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마·빅토리아 재계약 가능성 따져봤더니, 숫자가 먼저 답했다

얼마 전 2026 KOVO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흐름을 보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이름이 모마와 빅토리아였습니다. 둘 다 시즌 중에는 재계약 가능성이라는 말로 묶였지만, 사실 기록을 펼쳐놓고 보면 구단 입장에서는 꽤 일찍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었죠.
이미 동행은 발표됐다
한국배구연맹 발표 기준으로 한국도로공사의 모마, IBK기업은행의 빅토리아는 2026-2027시즌에도 원소속팀과 함께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시점에서 모마 빅토리아 재계약 가능성은 전망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단순히 “잘해서 남았다” 수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은 득점만 보고 찍는 선택이 아닙니다. 팀 전술과의 궁합, 시즌 내구성, 공격 부담을 견디는 방식, 국내 선수들과의 연결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이 두 선수는 그 복잡한 체크리스트에서 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모마, 도로공사의 시즌 구조를 바꾼 한 방
모마의 2025-2026시즌 숫자는 확실했습니다. 정규리그 35경기에서 948득점, 여자부 득점 2위. 공격 성공률도 44.82%로 공격 종합 3위권에 올랐습니다. 외국인 공격수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많이 때리고도 버티는 힘’을 보여준 셈입니다.
도로공사가 8시즌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배경에도 모마의 존재감이 컸습니다. 강소휘, 배유나, 타나차 같은 자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했지만, 승부처에서 공이 몰렸을 때 버텨주는 외국인 공격수의 가치는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모마는 그 장면에서 여러 번 답을 냈습니다.
솔직히 재계약 가능성을 따질 때 모마에게 붙는 가장 큰 장점은 ‘검증’입니다. GS칼텍스, 현대건설, 한국도로공사를 거치며 V-리그 템포와 블로킹 높이, 원정 환경을 이미 몸으로 알고 있습니다. 2026-2027시즌까지 뛰면 여자부 외국인 선수로는 드물게 V-리그 6번째 시즌을 맞게 됩니다. 새로운 외국인을 뽑았을 때 생기는 적응 리스크를 생각하면, 이만한 안정성은 꽤 비싼 자산입니다.
빅토리아, IBK가 놓치기 어려웠던 이유
빅토리아도 방향은 비슷하지만 색깔은 조금 다릅니다. 2025-2026시즌 36경기, 138세트에 모두 나섰고 835득점으로 득점 3위에 올랐습니다. 경기당 평균으로 보면 23점대 생산력입니다. 공격 성공률은 42%대, 공격 종합 4위권으로 평가됐습니다.
이 숫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출전량입니다. 외국인 선수의 기량은 폭발력도 중요하지만, 긴 시즌을 빠지지 않고 버티는 능력이 정말 큽니다. IBK기업은행은 시즌 운영에서 빅토리아에게 많은 공을 맡겼고, 빅토리아는 그 부담을 기록으로 받아냈습니다.
근데 빅토리아의 재계약은 단순한 잔류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2026-2027시즌까지 이어지면 IBK에서 3시즌 연속 뛰게 됩니다. 세터와의 호흡, 국내 공격수와의 역할 배분, 상대팀의 분석에 대응하는 패턴까지 누적된 시간이 생깁니다. 외국인 선수가 매년 바뀌는 팀과 비교하면 이 연속성은 시즌 초반 승점 관리에서 꽤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계산 가능한 위험’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는 늘 매력적입니다. 새 얼굴은 기대를 부르고, 영상 속 장점은 크게 보입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리시브가 흔들린 뒤 올라오는 공, 20점 이후 상대 블로킹이 모여드는 장면, 연패 중에도 공격 점유율을 감당해야 하는 밤이 옵니다.
모마와 빅토리아는 그 장면을 이미 통과한 선수들입니다. 그래서 구단 입장에서는 위험이 보이지 않는 선수가 아니라, 위험을 계산할 수 있는 선수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가 큽니다.
- 모마: 정규리그 1위 팀의 주포, 948득점, 공격 성공률 44.82%
- 빅토리아: 전 경기급 출전, 835득점, 경기당 23점대 생산력
- 공통점: V-리그 적응 완료, 높은 공격 부담 경험, 팀 전술과의 연결성 확보
물론 약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모마는 상대 분석이 깊어질수록 공격 코스 다양성과 세터 호흡이 계속 시험대에 오릅니다. 빅토리아 역시 공격 점유율이 높아지는 날에는 범실 관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그래도 새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미지의 상승폭보다, 이미 확인된 생산력을 택한 구단 판단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다음 시즌은 재계약 이후가 더 중요하다
재계약 자체는 좋은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진짜 평가는 그다음 시즌에 나옵니다. 상대는 이미 두 선수의 장단점을 알고 있습니다. 모마에게는 도로공사가 정규리그 1위 이후 어떤 공격 분산을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고, 빅토리아에게는 IBK가 득점 부담을 조금 더 나눠줄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마의 재계약이 도로공사의 우승권 유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팀이 이미 높은 곳까지 올라갔고, 그 구조 안에서 모마의 역할이 선명했기 때문입니다. 빅토리아는 IBK의 시즌 하한선을 높이는 카드에 가깝습니다. 크게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힘, 그게 긴 리그에서는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그래서 모마 빅토리아 재계약 가능성이라는 키워드는 이제 “남을 수 있을까”보다 “남은 뒤 어디까지 끌고 갈까”로 바뀌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숫자로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다음 시즌에는 그 숫자 위에 어떤 장면을 얹느냐가 팬들이 가장 재미있게 볼 대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