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프랭크 감독 경질 위기가 현실이 된 밤

뉴캐슬전이 끝난 뒤 토트넘의 리그 성적표를 다시 펼쳐봤다. 홈에서 1대2로 졌다는 결과보다 눈에 걸린 건 순위였다. 26경기를 치른 팀이 16위, 강등권과의 격차는 승점 5점. ‘토트넘, 프랭크 감독 경질 위기’라는 말은 더 이상 막연한 전망이 아니었다. 구단은 2026년 2월 11일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퇴임을 공식 발표했다. 2025년 6월 부임한 지 약 8개월 만이었다.
초반 세 번의 승리가 오래가지 못했다
프랭크 감독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첫 4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브렌트퍼드에서 보여준 조직력을 토트넘에도 심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길 만했다. 더구나 그는 브렌트퍼드를 2021년 프리미어리그로 올려놓고, 작은 구단이 1부에 자리 잡도록 이끈 감독이었다.
그런데 초반의 승점이 팀의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지막 17번의 리그 경기에서 거둔 승리는 단 2번. 가장 최근 승리도 2025년 12월 28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이었다. 뉴캐슬전 패배까지 2026년에 치른 리그 8경기에서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집계로 이 기간 승점은 4점이었다. 한두 경기의 불운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프랭크 체제의 리그 성적은 26경기 7승, 승률 26.9%였다. 리그의 숫자와 모든 대회를 합친 숫자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모든 대회에서는 38경기 13승 11무 14패다. 승리가 아예 없었던 팀은 아니지만, 매주 순위를 결정하는 리그에서 좀처럼 이기지 못했다는 점이 감독의 입지를 흔들었다.
홈 13경기 2승이 말해주는 것
특히 홈 성적은 팬들이 체감하는 위기를 키웠다. 프랭크 감독이 지휘한 리그 홈 13경기에서 토트넘은 2승, 승점 10점을 얻었다. 이긴 상대는 개막전 번리와 12월의 브렌트퍼드뿐이었다. 홈에서 승리를 보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원정에서 얻은 승점 19점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더 또렷하다.
홈과 원정의 간격은 단순히 경기장 분위기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상대가 토트넘의 안방에서 더 조심스럽게 내려섰는지, 토트넘이 주도권을 잡은 뒤 기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막혔는지 경기별로 따져봐야 한다. 다만 13경기 2승이라는 결과만큼은 분명하다. 홈 관중 앞에서 승점을 쌓지 못하면 원정 성적이 버텨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
마지막 뉴캐슬전은 그런 시즌을 압축한 장면처럼 남았다. 1대2 패배로 리그 8경기 무승이 확정됐고, 토트넘은 16위에 머물렀다. 바로 아래 강등권과 승점 5점 차라면 다음 경기의 무게부터 달라진다. 감독의 장기 계획을 논하기 전에 당장의 승점이 절실해진 것이다.
유럽 무대의 성적은 왜 방패가 되지 못했나
흥미로운 건 같은 감독의 팀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전혀 다른 성적표를 냈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리그 페이즈 8경기에서 5승을 거두고 4위로 16강에 직행했다. 홈 4경기를 모두 이겼고, 원정에서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꺾었다. 이 대회에서 패한 경기는 파리 생제르맹전 한 번뿐이었다.
그래서 프랭크 감독의 시간을 ‘모든 대회에서 실패했다’고 적으면 실제 흐름을 놓친다. 유럽에서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38경기 동안 꾸준히 승점을 모아야 하는 무대다. 챔피언스리그의 좋은 밤이 이어져도 리그에서 17경기 2승에 그친 현실까지 지워주지는 못했다. 유럽 4위와 리그 16위가 한 시즌 안에 공존한 것, 바로 그 간극이 이번 이야기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부상 변수까지 놓고 봐야 보이는 그림
프랭크 감독에게 불리한 조건도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 따르면 제임스 매디슨과 데얀 쿨루세브스키는 그의 재임 기간 공식전에서 한 분도 뛰지 못했다.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도 부상 탓에 감독이 지휘한 경기 중 11경기에만 출전했다. 뉴캐슬전에는 징계로 빠진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포함해 11명이 나설 수 없었다. 주전급 자원이 비면 경기 운영의 선택지도 줄어든다.
그렇다고 부상만으로 리그 26경기 7승과 홈 13경기 2승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구단도 공식 발표에서 결과와 경기력을 함께 언급하며 변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FA컵과 리그컵에서도 일찍 탈락한 상황이었다. 여러 악재가 겹쳤지만, 감독에게 가장 아픈 숫자는 결국 리그 승점이었다.
내게 프랭크 감독의 토트넘은 한 가지 기록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팀으로 남는다. 챔피언스리그 4위의 경쟁력은 실제였고, 강등권에서 승점 5점 앞선 리그 16위의 위기도 실제였다. 숫자를 나란히 놓으니 왜 기대가 있었는지, 또 왜 구단이 8개월 만에 방향을 바꿨는지가 함께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