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범수 보상선수 투수 전망을 기록으로 읽어봤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기록을 넘기다가 양수호의 19탈삼진과 14볼넷에서 눈이 멈췄다. 13⅓이닝 동안 삼진을 잡는 힘은 분명했는데, 볼넷도 거의 경기마다 하나씩 있었다. 한화가 김범수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투수에게 기대하는 것과 기다려야 하는 것이 두 숫자에 함께 담겨 있었다.
한화가 선택한 이름은 양수호였다
김범수는 2025시즌을 마친 뒤 FA 계약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는 2026년 1월 보상선수로 KIA의 우완 양수호를 지명했다. 양수호는 공주고 출신으로 2025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5순위에 뽑혔다. 한화가 당장 김범수의 이닝을 맡길 투수를 찾았다면 꽤 뜻밖의 선택이다. 지명 당시 양수호에게는 1군 등판 기록이 없었다.
구단이 본 것은 구속과 성장 가능성이다. 한화 발표에 따르면 양수호의 직구는 2025년 최고 시속 153㎞를 기록했다. 손혁 단장도 드래프트 때부터 지켜본 투수라며 구위형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최고 구속은 한 번의 수치다. 그 공을 경기 내내 어느 정도 유지하고,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지는 별개의 이야기다.
김범수의 빈자리는 왜 크게 느껴졌나
KBO 기록을 보면 김범수는 한화에서 보낸 2025년 73경기, 48이닝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25를 남겼다. 41탈삼진에 볼넷 22개, 피홈런은 없었다. 특히 73경기 출장은 불펜이 필요할 때 자주 호출할 수 있었던 투수라는 뜻이다. 한화 팬에게 그의 이탈이 단순히 투수 한 명이 떠난 일로 보이지 않았던 이유다.
그렇다고 2025년 성적 하나만으로 빈자리의 크기를 재단하기도 어렵다. 김범수의 평균자책점은 2024년 5.29에서 2025년 2.25로 크게 내려갔다. KIA 이적 첫해인 2026년에는 58경기 38이닝, 평균자책점 5.92를 기록했다. 시즌마다 성적의 폭이 있었던 셈이다. 한화가 보상선수에게 지난해 김범수의 성적을 곧바로 요구하기보다, 여러 해 쓸 수 있는 투수를 고른 판단도 이 흐름에서 읽힌다.
양수호의 2026년, 삼진과 볼넷이 함께 늘었다
KBO 퓨처스리그 기록상 양수호는 2026년 한화에서 13경기, 13⅓이닝을 던져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올렸다. 안타는 9개를 맞았고 삼진은 19개를 잡았다. 9이닝당 탈삼진으로 환산하면 약 12.8개다. 짧은 표본이지만 타자의 방망이를 피하는 능력은 눈에 띈다.
같은 이닝에 볼넷 14개와 몸에 맞는 공 3개도 기록했다. 9이닝당 볼넷은 약 9.5개다. 삼진 19개만 보면 압도적인 투구를 떠올리기 쉽지만, 출루를 허용한 과정까지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안타를 적게 맞아도 주자를 자주 내보내면 더 높은 단계에서 한 이닝을 버티기 어려워진다. 평균자책점 3.38보다 삼진과 볼넷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2025년 KIA 퓨처스팀에서는 8경기 평균자책점 4.70이었다. 2026년에는 평균자책점이 내려가고 탈삼진이 늘었지만, 출전 규모가 작아 제구가 안정됐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KBO 기록상 2026년 1군 등판도 없다. 지금의 양수호를 완성된 불펜 전력보다 가능성을 시험 중인 투수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다음 시즌에 확인하고 싶은 숫자
내가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것은 구속보다 볼넷이다. 올해처럼 삼진을 잡으면서 볼넷을 줄인다면, 양수호의 빠른 공은 훨씬 쓰기 좋은 무기가 된다. 반대로 볼넷이 계속 많으면 탈삼진 능력이 좋아도 등판 기회를 넓히기 쉽지 않다. 13⅓이닝에서 나온 수치인 만큼 다음에는 더 많은 이닝을 던져도 같은 강점을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김범수와 양수호의 2026년 성적을 나란히 놓고 어느 팀이 보상선수 선택에서 이겼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한 명은 이미 1군에서 수백 경기를 던진 좌완이고, 다른 한 명은 아직 1군 첫 등판을 기다리는 우완이다. 대신 양수호의 기록에는 한화가 기대한 빠른 공의 가능성과 그 공을 경기 속에서 다듬어야 할 숙제가 함께 보인다. 다음 시즌에는 삼진 뒤에 이어지는 볼넷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눈여겨볼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