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정해영 상무 1차 합격 소식을 기록으로 뜯어봤더니

얼마 전 상무 야구단 1차 합격자 명단을 보다가 이름 두 개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롯데 최준용, KIA 정해영. 둘 다 그냥 유망주라고 부르기에는 이미 1군에서 꽤 큰 장면을 맡아본 투수들이죠. 특히 불펜 투수는 한 시즌 흐름을 바꾸는 일이 많아서, 군 입대 이슈도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팀 운영표 전체를 흔드는 변수로 보게 됩니다.
둘 다 ‘미래 자원’이 아니라 이미 쓴 전력이다
이번 소식에서 먼저 짚어야 할 점은 ‘상무 최종 합격’이 아니라 1차 서류 전형 통과라는 부분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준용은 롯데 소속으로 2026년 6월 2일 상무 서류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고, 정해영 역시 KIA 소속으로 같은 시기 1차 전형을 통과했습니다. 이후 체력 평가 등 2차 절차를 거쳐야 최종 입대가 확정되는 구조입니다.
그래도 무게감은 작지 않습니다. 최준용은 2020년 롯데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했고, 데뷔 첫해 31경기에서 8홀드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에는 44경기 4승 2패 2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남겼습니다. 어린 불펜 투수가 이렇게 빨리 승부처를 맡았다는 건 구위만이 아니라 벤치의 신뢰도 같이 얻었다는 뜻입니다.
정해영은 더 상징적입니다. 2020년 KIA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1군 통산 348경기, 339이닝, 23승 29패, 16홀드, 150세이브를 기록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통산 세이브 1위라는 문장 하나만 봐도 이 선수의 위치가 보입니다. 선동열의 132세이브를 넘어선 숫자라면, 단순히 ‘젊은 마무리’라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최준용의 상무 지원은 롯데 불펜 시간표와 맞물린다
최준용을 보면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타이밍입니다. 2026시즌 초반 보도 기준으로 21경기 3승 1패 1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김원중을 대신해 클로저 역할을 맡았다는 설명도 붙었습니다. 불펜에서 가장 비싼 아웃카운트가 8회와 9회라면, 최준용은 이미 그 구간에 들어가 있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상무 지원은 당장의 1군 역할과 미래의 병역 문제 사이에서 내린 선택에 가깝습니다. 특히 2026년 아시안게임 대표팀 가능성이 거론되는 선수라면 팬 입장에서는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표팀 승선과 금메달이라는 경로가 열려 있어도, 확률로 계산해야 할 문제입니다. 선수와 구단은 ‘가능성’보다 ‘확정 가능한 경로’를 더 무겁게 볼 수 있습니다.
- 최준용: 2020년 롯데 1차 지명
- 2021시즌: 44경기, 20홀드, 평균자책점 2.85
- 2026시즌 초반 보도 기준: 21경기, 8세이브, 평균자책점 2.78
- 롯데 1차 합격자: 최준용, 정현수, 이민석, 이호준, 박준우, 김동현
롯데 입장에서는 최준용 한 명만 보는 문제가 아닙니다. 정현수, 이민석, 박준우 같은 투수 자원도 같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현수는 3시즌 동안 108경기 13홀드, 평균자책점 4.06이라는 기록이 언급됐는데, 좌완 불펜이 귀한 팀 사정을 생각하면 이 역시 가볍지 않습니다. 결국 롯데는 몇 년 뒤 불펜 재편을 미리 계산해야 하는 상황으로 들어갑니다.
정해영은 기록 자체가 이미 구단사다
정해영의 경우는 ‘상무에 가도 되나’보다 ‘언제 가는 게 맞나’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2001년생 마무리가 이미 구단 통산 세이브 1위에 올라 있다는 건 KBO에서도 꽤 드문 흐름입니다. 보통 마무리 투수는 구위, 멘탈, 벤치 신뢰가 한꺼번에 맞아야 오래 버팁니다. 정해영은 그 압박을 20대 초반부터 정면으로 맞았습니다.
다만 최근 흐름이 완전히 매끈했던 건 아닙니다. 보도에 따르면 정해영은 지난 시즌 중반 이후 제구 난조로 고전했고, 2026시즌 초반에도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 4월 22일 1군 복귀 뒤 안정감을 찾았고, 6월 3일 기준 17경기 17⅔이닝 2승 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 중이었습니다.
이 숫자는 묘합니다. 압도적 마무리의 성적표라기보다는 재조정 중인 필승조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래서 상무라는 시간이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퓨처스리그 환경에서 꾸준히 던지며 몸과 릴리스 포인트를 다시 맞출 수 있고, 팀은 장기적으로 마무리 카드의 복귀 시점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 정해영: 2020년 KIA 1차 지명
- 1군 통산 보도 기준: 348경기, 150세이브
-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통산 세이브 1위
- KIA 1차 합격자: 김정엽, 윤영철, 이성원, 정해영, 한재승, 황동하, 윤도현, 박헌, 정해원
상무는 공백이면서 동시에 리셋 버튼이다
상무 입대를 팀 전력에서만 보면 당연히 손실입니다. 특히 불펜 투수는 시즌 중 대체가 어렵습니다. 선발은 로테이션 날짜라도 정해져 있지만, 불펜은 경기 흐름에 따라 매일 대기해야 합니다. 7회 1사 1, 2루에서 올라갈 투수, 9회 1점 차를 닫을 투수는 숫자 이상으로 벤치 운용을 바꿉니다.
근데 선수 커리어로 보면 상무는 꽤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병역 문제를 미루다가 20대 중후반에 흐름이 끊기는 것보다, 비교적 이른 시점에 해결하고 돌아오는 편이 커리어 곡선을 길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최준용과 정해영처럼 이미 1군에서 강한 압박을 경험한 투수라면, 상무에서의 시간은 단순 복무가 아니라 구종 점검과 투구 밸런스 회복의 구간이 될 수 있습니다.
팬들이 아쉬워할 만한 지점도 분명합니다. 롯데는 최준용의 9회 경험을, KIA는 정해영의 세이브 경험을 쉽게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야구단 운영은 한 시즌짜리 퍼즐이 아닙니다. 2026년에 잠깐 비는 자리를 감수하더라도 2028년 이후 더 단단한 투수를 돌려받는 그림이라면, 구단도 선수도 계산기를 두드릴 이유가 있습니다.
숫자를 보면 이 선택이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
최준용과 정해영의 공통점은 ‘기대주’ 단계에서 이미 한참 앞서 나갔다는 점입니다. 최준용은 셋업맨과 마무리를 모두 맡아본 투수이고, 정해영은 프랜차이즈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운 투수입니다. 그래서 이번 상무 1차 합격 소식은 단순한 입대 뉴스보다 더 크게 들립니다. 팀의 현재와 선수의 미래가 같은 문장 안에서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팬 입장에서는 당장 내년 불펜이 걱정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기록을 길게 놓고 보면, 젊은 투수가 병역을 해결하고 돌아와 다시 필승조로 자리 잡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최준용은 롯데 불펜의 다음 챕터를, 정해영은 KIA 마무리 계보의 두 번째 곡선을 준비하는 셈입니다.
참고 기사: https://v.daum.net/v/20260602152217516 / https://v.daum.net/v/KGltQ6d8X0
아직 최종 명단이 나온 단계는 아니지만, 두 이름이 상무 1차 합격자 명단에 같이 올라왔다는 사실만으로도 KBO 불펜 지형을 다시 보게 됩니다. 기록은 과거를 남기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다음 시즌의 빈칸을 먼저 보여주기도 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