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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양궁 감독의 빈자리를 기록으로 따라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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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양궁 감독의 빈자리를 기록으로 따라가 봤다

파리 올림픽 때 인도 양궁 경기를 보다가, 선수보다 먼저 감독의 이름을 검색한 적이 있다. 백웅기 감독이 대표팀과 함께 프랑스까지 갔지만 경기장에 들어갈 자격증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행정 문제로만 보였는데, 파리의 성적과 그 뒤 2년의 기록을 나란히 놓으니 인도 양궁의 강점과 숙제가 더 또렷해졌다.

파리까지 간 백웅기 감독은 왜 경기장에 없었을까

2024년 인도 대표팀을 이끈 백웅기 감독은 런던 올림픽 당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을 지도했던 인물이다. 인도 선수들과 파리 올림픽을 준비했고 프랑스 현지 훈련에도 동행했다. 그런데 대회 개막을 앞두고 올림픽 출입 자격증을 받지 못했다. 인도양궁협회와 인도올림픽위원회 사이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백 감독은 결국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지휘하지 못했다.

이 사건을 두고 ‘감독이 빠져서 메달을 놓쳤다’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양궁은 한 발의 바람, 선수의 컨디션, 상대의 집중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다만 가장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함께 훈련한 감독의 경기장 출입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건 분명한 운영의 문제다. 선수 입장에서는 익숙한 목소리와 경기 중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갑자기 달라진 셈이다.

출전권은 남녀 모두 얻었고 메달까지 한 경기였다

파리 이전 기록만 보면 기대할 이유가 충분했다. 세계양궁연맹에 따르면 인도는 2024년 6월 세계랭킹을 통해 남녀 리커브 단체전 출전권을 모두 확보했다. 남자 3명, 여자 3명으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다. 개인전 한두 명에 기대는 팀보다 경기 경험을 쌓을 기회도 많았다.

가장 가까웠던 메달은 혼성 단체전이었다. 안키타 바카트와 디라지 보마데바라는 준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미국에 패해 4위로 마쳤다. 인도 양궁이 올림픽 시상대까지 얼마나 다가갔는지 보여주는 성적이다. 동시에 4강 진출과 메달 획득 사이에는 또 한 번의 승리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남겼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틀어 인도는 파리에서 양궁 메달을 얻지 못했다.

여기서 백 감독의 부재를 유일한 원인으로 적으면 선수들의 경기 내용까지 놓치게 된다. 반대로 4위라는 숫자만 보고 준비 과정의 혼선을 잊어도 아쉽다. 내 눈에는 두 기록을 함께 읽는 편이 맞다. 인도 선수들은 세계 정상권과 겨룰 만한 경기를 했고, 대표팀 운영은 그 가능성을 끝까지 뒷받침하지 못했다.

인도 양궁의 금메달을 볼 때 종목부터 구분해야 한다

인도 양궁 성적에서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 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인도는 컴파운드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가져갔다. 대단한 기록이지만 파리 올림픽 양궁 종목은 리커브였다. 항저우의 컴파운드 금메달을 그대로 파리 리커브의 우승 가능성으로 옮겨 읽을 수는 없다.

활의 구조와 경기 방식도 다르고 지도자도 구분해야 한다. 항저우 컴파운드 대표팀의 성과에는 세르조 파니 감독이 함께했다. 백웅기 감독의 파리 사례와 한 묶음으로 설명하면 누가 어떤 선수들을 지도했고 어느 종목에서 성과를 냈는지 흐려진다. 인도가 ‘양궁 강국’이라는 말은 맞지만, 메달 전망을 이야기할 때는 리커브와 컴파운드의 기록을 따로 펼쳐야 한다.

2026년 성적은 인도 리커브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파리 이후의 흐름은 흥미롭다. 세계양궁연맹 기록상 인도 여자 리커브 대표팀은 2026년 5월 상하이 월드컵에서 한국을 5대 1로 꺾은 뒤 중국을 넘어 금메달을 땄다. 10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을 5대 3으로 이겼다. 쿰쿰 모호드는 여자 개인전 금메달도 추가했고, 남자 단체팀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 결과를 특정 감독 한 명의 공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파리에서 4위를 했던 안키타 바카트가 이후 여자 단체전 우승 멤버로 다시 등장한다는 점이 오히려 눈에 띈다. 선수의 축적된 경험, 새 선수의 성장, 선발과 훈련 과정이 함께 만든 변화로 읽힌다. 2025년 인도 리커브 감독으로 거론됐던 이기식 감독의 계약도 협상 단계에서 난항을 겪었다. 이름이 보도됐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성적을 그의 지도 성과로 연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인도 양궁 감독’을 검색할 때 나는 먼저 연도와 종목을 확인한다. 2024년 파리의 백웅기 감독 이야기인지, 컴파운드 지도자인지, 2026년 리커브 팀의 성장 이야기인지에 따라 기록의 의미가 달라진다. 파리의 혼선은 아쉬웠지만, 그 뒤 선수들이 보여준 결과까지 보니 인도 양궁을 한 번의 4위로만 기억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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