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준영 프로필 파고들어봤더니, 68번과 96번의 이야기가 달랐다

요즘 한화 경기를 보다 보면 박준영이라는 이름이 한 번에 지나가지 않는다. 같은 팀에 같은 이름의 투수가 둘이나 있고, 심지어 둘 다 2026년에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만들고 있어서 기록지를 볼 때도 등번호부터 확인하게 된다.
검색어로 많이 찾는 ‘한화 박준영 프로필’도 그래서 조금 더 재미있다. 단순히 생년월일과 키, 몸무게를 적는 선수 소개가 아니라, 68번 박준영과 96번 박준영이 한화 마운드에서 어떻게 다른 길을 걷고 있는지 봐야 그림이 제대로 나온다.
한화에는 박준영이 두 명 있다
먼저 구분부터 해야 한다. 68번 박준영은 2002년 6월 3일생, 청운대 출신 우완 투수다. 2026년 한화에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신장은 184cm, 체중은 87kg으로 알려져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예능 프로그램 출신 이력 때문에 ‘불꽃 박준영’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반면 96번 박준영은 2003년 3월 2일생이다. 190cm, 103kg의 큰 체격을 가진 우투우타 투수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같은 이름이지만 입단 경로부터 기대치, 투구 스타일, 팬들이 보는 서사가 완전히 다르다.
- 68번 박준영: 2002년생, 청운대 출신, 2026년 한화 육성선수 입단
- 96번 박준영: 2003년생, 세광고 출신, 2022년 2차 1라운드 1순위 입단
- 둘 다 우완 투수지만 체격과 투구 궤적, 팀 내 역할은 다르게 읽힌다
68번 박준영, 육성선수라는 꼬리표를 기록으로 밀어낸 투수
68번 박준영의 프로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육성선수’라는 단어다. 사실 이 단어는 팬들에게 묘한 긴장감을 준다.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가 테스트와 실전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준영은 그 출발점을 꽤 거칠게, 그리고 인상적으로 통과했다.
KBO 퓨처스리그 2026년 3~4월 월간 루키상 투수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고, 당시 WAR 1.11이라는 수치가 함께 언급됐다. 퓨처스 기록에서 WAR이 전부는 아니지만, 초반 구간에서 팀 승리에 실제로 보탬이 된 투수였다는 의미는 분명하다.
더 흥미로운 장면은 1군 데뷔다. 2026년 5월 10일 대전 LG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챙겼다. 육성선수 출신이 데뷔전 선발승을 만든 사례라 더 크게 회자됐다. 근데 이게 단발성 반짝으로만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6월 13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6⅓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까지 찍었다. 이전 한 경기 최다 이닝과 최다 탈삼진을 동시에 갈아치운 경기였다. 패전이 붙었더라도 선발투수 평가에서 이런 내용은 꽤 무겁다. 승패보다 이닝, 탈삼진, 피안타 억제 흐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이다.
투구 스타일은 사이드암의 각도와 과감함
68번 박준영은 우완 사이드암으로 분류된다. 다만 완전히 낮게 깔리는 느낌보다는 팔 각도가 비교적 높아 스리쿼터처럼 보이는 순간도 있다. 긴 스트라이드와 독특한 리듬을 활용하고,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체인지업, 커브, 스플리터까지 섞는 유형이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구속 범위는 투심 평균 139km대, 최고 147km대 수준이다. 숫자만 보면 리그를 압도하는 파이어볼러 이미지는 아니다. 대신 타자 입장에서는 릴리스 포인트와 공의 궤적이 낯설 수 있다. 특히 좌우 타자 모두에게 존 옆면을 건드리는 투구가 통하면, 구속 이상의 체감 속도가 생긴다.
96번 박준영, 1라운더의 시간이 조금씩 열리는 중
96번 박준영은 반대로 출발점부터 기대가 컸다. 2022년 2차 1라운드 1순위라는 지명 순위는 그냥 프로필 한 줄이 아니다. 구단이 큰 체격, 구위, 성장 가능성을 보고 꽤 높은 자원을 투자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팬들의 시선도 더 엄격할 수밖에 없다.
2026년에는 그 기다림에 조금씩 답하는 장면이 나왔다. 5월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구원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프로 5번째 시즌 만의 첫 승이었다. 솔직히 투수에게 첫 승은 운도 붙어야 하지만, 긴 시간 버틴 선수에게는 꽤 큰 심리적 문턱이다.
다음스포츠 기준 2026시즌 기록으로는 평균자책점 4.07, 1승 무패, 48⅔이닝, 탈삼진 42개, WHIP 1.46이 확인된다. 볼넷과 사구를 합친 사사구가 32개라는 점은 아직 제구 쪽 숙제가 남아 있다는 신호다. 그런데 48이닝 넘게 던지며 42개의 삼진을 잡았다는 건, 헛스윙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두 박준영을 가르는 포인트
68번 박준영이 ‘예상 밖의 즉시 전력감’에 가까웠다면, 96번 박준영은 ‘기다린 유망주의 현실화 과정’에 가깝다. 이 차이는 팬들이 두 선수를 보는 감정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한쪽은 무명에서 올라온 이야기이고, 다른 한쪽은 높은 순번의 책임을 버텨낸 이야기다.
- 68번은 선발 카드로서 이닝 소화와 변칙성에 강점이 있다
- 96번은 큰 체격과 구위 기반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매력적이다
- 68번은 퓨처스 루키상과 데뷔 선발승으로 초반 임팩트를 만들었다
- 96번은 2026년 첫 승과 40개 이상 탈삼진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보여줬다
기록으로 보면 한화 마운드의 층이 두꺼워진다
한화 입장에서 같은 이름의 두 투수가 동시에 1군 전력 후보로 거론되는 건 단순한 화제성을 넘는다. 선발진은 언제나 변수가 많고, 불펜도 시즌이 길어질수록 소모가 누적된다. 이런 상황에서 68번 박준영처럼 바로 선발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자원, 96번 박준영처럼 구위와 체격을 가진 자원이 동시에 버텨주면 팀 운영의 선택지가 늘어난다.
특히 68번 박준영의 6⅓이닝 7탈삼진 경기 같은 내용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다. 반대로 96번 박준영은 WHIP 1.46과 사사구 32개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면,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인 카드가 될 여지가 있다. 야구 기록은 냉정하지만, 동시에 변화의 흔적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한화 박준영 프로필을 찾는다면 이름 하나로 끝내기보다 등번호를 같이 봐야 한다. 68번은 육성선수 출신 사이드암의 반전, 96번은 1라운더 우완의 재가동이라는 서로 다른 흐름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선수가 같은 시즌 같은 팀에서 동시에 이야기를 만든다는 점이 꽤 흥미롭다. 기록지에서는 같은 세 글자지만, 마운드 위에서는 전혀 다른 두 개의 궤적이 지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