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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승 양키스 45억 제의 거절 뒤 기록을 다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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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승 양키스 45억 제의 거절 뒤 기록을 다시 봤다

얼마 전 하현승의 일본전 투구 기록을 다시 보다가 7이닝 1피안타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숫자가 있었다. 89구였다. 하루만 쉬고 오른 결승 마운드에서 8개의 삼진을 잡으며 끝까지 던졌다. ‘하현승 양키스 45억 제의 거절’이라는 큰돈의 이야기만 따라갔다면 놓치기 쉬운 장면이다. 왜 양키스가 이 선수를 원했는지, 왜 하현승은 한국에서 시작하고 싶었는지가 그 경기 안에 함께 보였다.

45억 원은 어떤 숫자였나

지난 6월 스타뉴스의 현장 취재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는 하현승에게 처음 제시한 225만 달러를 300만 달러로 높였다. 당시 환산 금액이 약 45억~46억 원으로 보도되면서 ‘45억 제의’가 널리 퍼졌다. 방송에서는 약 40억 원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원화 금액은 환율과 보도 시점에 따라 달라지지만, 제안의 중심은 300만 달러였다.

하현승은 부모와 상의한 뒤 그 제안을 거절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놀라운 선택이다. 그런데 선수 본인의 설명은 꽤 일관됐다. 스타뉴스 인터뷰에서는 KBO리그에서 기본기와 경험을 쌓고 성공한 뒤 미국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고, 10월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한국 프로야구 팬들 앞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무대를 포기했다기보다 출발 순서를 스스로 정한 셈이다.

그렇다고 300만 달러와 국내 계약금을 단순히 뺄셈해 선택의 손익을 계산할 수는 없다. 계약금은 프로 생활 전체의 수입이 아니고, 어느 무대에서 어떤 기회를 얻을지도 당시에는 알 수 없었다. 하현승이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는 자신이 뛰고 싶은 무대와 성장 계획이었다. 팬 입장에서는 그 말을 이후 행보와 함께 지켜보는 편이 추측보다 흥미롭다.

고교 성적에 찍힌 투수와 타자의 가능성

양키스의 관심을 큰 체격과 구속만으로 설명하면 아쉽다.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당시 보도된 하현승의 2026년 고교야구 투수 기록은 14경기 45⅔이닝,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39, 탈삼진 77개였다. 9이닝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5.2탈삼진이다. 고교 무대에서 타자를 압도한 정도가 숫자로 드러난다.

타석에서도 24경기 81타수 31안타로 타율 0.383, 3홈런, 21타점, OPS 1.088을 기록했다. 그래서 ‘투타 겸업’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다만 고교에서 두 역할을 잘했다는 사실과 프로에서 두 역할을 계속 맡는 일은 다른 문제다. 프로 투수로서 등판 간 회복, 타격 훈련 시간, 부상 관리가 모두 맞물린다. 투타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는 실제 육성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기록을 볼 때 표본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45⅔이닝의 평균자책점 0.39는 대단하지만, 그 수치 그대로 프로 성적을 예상할 근거는 아니다. 구속이 유지되는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지, 긴 이닝 뒤에도 제구가 흔들리지 않는지가 다음 단계의 관전 포인트다.

일본전 완봉이 보여준 것은 강속구만이 아니었다

9월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은 하현승의 숫자를 경기 흐름 속에서 읽기 좋은 사례다. 한국이 일본을 2대 0으로 꺾은 경기에서 그는 7이닝 동안 89구를 던져 1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 2사 뒤 첫 안타를 내줬지만 7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아슬아슬하게 버틴 완봉이라기보다 끝까지 주도권을 쥔 투구에 가까웠다.

앞선 일본전 구원 등판 후 하루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결승에서는 시속 150㎞를 넘는 공 대신 140㎞ 후반대 직구와 변화구를 섞었다. 최고 구속에 기대지 않고도 타자를 처리했다는 뜻이다. 물론 한 경기의 투구만으로 프로에서의 선발 능력이나 체력 관리까지 판정할 수는 없다. 짧은 휴식 뒤 89구를 던진 만큼, 앞으로는 좋은 결과와 함께 회복 과정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

대회 전체로 넓히면 3승 무패, 15⅔이닝 무실점, 25탈삼진이었다. 결승의 완봉은 갑자기 튀어나온 한 번의 활약이 아니라 대회 내내 이어진 흐름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16억 계약 뒤에 남은 진짜 관전 거리

9월 21일 드래프트에서 키움은 하현승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고, 10월 7일 계약금 16억 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키움 구단 발표에 따르면 2006년 한기주의 10억 원을 넘어선 KBO리그 신인 계약금 최고액이다. 양키스의 제안과 비교하면 금액 차이가 크지만, 키움의 16억 원 역시 국내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이제 숫자는 과거의 제안액보다 앞으로의 등판에서 더 빠르게 쌓일 것이다. 첫 시즌에 몇 승을 거두느냐도 궁금하지만, 나는 투구 수가 늘어도 구위가 유지되는지, 볼넷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구단이 투수와 타자 훈련을 어떻게 조율하는지가 더 궁금하다. 45억 원을 거절한 선수라는 소개는 오래 따라다니겠지만, 하현승의 야구를 설명하는 숫자는 결국 마운드와 타석에서 새로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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