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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따라간 끝에 올해 최고의 FA 영입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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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따라간 끝에 올해 최고의 FA 영입은 누구?

얼마 전 2026년 KBO 정규시즌 기록을 다시 넘기다가 최형우의 타점에서 손이 멈췄다. 삼성으로 돌아온 첫해에 106타점. 겨울에 FA 계약 소식을 들었을 때는 반가운 복귀라는 인상이 먼저였는데, 한 시즌을 치른 뒤에는 영입 성과를 따져볼 만한 숫자가 남았다. 강백호의 홈런, 김현수의 꾸준함, 박찬호의 주루까지 함께 놓고 보니 올해 최고의 FA 영입을 고르는 일이 꽤 흥미로워졌다.

큰 계약보다 먼저 본 것은 한 시즌의 생산력

여기서 말하는 FA 영입은 지난겨울 다른 구단에서 데려와 2026년에 새 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 범위를 좁혔다. 원소속팀과 다시 계약한 선수까지 섞으면 ‘새 전력’이라는 질문의 뜻이 흐려진다. 판단 기준은 세 가지다. 얼마나 뛰었는지, 타석에서 무엇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성적을 얻기 위해 구단이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다. 팀 순위도 맥락으로 보되, 한 선수에게 팀의 승패를 전부 돌리지는 않았다.

타점만으로 타자를 줄 세울 생각도 없다. 앞선 타자들이 얼마나 출루했느냐에 따라 기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율과 홈런뿐 아니라 출루율, 장타율, 출전 경기 수를 함께 봤다. 수비 위치가 다른 선수는 숫자의 무게도 다르다. 유격수의 5홈런과 지명타자의 18홈런을 같은 잣대 하나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최형우의 106타점에는 꾸준함이 붙어 있다

삼성 구단 발표에 따르면 최형우의 계약은 2년 최대 26억 원이다. KBO 기록상 그는 2026년 정규시즌 137경기에 나서 타율 0.301, 148안타, 18홈런, 106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387, 장타율은 0.462로 OPS가 0.849다. 홈런만 보면 압도적인 숫자는 아니다. 그런데 574타석을 소화하며 안타와 볼넷 69개를 쌓았고, 득점권 타율도 0.333이었다. 주자가 있을 때 기대할 만한 타석을 시즌 내내 공급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KIA에서 기록한 24홈런, 86타점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잘 보인다. 홈런은 6개 줄었지만 타점은 20개 늘었다. 물론 타점 증가분을 전부 최형우의 기량 변화로 읽을 수는 없다. 삼성 타선이 만들어 준 주자와 타순의 영향도 크다. 그래도 40대 타자가 새 팀에서 거의 매일 출전해 3할 타율과 100타점을 함께 남겼다는 사실은 가볍지 않다. 삼성은 정규시즌 83승 58패 3무로 2위에 올랐다. 그 순위를 최형우 혼자 만든 것은 아니지만, 중심 타순에 기대했던 역할은 기록으로 확인된다.

강백호와 김현수도 쉽게 밀어낼 수 없다

순수한 장타 생산력을 앞세우면 한화의 강백호가 가장 강한 경쟁자다. 지난겨울 4년 100억 원 계약을 맺고 이적한 그는 정규시즌 타율 0.285, 34홈런, 118타점을 남겼다. 지난해 KT에서 15홈런을 쳤던 선수라는 점까지 생각하면 반등 폭이 크다. 최형우보다 홈런이 16개, 타점이 12개 많다. 타석에서 가장 무서운 새 얼굴을 한 명 고르라면 강백호를 택해도 충분히 설득력 있다.

다만 ‘가장 잘 친 FA’와 ‘가장 좋은 영입’은 조금 다른 질문이다. 한화가 강백호에게 투자한 계약 총액은 삼성의 최형우 계약보다 훨씬 크고, 한화는 정규시즌 9위에 머물렀다. 팀 순위로 강백호 개인의 활약을 깎을 수는 없다. 오히려 팀이 어려운 가운데 30홈런과 100타점을 넘겼다는 점이 돋보인다. 내 판단에서 차이를 만든 것은 계약 규모와 출전 안정성까지 합친 첫해의 효율이다. 남은 계약 기간이 긴 강백호의 최종 평가는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

KT의 김현수는 또 다른 방식으로 경쟁한다. KT 구단이 발표한 계약은 3년 50억 원. KBO 기록상 142경기에서 타율 0.286, 159안타, 14홈런, 95타점을 올렸다. 화려한 한 달보다 긴 시즌을 버텨 준 쪽에 가까운 성적이다. KT가 90승으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흐름 속에서, 거의 매일 타순에 들어갈 수 있는 베테랑을 확보한 가치는 분명하다. 다만 팀의 1위를 곧바로 김현수 영입 하나의 성과로 환산할 근거는 없다.

박찬호를 보면 숫자를 읽는 방식도 달라진다

두산의 박찬호는 139경기에서 타율 0.284, 148안타, 32도루를 기록했다. 홈런은 5개, OPS는 0.720이다. 앞선 세 타자와 타격 수치만 나란히 두면 불리하다. 하지만 박찬호가 맡는 자리는 유격수다. 수비 범위와 주루가 팀에 주는 몫까지 보려면 타격표 바깥의 기록이 필요하다. 32도루는 득점 기회를 스스로 넓힌 흔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한 해의 영입 성과를 한 명에게 주는 이번 판단에서는 타석에서 확인되는 생산력의 차이를 넘기 어려웠다.

내 선택은 최형우다. 강백호의 장타가 더 짜릿했고, 김현수가 뛴 KT는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다. 최형우에게 표가 가는 이유는 2년 최대 26억 원 계약으로 데려온 선수가 137경기를 뛰며 3할, 100타점, OPS 0.849를 남겼기 때문이다. 복귀라는 이야기가 기록을 대신한 게 아니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고, 시즌이 끝난 뒤에도 숫자가 그 선택을 지탱했다.

기록을 따라간 끝에 올해 최고의 FA 영입은 누구?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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