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석의 타율은 내려갔는데 볼넷은 늘었다

퓨처스리그 기록표를 넘기다가 박민석의 2026년 성적에서 눈이 멈췄다. 타율은 전년보다 내려갔는데 볼넷은 크게 늘었다. 같은 선수의 두 시즌인데, 숫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박민석은 2006년생 KT 위즈 외야수다. KBO 선수 명단에는 동명이인인 2000년생 내야수도 있으니 기록을 볼 때 먼저 구분해야 한다.
타율만 보면 놓치는 변화
덕수고를 거쳐 2025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KT에 입단한 박민석은 우투우타 외야수다. KBO 기록 기준으로 퓨처스리그 첫해에는 40경기에서 82타수 20안타, 타율 0.244를 기록했다. 2026년에는 57경기에서 158타수 34안타, 타율 0.215다. 타율만 나란히 놓으면 두 번째 시즌이 한 걸음 물러선 듯 보인다.
그런데 출루율은 2025년 0.340, 2026년 0.335로 거의 비슷하다. 볼넷이 10개에서 27개로 늘었기 때문이다. 타석 수도 97에서 188로 늘었지만, 타석당 볼넷 비율을 계산하면 약 10.3%에서 14.4%로 올라간다. 안타 생산은 줄었어도 출루할 길은 찾았다는 뜻이다. 물론 볼넷 증가만으로 선구안이 완성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상대 투수의 제구나 타순, 경기 상황도 영향을 준다. 그래도 타율 하락만 보고 타석 전체를 평가하기엔 아까운 변화다.
출루를 지켰지만 장타는 줄었다
2025년 박민석의 안타 20개 가운데 7개가 2루타였다. 장타율은 0.329. 2026년에는 안타 34개를 쳤지만 2루타는 2개, 홈런은 1개였고 장타율은 0.247로 떨어졌다. 타수가 늘어난 시즌에 장타 수는 오히려 7개에서 3개로 줄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도 0.669에서 0.582로 내려갔다. 출루율을 비슷하게 유지한 점은 반갑지만, 타격의 위력까지 유지한 시즌으로 보기는 어렵다.
여기서 홈런 1개를 과하게 읽을 필요도 없다. 2026년 3월 22일 삼성전에서 나온 그 홈런은 시즌 첫 안타이기도 했다. 첫 안타가 홈런이면 기억에는 오래 남는다. 하지만 이후 시즌 전체의 장타율을 끌어올릴 만큼 장타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록을 챙겨보는 재미는 바로 이런 간격에 있다. 인상적인 한 장면과 시즌 전체의 흐름을 함께 놓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봄에는 반등했고 여름에는 멈췄다
월별 기록을 따라가면 시즌 타율 0.215가 만들어진 과정도 보인다. 3월에는 17타수 3안타, 4월에는 40타수 7안타로 출발이 무거웠다. 4월 말 누적 타율은 0.175였다. 그런데 5월에는 63타수 17안타로 월간 타율 0.270을 기록했다. 이 기간 볼넷도 12개를 골랐다. 시즌 초의 부진 뒤에 분명히 반등 구간이 있었던 셈이다.
5월 2일 삼성전에서는 4타수 2안타에 볼넷 1개를 더해 3득점했다. 5월 10일 KIA전에서는 2루타를 치고 도루도 기록했다. 한 경기의 활약으로 성장세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박민석이 안타와 출루를 어떻게 득점 기회로 잇는지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6월에도 30타수 7안타와 볼넷 8개를 남겼다. 반면 KBO 일자별 기록에 잡힌 7월 성적은 8타수 무안타다. 표본이 작아 7월만으로 타격 상태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5월의 상승세가 시즌 끝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다음 기록표에서 보고 싶은 것
박민석은 2025년과 2026년 퓨처스리그를 합쳐 97경기, 240타수 54안타, 타율 0.225를 기록했다. 볼넷은 37개, 출루율은 0.337이다. KBO 정규시즌 기록란에는 아직 성적이 없다. 지금 단계에서 1군 경쟁력을 단정하기보다 퓨처스리그에서 늘어난 타석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보는 편이 정확하다.
내가 다음 기록표에서 먼저 확인하고 싶은 건 타율 한 줄이 아니다. 늘어난 볼넷을 유지하면서 2루타 같은 장타가 다시 나오는지, 그리고 5월처럼 안타가 이어지는 구간을 더 길게 만들 수 있는지다. 박민석의 2026년은 출루 방식 하나는 넓혔지만 타격의 힘에는 숙제를 남긴 시즌이었다. 그래서 이 선수의 다음 안타가 단타인지 장타인지도 꽤 흥미롭게 보일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