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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경기를 다시 봤더니 접전의 숫자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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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경기를 다시 봤더니 접전의 숫자가 남았다

얼마 전 장우진의 경기 기록을 다시 펼쳐봤는데, 승패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숫자가 있었다. 2023년 세계선수권 남자복식 결승 1게임의 7대3, 2025년 마카오 대회 8강 5게임의 13대11이다. 둘 다 몇 점 차이로 흐름이 바뀌는 탁구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장우진을 오래 지켜본 팬이라면 시원한 공격 장면만큼 이런 접전의 기억도 선명할 것이다.

2018년의 세 우승이 남긴 기대

장우진의 이름을 강하게 각인한 무대는 2018년 코리아오픈이었다. 국제탁구연맹 기록에 따르면 그는 남자단식, 임종훈과 짝을 이룬 남자복식, 차효심과 함께한 혼합복식에서 모두 우승했다. 한 대회에서 세 종목의 정상에 선 것이다. 단식에서는 혼자 랠리의 리듬을 책임져야 하고, 복식에서는 파트너가 다음 공을 치기 좋은 자리까지 생각해야 한다. 세 우승을 단순히 메달 수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그 뒤로 장우진의 경기를 볼 때면 공격이 통하는 날과 막히는 날의 차이를 유심히 보게 된다. 초반에 점수를 벌려도 상대가 리시브와 코스를 바꾸면 승부는 금세 촘촘해진다. 그래서 그의 기록에는 큰 점수 차의 승리뿐 아니라, 먼저 잡은 흐름을 끝까지 지켜야 했던 경기도 함께 남아 있다.

두 번의 세계선수권 은메달, 그리고 7대3

임종훈과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은 장우진의 선수 경력에서 빼놓기 어렵다. 두 선수는 2021년 휴스턴 세계선수권에 이어 2023년 더반 세계선수권에서도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땄다. 세계선수권 결승에 두 차례 오른 기록은 두 사람의 호흡이 한 대회에만 반짝 맞아떨어진 결과가 아님을 보여준다.

더반 결승의 점수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중국의 판전둥·왕추친 조를 상대로 장우진·임종훈 조는 첫 게임에서 7대3까지 앞섰다. 하지만 그 게임을 11대13으로 내줬고, 다음 두 게임도 6대11, 5대11로 졌다. 최종 스코어 0대3만 보면 일방적인 경기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첫 게임 중반까지 한국 조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내 눈에는 7대3에서 첫 게임을 마치지 못한 장면이 이 결승의 분기점으로 남는다. 복식에서는 한두 번의 리시브와 세 번째 공 처리만 달라져도 앞선 쪽이 곧바로 쫓기는 쪽이 된다.

파리의 8강에서 확인한 거리

2024년 파리 올림픽 남자단식에서 장우진은 8강에 올랐다. 상대는 브라질의 우고 칼데라노.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 단식 16강에서도 만났던 선수다. 당시에는 장우진이 게임 스코어 3대4로 졌다. 파리에서 다시 만난 두 선수의 승부는 칼데라노의 4대0 승리로 끝났다. 각 게임 점수는 장우진 기준 4대11, 7대11, 5대11, 6대11이었다.

파리의 네 게임에서 장우진이 얻은 점수는 합계 22점, 칼데라노는 44점이었다. 이 숫자는 그날 상대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점수를 쌓았는지 보여준다. 그렇다고 도쿄의 풀게임 접전과 파리의 완패 중 하나만 골라 두 선수의 격차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같은 상대라도 경기 당일의 구질 대응과 초반 적응에 따라 스코어가 크게 달라지는 게 탁구다. 파리의 기록은 장우진에게 세계 정상급 선수와의 승부에서 첫 두세 번의 랠리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떠올리게 한다.

마카오 13대11이 보여준 다른 장면

2025년 WTT 챔피언스 마카오 8강에서는 반대 방향의 흐름을 봤다. 장우진은 독일의 베네딕트 두다에게 세 게임 중 두 게임을 내주며 뒤처졌지만, 4게임을 가져와 균형을 맞췄다. 5게임에서는 상대의 게임 포인트 세 번을 막아낸 뒤 13대11로 이겼고, 결국 4대2로 승리했다. WTT에 따르면 장우진의 챔피언스 대회 첫 4강 진출이었다.

5게임의 13대11은 앞서 본 더반 결승의 7대3과 나란히 놓고 싶다. 한쪽은 앞선 게임을 놓친 기억이고, 다른 한쪽은 놓칠 뻔한 게임을 되찾은 기록이다. 탁구 기록표에는 둘 다 몇 줄의 숫자로 남지만, 그 안에는 점수마다 달라진 선택과 압박이 있다. 장우진의 다음 경기를 볼 때도 최종 스코어만큼 접전에서 어느 공으로 흐름을 바꾸는지 눈여겨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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