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최민준 이리안 결혼 발표에 기록표를 다시 봤다

얼마 전 SSG 경기를 떠올리며 최민준의 기록표를 다시 펼쳤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투수라 등판 횟수 하나로는 시즌의 모습이 잘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이리안과의 결혼 소식이 들렸다. 축하할 일이라는 생각과 함께, 같은 야구장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야구장에서 맺은 인연, 11월 인천에서 결혼
스포티비뉴스의 10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SSG 랜더스 투수 최민준과 치어리더 출신 이리안은 2026년 11월 29일 인천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두 사람은 1999년생 동갑내기다. 최민준이 선수로, 이리안이 SSG 치어리더로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수년간 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리안은 현재 모델과 영상 창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같은 구장에 있었다고 해서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을 팬이 다 알 수는 없다. 그래서 공개된 이야기만으로 관계의 장면을 꾸며낼 필요도 없다. 다만 선수와 응원단은 경기마다 서로 다른 자리에서 긴 하루를 보낸다. 마운드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하는 사람과 관중석의 호흡을 이끄는 사람이 인천에서 다시 새 출발을 약속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야구팬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등판 30경기보다 눈에 들어온 102⅔이닝
최민준은 경남고를 거쳐 2018년 프로에 입단한 우완 투수다. KBO 기록에 나온 2026년 성적은 30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4.91이다. 여기서 먼저 눈길이 가는 수치는 102⅔이닝이다. 등판 수만 보면 짧게 던지는 구원 투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선발 기회도 맡으며 한 시즌 100이닝을 넘겼다.
이 역할 변화에는 앞선 시즌의 흐름이 있다. KBO가 실은 2025년 7월 29일 경기 프리뷰를 보면, 최민준은 그해 첫 선발 등판 전까지 29경기를 모두 구원으로 뛰며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2026년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간 결과가 시즌 전체 기록에 함께 담겼다. 그래서 올해의 평균자책점 하나를 지난해 구원 등판 당시 수치와 단순 비교하면 역할의 차이를 놓치기 쉽다.
102⅔이닝은 팀이 여러 상황에서 그의 공을 필요로 했다는 흔적이다. 동시에 30경기에서 100이닝 넘게 던졌다고 해서 안정적인 선발 시즌이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KBO 기록상 올해 퀄리티스타트는 0회다. 길게 맡은 날이 있었어도 매번 6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 막아낸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쓰임새와 결과를 함께 봐야 최민준의 시즌이 조금 더 선명해진다.
좋았던 등판과 흔들린 등판의 간격
2026년 기록표에는 73탈삼진과 49볼넷이 나란히 적혀 있다. 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낸 주자를 이닝당 평균으로 나타낸 WHIP는 1.47, 피홈런은 15개다. 삼진을 잡을 힘은 보여줬지만 주자 출루와 장타를 꾸준히 억제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숫자다. 102⅔이닝을 소화한 가치는 분명하다. 근데 다음 타자까지 편하게 지켜볼 수 있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경기별로 보면 그 간격이 더 뚜렷하다. 8월 14일 LG 원정에서는 5⅔이닝 2실점으로 버텼고, 8월 26일 한화전에서는 5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9월 1일 키움전도 5이닝 무실점이었다. 반면 10월 10일 KIA전에서는 2⅓이닝 동안 4실점했고 홈런 두 개를 허용했다. 좋은 날의 투구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다음 시즌을 볼 때 중요한 지점으로 남는다.
평균자책점 4.91을 승패 4승 7패와 함께 놓고 보면 아쉬움이 먼저 보인다. 그래도 그 숫자만으로 한 해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선발로 나선 날에는 초반부터 긴 이닝을 계산해야 하고, 구원으로 들어간 날에는 앞 투수가 남긴 흐름에 곧바로 맞춰야 한다. 최민준의 기록에는 서로 다른 임무를 오간 흔적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기복이 같이 들어 있다.
축하할 소식과 다음 시즌의 관전 포인트
결혼 소식이 경기력을 바꾼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두 사람의 기쁜 일은 그 자체로 축하하면 된다. 야구팬으로서 따로 궁금한 건 최민준이 앞으로 어떤 역할에서 가장 꾸준히 아웃카운트를 쌓을 수 있느냐다. 선발이라면 첫 볼넷 이후 흐름을 어떻게 끊는지, 구원이라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장타를 얼마나 줄이는지 눈여겨보게 될 것 같다.
올해 기록에서 내게 가장 오래 남는 장면은 8월과 9월의 무실점 등판,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10월의 짧은 등판이다. 숫자 사이의 거리가 다음 시즌에는 조금 좁아질 수 있을까. 그 답은 다시 마운드에서 나오겠지만, 지금은 11월 인천에서 새로운 시간을 시작할 최민준과 이리안에게 먼저 축하를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