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0일 삼성 KIA 7회에 뒤집혔다

경기 기록을 다시 펼쳐보다가 7회말에서 한참 멈췄다. 2026년 10월 30일 삼성 KIA 플레이오프 4차전은 KIA의 4대2 승리로 끝났지만, 점수만 보면 놓치기 쉬운 장면이 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아웃카운트 8개를 남긴 상황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KIA는 상대 실책으로 열린 틈을 안타 세 개로 넓혔다.
2대1 리드, 삼성 쪽으로 기울었던 흐름
광주에서 열린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은 시리즈 2승 1패로 앞서 있었다. 4차전마저 이기면 한국시리즈행이 확정되는 상황. 초반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다. 2회초 김영웅과 강민호가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 2루에서 류지혁이 적시타를 쳐 선취점을 냈다. 전날 3차전에서 승리에 힘을 보탰던 류지혁이 다시 타점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4회초 비슷한 기회를 놓친 게 나중에 크게 보였다. 김영웅과 강민호의 연속 안타로 이번에는 1사 1, 3루를 만들었는데 추가점이 나오지 않았다. 네일을 더 흔들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KIA는 4회말 한준수의 적시타로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선발 제임스 네일이 5이닝 1실점으로 버틴 덕에 경기의 끈도 놓지 않았다.
6회초 최형우가 KIA 불펜 곽도규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면서 삼성은 다시 2대1로 앞섰다. 선발 크리스 페덱도 5⅓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고 1점만 내줬다. 투수전에서 한 점 앞선 팀이 후반으로 넘어가는 그림이었다. 근데 그 한 점은 수비 하나가 흔들렸을 때 지켜내기 어려운 차이이기도 했다.
7회말 실책 하나와 이어진 적시타 세 개
승부가 바뀐 장면은 7회말 1사에서 나왔다. 삼성 3루수 김영웅이 김도영의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했고, 김도영은 2루까지 갔다. 여기서 실책을 단순히 ‘한 번의 수비 실수’로 넘기기 어렵다. 주자가 곧바로 득점권에 놓였고, 삼성 불펜은 한 점 차 리드와 동점 주자를 동시에 의식해야 했다.
카스트로가 유격수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로 김도영을 불러들여 2대2. 이어 김선빈의 안타로 2사 1, 3루가 됐다. 투수가 미야모리 사토시에서 이재희로 바뀌었지만, 한준수가 1루수 옆을 뚫는 적시타를 쳐 3대2로 뒤집었다. 하주석의 적시타까지 더해지면서 점수는 4대2로 벌어졌다. 실책이 기회의 문을 열었고, 타자들이 그 뒤를 놓치지 않은 이닝이었다.
이 대목에서 기록이 보여주는 건 꽤 선명하다. 미야모리가 내준 3점은 모두 비자책점이다. 투수 개인 기록에는 수비 실책의 영향이 반영됐지만, 경기판에는 그대로 3점이 올라갔다. 반대로 KIA는 상대 실수만 기다린 게 아니다. 동점타, 역전타, 추가 적시타를 연달아 쳐야 비로소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한준수의 3안타와 전상현의 6아웃
한준수는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4회말에는 동점타를, 7회말에는 결승타를 쳤다. 같은 2타점이라도 어느 상황에서 나왔는지가 중요하다. 앞선 타석에서는 끌려가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뒤의 타석에서는 시리즈 탈락 위기에 놓인 팀을 앞으로 보냈다. 데일리 MVP로 뽑힌 이유가 타석의 맥락까지 보면 더 분명해진다.
역전 뒤에는 전상현이 8회와 9회를 책임졌다. 2이닝을 주자 출루 없이 막으며 세이브를 올렸다. 한 점 차에서 두 점 차로 벌려 놓은 KIA 타선과, 그 리드를 6아웃 동안 흔들림 없이 지킨 마무리가 맞물렸다. 7회말의 흥분이 곧장 승리로 이어진 데에는 이 뒷문이 컸다.
2승 2패가 된 시리즈, 남은 한 경기를 보는 눈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는 2승 2패가 됐다. 연합뉴스가 전한 일정대로라면 두 팀은 11월 1일 오후 2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5차전을 치른다. 삼성은 홈으로 돌아가지만, 4차전에서 앞서던 경기를 놓친 기억을 안고 간다. KIA는 탈락 직전에서 살아났지만, 광주에서 만든 흐름이 대구에서도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마지막 경기는 큰 타구만큼 평범한 수비와 득점권 타석이 눈에 들어올 것 같다. 4차전의 4대2에는 네일과 페덱의 버티기, 한준수의 결정적인 두 타석, 김영웅의 실책 이후 이어진 KIA의 집중력이 함께 들어 있다. 가을야구의 한 점은 숫자 하나로 남지만, 그 한 점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훨씬 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