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젠트
스포츠의 모든것

황재균 20년 야구 인생 마무리 숫자로 보니 더 진했다

Last Updated :
황재균 20년 야구 인생 마무리 숫자로 보니 더 진했다

황재균의 기록표를 다시 넘기다가 2026년 출장이 1경기 찍힌 걸 보고 잠깐 멈췄다. 2025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는데, 이듬해 은퇴식 경기에서 마지막 한 타석을 치렀기 때문이다. 황재균 20년 야구 인생 마무리라는 말에는 이런 장면이 있다. 선언으로 끝난 시간이 아니라, 익숙한 그라운드에서 직접 작별한 시간이었다.

20년과 18시즌이 함께 쓰이는 이유

황재균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2017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었고, 2018년부터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2006년부터 2025년까지의 프로 경력을 세면 20년이다. 국내 리그 기록을 남긴 시즌은 18시즌이다. 두 숫자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같은 선수 생활을 가리킨다.

출발부터 한 팀의 얼굴이었던 선수는 아니다. 팀을 옮길 때마다 역할을 다시 증명해야 했고, 미국 무대에 다녀온 뒤에는 KT의 중심 내야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이 경력을 볼 때는 통산 안타만큼이나 어느 시기에 어떤 팀에서 필요한 선수였는지가 눈에 들어온다. 롯데에서 타격과 주루를 키웠고, KT에서는 오래 맡길 수 있는 3루수이자 우승팀의 주장이 됐다.

2266안타보다 먼저 보이는 건 꾸준함

KT가 2025년 12월 은퇴를 발표할 당시 밝힌 국내 리그 기록은 2200경기, 타율 0.285, 2266안타, 227홈런, 1121타점, 1172득점, 235도루였다. 2000안타와 1000타점, 1000득점을 모두 넘긴 수치다. 장타와 주루 중 하나에만 기대어 쌓은 성적이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다.

내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숫자는 14다. 황재균은 2011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에서 뛴 2017년을 제외한 국내 리그 14시즌에 모두 100안타 이상을 쳤다. 한 시즌 반짝이는 타격감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기록이다. 몸 상태를 유지하고, 타석을 확보하고, 달라진 투수와 팀 사정에 맞춰 타격을 이어가야 한다. KBO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2년까지는 매 국내 리그 시즌 50타점 이상도 기록했다.

물론 긴 경력의 모든 해가 같지는 않았다. 2016년 롯데에서는 타율 0.335에 27홈런, 113타점을 올렸다. KT로 돌아온 2018년에는 25홈런과 41개의 2루타를 쳤고, 2020년에는 타율 0.312, 169안타, 108득점을 기록했다. 해마다 강점의 비중이 조금씩 달랐다. 이 변화가 통산 기록을 더 입체적으로 만든다.

KT의 첫 통합 우승에서 맡았던 자리

2020년에는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고, 이듬해에는 주장으로 KT의 창단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함께했다. 우승을 한 선수의 공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다만 한 시즌 내내 내야의 한 자리를 맡아온 선수가 주장까지 맡았다는 사실은 팀이 그에게 기대한 역할을 보여준다.

숫자로만 보면 2021년 개인 성적은 2020년보다 낮다. 안타는 169개에서 132개로, 홈런은 21개에서 10개로 줄었다. 그런데 팀의 역사에서는 오히려 2021년이 더 크게 남는다. 선수의 최고 성적과 팀의 가장 좋은 순간이 꼭 같은 해에 오지는 않는다. 황재균의 경력을 따라가면 개인 기록표와 팀의 기억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 타석이 기록표에 남긴 한 줄

2025년에도 황재균은 112경기에서 타율 0.275, 106안타를 기록했다. 2024년의 128안타와 비교하면 출장과 안타가 줄었지만, 마지막 국내 리그 시즌까지 세 자릿수 안타를 채웠다. KT가 제안을 했음에도 고심 끝에 은퇴를 택했다는 구단 발표를 떠올리면, 기록만 보고 더 뛸 수 있었을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선수 생활을 끝낼 시점은 성적표 한 장으로 결정되지 않으니까.

2026년 9월 13일 수원에서 열린 롯데전은 그 작별에 실제 경기 한 장면을 더했다. 황재균은 대타로 타석에 섰고 3루 수비에도 들어갔다. KBO 기록에는 그 경기의 1타수 무안타가 더해져 통산 출장이 2201경기로 남아 있다. 그래서 은퇴 발표 당시 기사에 적힌 2200경기와 지금 기록실의 2201경기는 모두 그 시점에 맞는 숫자다. 안타는 2266개 그대로다.

마지막 상대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롯데였다는 점도 야구팬에게는 묘하게 남는다. 황재균을 떠올릴 때 나는 한 번의 홈런보다 시즌이 바뀌어도 다시 3루에 서고, 또 100번째 안타를 치던 모습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 한 경기가 더해진 기록표에는 그 오랜 반복의 무게가 담겨 있다.

황재균 20년 야구 인생 마무리 숫자로 보니 더 진했다 - 요약
황재균 20년 야구 인생 마무리 숫자로 보니 더 진했다 | 스포젠트 : https://spogent.com/6914
스포츠의 모든것
스포젠트 © spogen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