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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324를 다시 보니 타격 숫자보다 장면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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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324를 다시 보니 타격 숫자보다 장면이 남았다

경기를 보고 기록표를 다시 열었을 때 잠깐 멈칫했다. UFC 324 메인이벤트에서 유효타를 더 많이 맞힌 선수는 패디 핌블렛이었다. 그런데 판정은 저스틴 게이치의 만장일치 승리. 숫자와 승패 사이에 어떤 장면들이 있었는지 떠올리게 되는 경기였다.

2026년 1월 24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4는 2026년 첫 UFC 대회였다. 메인이벤트에는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 벨트가 걸렸고, 다른 체급의 상위권 대결도 여럿 배치됐다. 결과만 빠르게 확인해도 재미있지만, 이 대회는 라운드별 흐름을 붙여 놓아야 기록이 제대로 읽힌다.

핌블렛이 더 맞혔는데 게이치가 이겼다

UFC 기록상 두 선수의 유효타 적중은 핌블렛 156회, 게이치 144회다. 합계 300회. 25분 동안 쉴 새 없이 공방을 주고받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효타는 그 타격이 얼마나 강하게 들어갔는지까지 점수로 환산한 숫자가 아니다. 156 대 144만 보고 판정을 뒤집어 읽기는 어렵다.

게이치는 초반부터 앞으로 걸어 나오며 핌블렛을 몰아붙였고, 큰 타격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만들었다. 핌블렛은 무너지지 않았다. 맞받아치며 경기를 끝까지 끌고 간 맷집과 대응도 분명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심판 세 명은 48 대 47, 49 대 46, 49 대 46으로 게이치의 손을 들었다. 접전이었다는 인상과 게이치가 더 많은 라운드를 가져갔다는 판정은 함께 성립한다.

여기서 기록을 보는 재미가 생긴다. 타격 수는 경기 전체를 한데 모은 값이고, 판정은 각 라운드에서 벌어진 일을 따져 쌓아 올린 결과다. UFC가 이 경기를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로 선정한 이유도 수치 하나보다는 두 선수가 주고받은 압박과 반격,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까지 이어진 긴장감에 가까워 보인다. 게이치는 이 승리로 통산 두 번째 UFC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오말리와 실바의 승리는 같은 3대 0이 아니었다

코메인이벤트에서는 션 오말리가 송야둥을 29 대 28, 29 대 28, 29 대 28로 이겼다. 세 심판의 승자 선택은 같았지만, 점수만 봐도 세 라운드 내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경기는 아니었다. 송야둥과의 경쟁 끝에 필요한 라운드를 챙긴 승리였다. 오말리가 밴텀급 상위권에서 다시 승수를 올렸다는 점이 결과의 무게를 더한다.

여성 플라이급에서는 나탈리아 실바가 전 챔피언 로즈 나마유나스를 똑같이 29 대 28 만장일치 판정으로 꺾었다. 그런데 경기의 결은 달랐다. 두 선수 모두 타격량이 많지 않았고, 첫 라운드의 근소한 차이가 판정에 크게 작용했다. 나마유나스가 두 번째 라운드에서 흐름을 되찾았지만, 실바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승리를 가져갔다. UFC 무대 8전 전승이라는 기록에 이름값 있는 상대를 이긴 한 경기까지 더해졌다.

페더급의 장 실바도 아놀드 앨런에게 30 대 27, 29 대 28, 29 대 28로 승리했다. 앨런이 초반에는 더 정확하고 활발하게 움직였으나, 실바가 후반으로 갈수록 강한 타격과 압박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오말리, 나탈리아 실바, 장 실바의 승리는 모두 만장일치 판정이지만, 승부가 기운 시점은 서로 달랐다.

헤비급은 2라운드에 끝났고 예비 경기는 끝자락이 뜨거웠다

헤비급에서는 왈도 코르테스아코스타가 데릭 루이스를 2라운드 3분 14초 TKO로 꺾었다. 루이스라는 이름이 주는 한 방의 긴장감 속에서도 경기를 끝낸 쪽은 코르테스아코스타였다. 메인카드에서 판정 승부가 이어지는 사이 나온 확실한 피니시라 대회의 리듬도 달라졌다.

예비 경기에서는 종료 시각을 보는 맛이 있었다. 타이 밀러가 애덤 퓨깃을 1라운드 4분 59초에, 조시 호킷이 덴젤 프리먼을 역시 1라운드 4분 59초에 TKO로 꺾었다. 두 경기가 나란히 첫 라운드 마지막 1초를 남기고 끝난 것이다. UFC는 같은 대회 첫 두 경기가 모두 이런 시점에 끝난 일을 특별한 기록으로 소개했다. 니키타 크릴로프의 모데스타스 부카우스카스전 KO도 3라운드 4분 57초에 나왔다. 종료 직전까지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한 순간은 없었다.

UFC 324의 기록표를 다시 읽는 방법

이날 공식 결과는 11경기였다. 메인이벤트는 25분을 꽉 채웠고, 예비 경기에서는 종료 직전의 피니시가 연달아 나왔다. 같은 대회 안에서도 시간의 쓰임이 정반대였던 셈이다. 게이치와 핌블렛의 유효타 합계 300회는 대단한 활동량을 보여 주지만, 144 대 156이라는 적중 수만으로 누가 더 좋은 장면을 만들었는지 단정할 수는 없다.

나는 이런 경기를 볼 때 숫자를 버리지도, 숫자에 승부를 전부 맡기지도 않는다. 기록은 다시 볼 장면을 가리킨다. 핌블렛이 더 많이 맞힌 라운드는 언제였는지, 게이치가 압박으로 흐름을 바꾼 순간은 어디였는지 되짚게 만든다. UFC 324는 결과를 확인한 뒤에 한 번 더 보고 싶은 대회로 남았다.

UFC 324를 다시 보니 타격 숫자보다 장면이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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