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홍창기·박동원 FA 변수 숫자를 따라가니 답이 달랐다

얼마 전 LG 경기를 다시 보다가 홍창기가 볼넷으로 나간 뒤에도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는 장면이 눈에 남았다. 박동원은 한 방을 칠 수 있는 포수인데, 올해는 그 한 방이 예전만큼 자주 나오지 않았다. 두 선수가 2026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시점이라 숫자 하나하나가 계약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런데 LG 홍창기·박동원 FA 변수는 올해 타율과 홈런만 나란히 놓으면 오히려 흐릿해진다.
홍창기의 타율보다 먼저 봐야 할 숫자
홍창기는 2026년 정규시즌 128경기에서 415타수 99안타, 타율 0.239를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고 출루율은 0.375였다. 2023년 0.444, 2024년 0.447이던 출루율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크다. 그래도 0.375라는 숫자는 타율 0.239만 보고 상상할 모습과 다르다. 안타가 줄어든 가운데서도 볼넷으로 살아 나가는 능력은 남아 있었다는 뜻이다.
LG가 홍창기를 1번 타자로 써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두 타자가 아웃 하나를 아끼면 뒤에 선 타자에게 주자 있는 타석이 돌아간다. 실제로 KBO가 전한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 명단에서도 홍창기는 1번, 오스틴은 3번이었다. 다만 출루가 곧바로 득점이라는 뜻은 아니다. 앞선 주자를 불러들일 국내 타자들의 생산력이 떨어지면 홍창기의 장점도 점수판에 덜 드러난다.
계약을 볼 때는 두 질문을 따로 던져야 한다. 올해의 타격 하락이 일시적인지, 그리고 출루율 4할대 시절을 앞으로도 기대할 수 있는지다. 2025년에는 무릎 부상으로 5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 이력까지 감안하면 2026년의 타율 하나로 장기 가치를 재단하기 어렵다. 반대로 2023~2024년 기록만 기준으로 계약 기간을 길게 잡기도 조심스럽다.
박동원의 14홈런은 포수라는 자리에서 읽힌다
박동원은 LG에 온 뒤 2023년과 2024년 각각 20홈런, 2025년 22홈런을 쳤다. 올해는 128경기에서 타율 0.225, 14홈런, 56타점이었다. 3년 연속 20홈런을 넘긴 흐름이 끊겼으니 타격만 보면 분명 아쉬운 시즌이다. 하지만 포수의 값은 홈런 개수만으로 매기기 어렵다. 선발투수와 호흡을 맞추고 긴 시즌 동안 수비 이닝을 맡는 일까지 계산에 넣어야 한다.
그렇다고 ‘포수니까 괜찮다’며 공격력 하락을 덮을 수도 없다. LG가 박동원을 영입할 때 기대한 것은 안방의 안정감과 포수 자리에서 나오는 장타였다. 2022년 체결한 4년 65억 원 계약의 마지막 시즌에 홈런이 22개에서 14개로 줄었다면, 다음 계약에서 어느 정도의 장타를 기본값으로 볼지가 중요해진다. 포수 출전 부담을 조절했을 때 타격이 회복될 가능성도 함께 따져볼 대목이다.
두 선수의 값은 LG 타선의 빈자리와 연결된다
올해 LG에는 오스틴의 41홈런과 127타점이 있었다. 그만큼 다른 타자들의 생산력이 고르게 따라오지 못한 장면도 두드러졌다. 홍창기를 잃으면 상위 타선의 출루를 누가 채울지, 박동원을 잃으면 포수 자리의 장타와 수비 이닝을 어떻게 나눌지 답해야 한다. 같은 FA라도 대체할 때 치러야 할 비용은 서로 다르다.
둘을 모두 붙잡는 선택에도 계산이 필요하다. 홍창기는 1번 타순과 우익수, 박동원은 포수라는 뚜렷한 자리를 차지한다. 현재 전력을 유지하는 효과는 크지만 계약 기간이 길어질수록 젊은 선수에게 돌아갈 출전 기회와 이후 선수단 운용 여력도 함께 보아야 한다. 반대로 둘을 모두 놓치면 단순히 올해의 안타와 홈런을 메우는 문제가 아니다. 타순의 시작과 배터리 운영을 동시에 다시 짜야 한다.
몸값을 가를 것은 올해 성적보다 앞으로의 역할
FA 협상에서는 지난 성적이 출발점이지만, 구단이 돈을 내는 대상은 앞으로의 시즌이다. 홍창기라면 출루율이 다시 4할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건강하게 얼마나 많은 타석을 소화할지가 관건이다. 박동원이라면 포수로 맡을 수 있는 경기 수와 장타 회복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 타격 숫자만 같아도 포수로 뛴 경기와 지명타자로 뛴 경기의 팀 기여는 다르게 읽힌다.
솔직히 두 선수의 2026년 기록에는 분명한 하락 신호가 있다. 동시에 홍창기의 출루 능력과 박동원의 포수 포지션은 LG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이번 협상은 ‘부진했으니 낮게’나 ‘우승 멤버니까 잡아야’ 같은 말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LG가 두 선수에게 앞으로 몇 시즌 동안 어떤 역할을 맡길 수 있는지, 그 그림이 계약 금액만큼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