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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연 육상 기록을 따라가니 7위가 다르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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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연 육상 기록을 따라가니 7위가 다르게 보였다

얼마 전 전국체전 마라톤 결과를 보다가 박서연 선수의 이름에서 눈이 멈췄다. 7위, 2시간 48분 51초. 순위표만 보면 시상대 밖의 기록이다. 그런데 이전 종목과 이번 경기에서 겪은 일을 함께 놓고 보니, 그 숫자가 담고 있는 이야기가 꽤 길었다.

42.195㎞를 평균 4분 페이스로 달렸다

합천군청 소속 박서연은 2026년 10월 18일 제주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여자일반부 마라톤에서 2시간 48분 51초로 7위에 올랐다. 42.195㎞ 전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1㎞당 약 4분 00초다. 매 10㎞를 대략 40분에 달려야 나오는 평균 속도다. 물론 실제 레이스의 구간별 속도가 일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평균 기록만으로도 결승선까지 유지해야 했던 속도의 무게는 느껴진다.

순위 간격도 흥미롭다. 6위 신사흰의 2시간 48분 12초와는 39초 차이였고, 8위 한지혜의 2시간 50분 05초보다는 1분 14초 빨랐다. 우승자 최정윤의 2시간 43분 52초와는 4분 59초 차이다. 7위라는 한 칸만 보면 중간쯤으로 느껴지지만, 바로 앞뒤 선수와의 시간 차를 보면 박서연이 어느 기록대에서 달렸는지 조금 더 선명해진다.

트랙의 장애물을 넘어 도로로

박서연의 이름이 처음부터 마라톤 기록표에 있던 것은 아니다. 대한육상연맹의 2022년 제103회 전국체전 결과를 보면, 경기체고 소속이던 그는 여자 19세 이하부 3000m 장애물에서 11분 23초 35로 우승했다. 3000m 장애물은 거리가 짧아 보여도 허들과 물웅덩이를 넘으며 달리기 리듬을 되찾아야 하는 종목이다. 빠르게 달리는 능력과 함께 흐름이 끊긴 뒤 다시 속도를 내는 감각이 필요하다.

그로부터 4년 뒤 전국체전에서 확인된 종목은 42.195㎞ 마라톤이다. 경기 거리가 약 14배로 늘어난 셈이다. 그렇다고 3000m 기록에서 마라톤 성적을 곧장 예측할 수는 없다. 트랙과 도로는 속도 배분부터 경기 환경까지 다르다. 다만 장애물 경기에서 정상에 섰던 선수가 더 긴 거리에서도 여자일반부 7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박서연의 육상을 한 종목의 성적으로만 읽기 어렵게 만든다.

25㎞ 이후에 생긴 변수

이번 레이스에는 기록표에 나오지 않는 장면도 있다. 박서연은 경기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약 25㎞ 지점에서 예상하지 못한 월경이 시작됐고, 통증과 함께 달려야 했다고 밝혔다. 그 지점부터 결승선까지 남은 거리는 약 17.2㎞다. 마라톤을 지켜볼 때도 긴 거리인데, 선수가 직접 겪은 통증의 정도를 바깥에서 숫자로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알려지면 경기를 오로지 ‘고통을 참은 미담’으로만 읽기 쉽다. 선수의 몸 상태를 가볍게 볼 일은 아니고, 반대로 통증을 견딘 일을 누구에게나 요구할 수도 없다. 박서연이 직접 공개한 경험은 그날 레이스의 중요한 맥락이다. 동시에 공식 결과에 남은 2시간 48분 51초와 7위 역시 그 자체로 봐야 할 경기 성적이다.

구간별 통과 기록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25㎞ 이후 얼마나 속도가 달라졌는지 단정할 수는 없다. 예컨대 평균 페이스가 4분이었다고 해서 후반에도 매 1㎞를 4분에 달렸다는 뜻은 아니다. 경기 흐름을 숫자로 읽을수록, 숫자가 보여주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해두는 편이 정확하다.

다음 기록에서 보고 싶은 것

이번 기록 하나로 박서연의 마라톤 적응이 끝났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코스와 날씨, 당시 컨디션이 달라지면 같은 선수의 완주 시간도 달라진다. 특히 이번 경기는 예상 밖의 신체적 변수가 있었기에, 다음 풀코스 기록과 단순히 몇 분 빨라졌는지만 비교해서는 경기 내용을 놓칠 수 있다.

그래서 다음 출전에서는 최종 시간과 함께 중간 지점 통과 기록을 보고 싶다. 초반에 어느 정도 여유를 두는지, 30㎞ 이후 속도를 얼마나 유지하는지, 비슷한 기록대의 선수들과 간격이 어디서 벌어지는지가 쌓이면 박서연의 도로 경기 스타일도 드러날 것이다. 2022년 트랙에서의 11분 23초 35와 2026년 제주 도로에서의 2시간 48분 51초 사이에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 기록을 챙겨보는 팬으로서는 그 다음 숫자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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