, 들어온 선수를 같이 봐야 한다.
59분, 59분, 60분이 만든 인상
9월 초부터 중순까지 아틀레티코의 세 경기에서 이강인은 연달아 59분, 59분, 60분에 교체됐다. 숫자만 보면 감독이 출전 시간을 미리 정해 둔 듯하다. 특히 9월 13일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에서는 0대0이던 60분, 이강인이 코케와 교체됐다. 라리가 경기 기록을 보면 거의 같은 시점에 알렉스 바에나 대신 조니 카르도소가, 마르코스 요렌테 대신 조너선 데이비드가 들어왔다. 한 자리의 평가라기보다 여러 자리를 동시에 바꾼 승부수에 가까웠다.
그 경기에서 이강인의 앞선 60분이 비어 있었던 것도 아니다. 5분에는 오른쪽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24분에는 세트피스 크로스로 모르텐 휼만의 헤더를 만들었다. 다만 득점 없이 시간이 흐르자 시메오네는 중원과 공격의 조합을 한꺼번에 손봤다. 팀은 84분 페널티킥을 시작으로 90분과 추가시간에 골을 넣어 3대0으로 이겼다. 교체 뒤 세 골이 나왔다고 해서 그전의 공격이 모두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다. 반대로 이강인의 기여만으로 이후의 득점이 만들어졌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다.
같은 분에 나가도 교체의 뜻은 다르다
60분은 감독이 경기 계획을 다시 조정하기 좋은 시간대다. 전반부터 뛰었던 선수들의 움직임을 확인했고, 남은 시간에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도 비교적 선명해진다. 그렇다고 이강인이 그 무렵 반드시 체력 한계에 도달한다거나 시메오네가 출전 시간을 60분으로 제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개된 교체 기록만으로 선수의 몸 상태나 감독의 내부 계획까지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시에다드전의 교체에서는 들어온 선수들의 역할이 눈에 띈다. 코케와 조니 카르도소가 투입되면서 중원의 구성이 달라졌고, 데이비드는 공격진에 새 선택지를 더했다. 이강인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점도 사실이지만, 그날의 변화는 한 선수만 빼는 방식이 아니었다. 시메오네가 당시 0대0의 흐름을 바꾸려고 여러 위치에 동시에 손을 댔다고 읽는 편이 경기 기록에 더 가깝다.
교체가 선수 평가의 전부라면 선발 기용도 함께 설명하기 어렵다. 이강인은 시즌 초반 리그에서 연속으로 선발 출전했다. 감독이 경기 시작부터 맡길 역할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물론 선발이라는 사실만으로 입지가 확고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출전 시간과 맡은 역할은 상대, 동료의 조합, 그날의 점수에 따라 계속 바뀐다.
곧바로 나온 반례가 더 흥미롭다
9월 16일 오사수나전이 좋은 반례다. 이강인은 54분에 골을 넣었고, 아틀레티코 공식 경기 기록에는 이강인의 교체가 없다. 팀은 4대0으로 이겼다. 이어 9월 20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는 89분에야 교체됐다. 60분 부근의 교체가 반복되던 흐름은 이 두 경기에서 끊겼다. 정해진 시간에 무조건 빼는 규칙이었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들이다.
그렇다고 초반의 반복을 우연이라고 지워 버릴 필요도 없다. 10월 17일 에스파뇰 원정에서 이강인은 다시 62분에 알렉스 바에나와 교체됐다. 라리가 기록에는 교체 직전인 61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요렌테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힌 장면도 남아 있다. 앞선 43분에는 경고를 받았다. 이 경기의 62분을 두고 특정 장면 하나가 교체를 결정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감독이 공격 조합을 바꾸는 과정에서 이강인을 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다음 경기에서는 시간을 어떻게 읽을까
이강인의 이름 옆에 적힌 분보다 먼저 볼 것은 교체 당시 점수다. 동점에서 공격의 속도를 바꾸려는 교체인지, 앞선 상황에서 중원을 다지려는 교체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다음으로 함께 교체된 선수와 투입된 선수의 위치를 보면 된다. 소시에다드전처럼 여러 자리가 동시에 바뀌었다면 한 선수의 부진만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이강인이 나가기 전 만든 슈팅과 기회, 공을 받은 위치를 확인해야 출전 시간을 경기 내용과 연결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기록에는 60분 안팎의 반복도 있고, 오사수나전과 마드리드전처럼 오래 뛴 사례도 있다. 그래서 나는 다음 경기의 교체판에 60이라는 숫자가 뜨더라도 그 자체로 평가를 끝내고 싶지 않다. 이강인이 어떤 역할로 시작했고, 시메오네가 남은 30분에 무엇을 바꾸려 했는지 보는 쪽이 훨씬 재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