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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축협 재계약 불투명해진 4경기를 다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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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축협 재계약 불투명해진 4경기를 다시 봤다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경기 결과를 다시 적어봤다. 2대0 승리, 손흥민의 A매치 통산 59호 골, 그리고 네 경기 2승 1무 1패. 숫자만 놓으면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출발이 크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에콰도르전의 산뜻했던 움직임과 우루과이전의 1대4 패배를 한 줄에 놓으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생겼다. 모레노 축협 재계약 불투명이라는 말은 단순히 승률 50%에서 나온 평가가 아니다. 이 팀이 강한 압박을 받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풀 수 있느냐는 의문에 가깝다.

네 경기 성적보다 눈에 들어온 득점과 실점

대한축구협회 경기 기록을 보면 한국은 9월 24일 에콰도르를 3대0으로 이겼고, 나흘 뒤 우루과이에 1대4로 졌다. 10월에는 베네수엘라와 0대0으로 비긴 뒤 우즈베키스탄을 2대0으로 꺾었다. 합계 6득점 4실점이다. 두 번의 무실점 승리가 있었지만, 허용한 네 골은 모두 우루과이전 한 경기에 몰렸다. 한 경기의 큰 패배가 전체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면서, 상대 수준과 압박 강도가 올라갔을 때 수비가 얼마나 버티는지도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에콰도르전에서는 후반에 오현규, 손흥민, 이동경이 차례로 골을 넣었다. 교체와 공격 조합이 득점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반면 베네수엘라전에서는 득점이 멈췄다. 네 경기 가운데 두 경기에서만 골을 넣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격이 잘 풀리는 날의 폭발력은 확인했지만, 막힌 경기를 조금씩 열어젖히는 방법은 아직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4대4대2 실험이 남긴 장면들

모레노 감독은 4대4대2를 바탕으로 투톱과 중원 조합을 바꿨다. 손흥민과 오현규를 함께 세우기도 하고, 오세훈과 이동경을 시험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손흥민이 전반 6분 선제골을 넣고 오세훈이 후반 15분 헤더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골은 차범근의 58골을 넘어선 한국 남자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이기도 했다. 기록의 무게만큼 기분 좋은 장면이었다.

다만 그 경기에서도 조현우의 연속 선방이 필요했다. 최종 점수 2대0만 보면 안정적인 완승처럼 보이지만, 골키퍼가 막아낸 위기까지 지워지지는 않는다. 수비에서 공을 빼앗은 뒤 상대 진영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진하는지, 상대가 중앙을 막았을 때 측면으로 돌린 공이 다시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는지 봐야 한다. 공을 오래 소유하는 것과 좋은 슈팅 기회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

모레노 감독은 부임 초 한국 선수 1700명의 자료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폭넓은 선수 관찰은 장점이다. 실제로 새 얼굴에게 기회를 주고 골키퍼와 공격 조합도 바꿔봤다. 근데 대표팀은 실험만 계속할 수 없다. 짧은 소집 기간에 확인한 조합을 다음 경기의 반복 가능한 움직임으로 바꾸는 일이 감독의 몫이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경기력의 일부다

우루과이전 패배와 베네수엘라전 무승부 뒤에는 경기 내용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선수단 내부 소통을 둘러싼 논란도 나왔다. 이런 때는 누가 옳았는지 밖에서 단정하기 어렵다. 분명한 건 수비 가담과 압박 시점처럼 선수들 사이의 약속이 필요한 장면에서 혼선이 보이면, 그 문제가 곧바로 경기장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10월 29일 발표된 11월 소집 명단에는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이 모두 포함됐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단이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은 반가운 신호다. 다만 실제로 서로의 수비 위치를 메워주고, 공을 잃은 직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상대할 때 더 뚜렷해질 것이다. 팀 분위기는 기자회견의 말보다 경기 중 동료를 돕는 움직임에서 읽힌다.

11월 중동 원정이 재계약 판단을 가른다

모레노 감독의 계약은 11월 27일까지다. 대한축구협회는 애초 여섯 경기를 치른 뒤 평가해 아시안컵까지 맡길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러니 현재의 ‘불투명’은 재계약이 거절됐다는 뜻이 아니다. 네 경기만으로 확신하기 어렵고, 남은 두 경기의 비중이 커졌다는 뜻에 더 가깝다.

상대와 장소도 적절한 시험대다. 대표팀은 11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카타르와 도하에서 만난다. 두 팀 모두 내년 아시안컵에 나설 아시아권 상대다. 대한축구협회가 밝힌 대로 중동 현지 적응을 점검할 기회이기도 하다. 아시아축구연맹은 2027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의 경기 시간과 장소를 발표하며 대회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감독 평가가 실제 대회 준비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내가 보고 싶은 건 단순한 2연승보다 경기의 연결이다. 상대 압박을 벗어난 뒤 공격진까지 공이 닿는 속도, 선제골을 넣은 뒤 수비 간격, 교체 선수가 들어왔을 때도 유지되는 움직임 말이다. 두 경기 결과가 좋더라도 이런 장면이 반복되지 않으면 아시안컵까지 맡기는 판단에는 의문이 남을 수 있다. 반대로 결과가 기대에 조금 못 미쳐도 약점이 줄고 팀의 방식이 선명해진다면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모레노의 남은 두 경기는 승패표보다 그 변화가 보이는지를 기다리며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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