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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권 기록을 따라가봤더니, 방출 뒤에도 남아 있던 외야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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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권 기록을 따라가봤더니, 방출 뒤에도 남아 있던 외야수의 이야기

얼마 전 퓨처스리그 소식을 넘겨보다가 변상권 이름에서 손이 멈췄다. 익숙한데, 요즘 1군 박스스코어에서는 자주 보이지 않는 이름. 그런데 기록을 다시 펼쳐보면 이 선수는 그냥 지나간 외야수로 묶기엔 꽤 흥미로운 흔적을 남겼다. 1997년생, 우투좌타 외야수, 2018년 넥센 육성선수 출신. 드래프트 상위 지명도 아니었고, 커리어가 쭉 탄탄대로였던 것도 아니다. 근데 그래서 더 야구 팬 입장에서는 숫자 하나하나가 눈에 걸린다.

육성선수 출신이라는 출발선

변상권의 프로필에서 먼저 보이는 건 화려함보다 경로다. 인천서림초, 상인천중, 제물포고, 인천재능대를 거쳐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KBO 공식 기록 기준으로는 2018년 넥센 육성선수로 출발했고, 2020년 키움에서 1군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포지션은 외야수, 타석은 좌타. 180cm대 체격에 장타만으로 밀어붙이는 유형이라기보다, 맞히고 버티면서 기회를 잡아야 하는 선수에 가깝다.

사실 육성선수 출신 외야수에게 1군 타석은 늘 제한된 시험장이다. 주전 외야 자리가 단단하면 대타, 대수비, 플래툰성 기용으로 타석이 쪼개진다. 그래서 변상권의 기록은 단순히 타율만 보면 조금 심심할 수 있다. 하지만 연도별 흐름을 보면 이야기가 생긴다. 2020년 35경기에서 타율 0.274, 64타석, 17안타, 1홈런, 16타점. 표본은 작아도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62타수 16타점은 제한된 기회 안에서 주자를 불러들이는 장면이 꽤 있었다는 뜻이다.

숫자로 보면 보이는 장점과 한계

KBO 정규시즌 통산 기록은 196경기, 487타석, 타율 0.251, 115안타, 15개의 2루타, 5개의 3루타, 6홈런, 61타점이다. 출루율 0.281, 장타율 0.344, OPS 0.625. 여기서 솔직히 출루율은 아쉽다. 볼넷이 통산 21개, 삼진이 113개라서 타석의 안정감 면에서는 확실히 숙제가 남았다. 좌타 외야수가 오래 살아남으려면 출루율이 타율보다 더 끈질기게 따라와야 하는데, 변상권은 그 부분에서 1군 주전 경쟁의 벽을 만났다.

그런데 장면 생산 능력은 완전히 다르게 읽힌다. 통산 안타 115개 중 장타가 26개다.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2루타와 3루타를 섞어낼 수 있었고, 2021년에는 3루타 4개로 해당 부문 리그 공동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루타는 단순 파워만으로 나오지 않는다. 타구 코스, 주력, 판단, 그리고 홈구장 외야 환경까지 겹쳐야 한다. 변상권이 가진 운동능력과 타구 질이 적어도 순간적으로는 상대 외야를 흔들 수 있었다는 기록이다.

  • 2020년: 35경기, 타율 0.274, 1홈런, 16타점
  • 2021년: 72경기, 38안타, 3루타 4개, 20타점
  • 2024년: 77경기, 232타석, 55안타, 5홈런, 21타점
  • 통산: 196경기, 타율 0.251, 6홈런, 61타점, OPS 0.625

2024년이 남긴 애매하지만 중요한 신호

개인적으로 변상권을 볼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해는 2024년이다. 77경기, 232타석은 커리어에서 가장 긴 호흡으로 받은 기회였다. 타율 0.251, 55안타, 5홈런, 21타점. 이 숫자는 스타 탄생의 기록은 아니다. 하지만 1군 백업 외야수나 하위 타선 경쟁자 입장에서는 꽤 의미 있는 표본이다. 2020년과 2021년에 보였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일정 타석을 받으면 장타 5개 이상을 홈런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근데 문제는 팀 사정과 선수 유형이 맞물릴 때 생긴다. 외야수는 수비 범위, 송구, 좌우 투수 대응, 대주자 활용성까지 모두 봐야 한다. 타격만으로 자리를 먹으려면 OPS가 확 올라와야 하고, 수비형으로 남으려면 기동력과 수비 안정성이 더 선명해야 한다. 변상권은 어느 한쪽으로 압도적인 라벨이 붙지 않았다. 그래서 0.251이라는 타율보다 0.281이라는 출루율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안타를 만들 수는 있는데, 타석을 길게 끌고 가며 벤치의 믿음을 누적하는 쪽에서는 손해를 봤다.

울산 웨일즈에서 다시 열린 타석

2026년 변상권의 이름은 키움이 아니라 울산 웨일즈 쪽에서 다시 보인다. KBO 공식 선수 페이지에는 울산 웨일즈 소속 외야수로 등록돼 있고, 2026년 KBO 정규시즌 성적은 아직 없다. 대신 퓨처스리그와 창단팀 서사 안에서 꽤 굵은 장면을 만들었다. 울산 웨일즈는 2026시즌 퓨처스리그에 들어온 신생 시민구단이고, 트라이아웃에는 230명이 지원해 26명이 선발됐다. 그 안에 변상권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재출발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시범 성격의 청백전부터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2월 청백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마지막 청백전에서는 홈런 소식도 있었다. 시즌에 들어가서는 3월 25일 NC전, 울산 웨일즈의 역사적인 첫 승리 경기에서 변상권이 멀티히트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4월 12일 NC전에서는 7회 2사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때려 6-1 역전승의 중심에 섰다. 변상권의 커리어를 봐온 팬이라면 여기서 2021년의 3루타 4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장타가 홈런 담장 밖으로만 설명되는 건 아니니까.

재기의 조건은 생각보다 선명하다

변상권이 다시 1군 무대에 가까워지려면 포인트는 복잡하지 않다. 첫째, 출루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통산 볼넷 21개는 487타석을 생각하면 낮다. 둘째, 좌투수 상대나 대타 상황처럼 제한된 역할에서 쓸 수 있는 장면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셋째, 외야 수비에서 벤치가 계산 가능한 카드가 돼야 한다. 특히 신생팀 울산에서 꾸준히 중심 타선 근처를 맡는다면, 단순 누적보다 타석 내용이 더 중요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자료는 KBO 공식 선수 기록과 2026년 울산 웨일즈 관련 보도를 기준으로 봤다. 참고한 기록 페이지는 KBO 변상권 통산 기록, 소속 및 2026년 등록 정보는 KBO 선수 기본 기록이다. 울산 합류와 시즌 초반 장면은 스타뉴스, 머니투데이, 스포츠서울 보도를 함께 참고했다.

변상권의 숫자는 엄청나게 크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더 야구답다. 196경기, 115안타, OPS 0.625라는 기록표에는 1군 문턱을 오간 선수의 현실이 있고, 울산에서의 멀티히트와 3타점 3루타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타자의 감각이 남아 있다. 야구는 가끔 이런 선수들 때문에 더 오래 보게 된다. 기록지가 말해주는 건 실패담이 아니라, 다시 타석에 들어설 이유가 아직 남아 있다는 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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