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지현 홍창기 영입설을 기록으로 따져봤다

얼마 전 한화의 새 감독 소식을 보다가 홍창기 이름이 함께 거론되는 걸 봤다. 류지현 감독이 LG에서 홍창기를 지도했으니 연결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익숙한 사제 관계와 실제 영입 움직임은 다르다. 한화 류지현 홍창기 영입설이 어디까지 나온 이야기인지, 기록을 놓고 다시 읽어봤다.
함께 뛰었다는 사실에서 시작된 이야기
류지현 감독은 2021년과 2022년 LG를 이끌었다. 당시 홍창기는 주로 1번 타순에서 출루를 책임졌다. 2021년에는 144경기에 나서 타율 0.328, 볼넷 109개, 득점 103개를 기록했다. 감독이 선수의 강점을 가까이서 봤다는 말에는 근거가 있는 셈이다.
이후 류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으면서 두 사람의 재회 가능성이 거론됐다. 다만 10월 18일 마니아타임즈 보도도 한화가 실제 영입전에 뛰어들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더 직접적인 단서는 류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에 있다. 연합뉴스가 전한 10월 16일 문답에서 그는 FA 보강에 관해 아직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답했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과거의 인연과 영입 가능성을 따져본 보도이지, 홍창기를 향한 한화의 제안이나 협상 발표는 아니다.
출루율 0.375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홍창기의 2026년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KBO 기록실 기준 128경기, 518타석에서 타율 0.239, 출루율 0.375, 장타율 0.284를 남겼다. 홈런은 없었고 안타는 99개였다. 타율만 보면 타석에서 좀처럼 흐름을 만들지 못한 시즌이다.
그런데 볼넷 78개와 몸에 맞는 공 16개도 함께 봐야 한다. 안타가 줄어든 가운데서도 출루율은 타율보다 0.136 높았다. 공을 골라 살아 나가는 기술 자체가 사라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면 그 장점만으로 올해의 공격력을 좋게 평가할 수도 없다. 2024년에는 타율 0.336, 출루율 0.447에 볼넷 96개였다. 2년 사이 출루율이 0.072 내려갔고, 장타 생산도 약했다. 볼넷을 기다리는 동안 안타로 주자를 움직이는 힘이 줄었다는 뜻이다.
2025년에는 무릎 부상으로 51경기만 뛰었다. 당시 타율 0.287, 출루율 0.399를 기록했고, 2026년에는 경기 수를 128경기로 늘렸다. 건강하게 더 많이 뛰었다는 점과 타격 성적이 떨어졌다는 점이 동시에 남는다. 그래서 다음 계약을 평가할 때는 2024년의 전성기 숫자와 2026년의 부진을 어느 한쪽으로만 밀어붙이기 어렵다.
한화에 필요한 선수와 필요한 자리는 다르다
한화가 홍창기를 떠올릴 만한 이유는 분명하다. 1번 타자가 자주 출루하면 뒤 타순은 주자를 둔 상황을 더 많이 맞는다. 특히 장타자 앞에서 볼넷 하나는 상대 투수의 선택을 복잡하게 만든다. 홍창기가 이전처럼 출루율 4할 안팎을 회복한다면, 득점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외야 보강이라는 말만으로 수비 자리까지 해결되는 건 아니다. 홍창기는 주로 우익수로 뛰어온 선수다. 한화의 과제로 거론되는 주전 중견수 문제와는 자리가 다르다. 우익수와 지명타자 자리의 기존 선수들, 새 감독이 구상할 타순까지 함께 맞춰야 실제 전력 상승을 계산할 수 있다. 류 감독도 취임 자리에서 야수 포지션이 겹치는 문제를 짚었다. 아는 선수를 데려오는 일보다 그 선수가 어느 자리에 들어가 몇 타석을 맡을지가 더 구체적인 질문이다.
계약의 변수는 LG와 한화 양쪽에 있다
홍창기는 2026시즌 뒤 첫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초 그는 LG에 남고 싶고 다년 계약 의사도 있었다고 밝혔으며, LG 역시 계약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보였다. 시즌 성적이 떨어졌다고 해서 양측의 협상이 끝났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반대로 잔류 의사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성사됐다고 볼 수도 없다.
한화가 관심을 갖더라도 계약 기간과 금액, 외부 FA 영입에 따른 비용, 다른 보강 자리의 우선순위를 따져야 한다. 홍창기가 2026년처럼 출루율 0.375를 유지할지, 이전의 4할대 출루율로 돌아갈지에 따라 평가도 달라진다. 지금 기록이 보여주는 것은 장점과 위험이 함께 있는 타자다. 제게는 익숙한 감독과 다시 만나는 장면보다, 한화가 어떤 역할을 제시하고 LG가 어떤 조건으로 붙잡으려 하는지가 이 이야기의 다음 장면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