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멈췄다

25일 대구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기다리며 선발투수 기록을 다시 보고 있었는데, 정작 가장 큰 변수는 마운드가 아니라 하늘에서 나왔다. 2026년 10월 25일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는 비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이날의 스코어는 없다. 대신 하루 밀린 일정이 두 팀의 준비와 시리즈 흐름에 어떤 의미였는지는 짚어볼 만하다.
첫 승부를 막은 건 대구의 비였다
KBO 발표에 따르면 25일 예정된 플레이오프 1차전은 우천과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됐다. 금요일부터 이어진 비가 경기 당일 낮 12시 10분에도 내리고 있었고, 저녁까지 비 예보가 남아 있었다. 비가 멎어도 그라운드를 손보는 데 약 1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선수와 관중을 보호하고 다음 날 경기 여건까지 고려한 결정이었다.
취소된 경기는 26일 오후 6시 30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도록 옮겨졌다. 그래서 ‘25일 KIA와 삼성의 경기 결과’를 찾는다면 먼저 날짜를 바로잡아야 한다. 25일에는 승패도, 안타도, 투구 이닝도 기록되지 않았다. 26일의 5대1은 하루 뒤 실제로 치른 플레이오프 1차전의 결과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이 하루가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정규시즌처럼 다음 주에 같은 상대를 다시 만나는 구조가 아니라, 최대 다섯 경기에서 세 번 먼저 이기는 팀이 다음 무대로 간다. 첫 경기의 선발 구상과 불펜 대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하루 더 기다린 타자들의 타격 감각은 어떤지 같은 문제가 생긴다. 다만 비가 어느 쪽에 더 유리했는지는 경기 전에 단정할 수 없는 이야기다.
미뤄진 선발 맞대결, 숫자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다
삼성은 크리스 페덱, KIA는 제임스 네일을 첫 경기 선발로 예고했고 순연 뒤에도 두 투수의 맞대결은 유지됐다. 정규시즌 전체 기록만 보면 페덱은 13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2.95였다. 네일은 31경기 13승 7패, 평균자책점 3.49. 평균자책점은 페덱이 낮지만, 네일은 훨씬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같은 숫자표에서도 읽어야 할 맥락이 다르다.
상대 전적을 붙이면 또 다른 그림이 나온다. KBO 경기 프리뷰에 실린 기록에서 페덱은 KIA를 상대로 2경기 12이닝, 2패에 평균자책점 5.25를 남겼다. 네일은 삼성전 4경기 25이닝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24였다. 표본이 각각 두 경기와 네 경기라 이 기록만으로 1차전 결과를 예언할 수는 없다. 그래도 타자들이 어떤 공을 이미 봤고, 투수들이 어느 타선을 상대로 고전했는지 보여주는 단서는 된다.
팀 성적도 팽팽했다. 삼성은 정규시즌 83승 3무 58패로 2위, KIA는 79승 2무 63패로 3위였다. 정규시즌 맞대결은 KIA가 9승 7패로 조금 앞섰다. 삼성에는 상위 순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이점이, KIA에는 상대전적과 앞선 시리즈를 통과하며 쌓은 경기 감각이 있었다. 어느 숫자 하나만 잡고 우세를 말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26일에야 나온 답은 KIA의 5대1
하루 뒤 열린 1차전에서 KIA가 삼성에 5대1로 이겼다. KIA 타선은 7안타에 홈런 2개를 묶었고, 삼성 타선은 안타 2개에 그쳤다. 다섯 점 차이보다 눈에 들어오는 건 득점 경로다. KIA는 해럴드 카스트로가 선제 적시타와 2점 홈런으로 3타점을 올렸고, 나성범의 적시 2루타와 한준수의 솔로 홈런도 보탰다. 몇몇 타석에서 만든 장타가 경기의 모양을 바꿨다.
김도영의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1도루도 흥미롭다. 직접 타점을 올리는 장면만이 공격의 전부는 아니다. 출루하고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선수가 있으면 뒤 타자의 안타 한 개가 갖는 값이 커진다. KIA가 7안타로 5점을 만든 흐름에는 이런 주자 역할도 있었다.
마운드에서는 예상 밖 장면이 나왔다. 네일은 4⅓이닝 1실점으로 던지다가 5회 타자의 머리에 맞는 공으로 퇴장했다. 선발이 계획보다 빨리 내려갔는데도 KIA는 불펜을 이어 붙여 리드를 지켰다. 삼성은 5회 김영웅의 적시타로 한 점을 냈지만 추가 득점에 이르지 못했다. 선발의 이름값을 비교하던 경기 전과 달리, 실제 승부에서는 돌발 상황을 받아낸 불펜과 제한된 기회를 점수로 바꾼 타선이 더 선명하게 남았다.
기록이 없는 25일도 시리즈의 일부였다
25일을 5대1 승리의 날짜로 기억하면 하루 차이지만 이야기의 출발점이 달라진다. 그날은 두 팀 모두 한 타석도 치르지 않았고, 승부는 비로 보류됐다. 26일에 KIA가 첫 승을 챙긴 뒤 27일에는 삼성이 8대3으로 반격했다. 첫판의 인상이 곧 시리즈 전체를 설명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두 경기만에 드러났다.
그래서 나는 이 대진을 볼 때 25일의 빈 기록을 건너뛰지 않게 된다. 취소라는 사실을 정확히 놓아야 26일의 5대1도 제자리에 들어간다. 숫자는 경기장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숫자가 나오기까지의 날씨와 일정, 선발 선택까지 함께 보면 가을야구의 흐름이 조금 더 또렷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