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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윤의 은메달을 다시 보니 마지막 한 발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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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윤의 은메달을 다시 보니 마지막 한 발이 남았다

경기 기록지를 넘기다 박정윤의 이름에서 손이 멈췄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컴파운드 양궁에서 혼성 단체 은메달과 여자 단체 동메달을 땄다는 결과도 눈에 띄었지만, 점수를 따라가니 이야기가 더 선명해졌다. 예선에서는 화살 72발로 702점을 쐈고, 혼성 단체 결승에서는 157대157 동점 끝에 슛오프를 치렀다. 메달 색깔만 보고 지나치기엔 아까운 경기였다.

72발을 쏜 예선에서 보인 상승세

아시안게임 공식 기록 시스템인 아이언세오에 따르면 박정윤은 여자 컴파운드 예선에서 702점으로 3위에 올랐다. 50m에서 두 차례 36발씩 쏴 348점과 354점을 기록했다. 후반 36발 점수가 전반보다 6점 높았다. 같은 날 1위가 705점이었으니 선두와의 차이는 3점이었다.

컴파운드는 10점이 자주 나오는 종목이다. 그래서 702점이라는 숫자만 보면 점수 차이가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72발 동안 그 작은 차이를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다. 박정윤의 후반 354점은 그 구간 공동 최고 기록이었다. 예선 중반 이후에도 점수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눈에 남는다.

예선 순위가 곧 본선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상대와 번갈아 쏘는 토너먼트에서는 한두 발의 흔들림이 곧바로 승부가 된다. 그래도 3번 시드를 얻은 기록은 박정윤이 메달 경쟁에 들어갈 만한 경기력을 이미 보여줬다는 근거였다.

하루에 두 번 시상대에 오른 경기

9월 30일 여자 단체전에서 박정윤은 박예린, 강연서와 함께 뛰었다. 준결승에서는 인도에 233대234로 졌다. 단 1점 차였다. 이어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대만을 229대228로 꺾었다. 앞선 경기에서 당한 1점 차 패배를 다음 경기의 1점 차 승리로 바꿔 놓은 셈이다.

같은 날 최용희와 짝을 이룬 혼성 단체전에서는 결승까지 올랐다. 상대는 인도였다. 네 엔드가 끝난 점수는 157대157. 두 선수가 합쳐 16발을 쏘는 경기에서 양쪽 모두 만점 160점에 불과 3점 모자랐다. 어느 한 팀이 크게 앞선 경기가 아니라, 끝까지 서로의 10점을 받아낸 승부였다.

슛오프에서는 인도 두 선수가 모두 10점을 쐈다. 박정윤도 정중앙인 X에 화살을 꽂았다. 한국의 마지막 화살이 9점에 들어가며 슛오프 점수는 19대20, 은메달이 확정됐다. 세계양궁연맹이 전한 경기 흐름을 보면 박정윤의 마지막 슛오프 화살은 정확했다. 승패가 팀의 마지막 한 발에서 갈렸다는 사실까지 봐야 이 은메달의 간격이 보인다.

개인전 4위가 보여준 또 다른 간격

단체전 뒤에도 박정윤의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10월 1일 개인전 8강에서 말레이시아의 파틴 누르파테하 마트 살레를 145대139로 이겼다. 준결승에서는 필리핀의 아마야 암파로 코후앙코에게 141대142로 졌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대표팀 동료 강연서에게 143대145로 패했다. 개인전 최종 순위는 4위였다.

8강 145점은 15발 경기에서 만점 150점에 5점 모자란 기록이다. 그런데 준결승은 1점 차로 갈렸다. 예선 3위와 개인전 4위라는 두 순위 사이에는 실력의 급격한 변화보다 토너먼트의 팽팽함이 있다. 메달을 따지 못한 개인전까지 함께 봐야 박정윤이 대회 내내 어느 수준에서 경쟁했는지 읽힌다.

돌아와서 쏜 화살의 무게

박정윤의 이력도 경기 숫자에 다른 표정을 더한다. 대한양궁협회가 소개한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초등학교 때 잠시 리커브 선수로 뛰다가 활을 내려놓았다. 성인이 된 뒤에는 동호인으로 양궁을 다시 시작했다. 세계양궁연맹 선수 기록에는 2024년 아시안 그랑프리 단체 금메달, 2025년 아시아선수권 단체 은메달에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 단체 은메달과 동메달이 올라 있다. 취미로 다시 잡은 활이 국제무대의 기록으로 이어진 시간이다.

박정윤의 아시안게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은메달이 생각날 것 같다. 그런데 기록지를 한 장 더 넘기면 예선 후반의 354점, 여자 단체전의 두 번의 1점 차 승부, 개인전 준결승의 1점 차 패배가 차례로 나온다. 활을 다시 잡은 선수에게 이 숫자들은 지나온 과정의 흔적이기도 하다. 다음 경기에서는 그 촘촘한 점수 차이를 어떻게 건널지 지켜보고 싶다.

박정윤의 은메달을 다시 보니 마지막 한 발이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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