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5일 삼성-한화 13대5를 다시 봤더니, 1회 7득점이 만든 진짜 이야기

얼마 전 2026년 04월 15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를 다시 기록지로 훑어봤는데, 스코어 13대5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1회초였다. 야구에서 1회 7득점은 단순히 ‘초반 기선 제압’ 정도로 넘기기 어렵다. 선발 매치업의 균형, 불펜 운용, 수비 집중력, 타순의 압박감까지 한꺼번에 흔드는 숫자다.
이날 경기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고, 삼성은 13대5로 이겼다. 삼성은 시즌 10승 4패 1무로 단독 1위에 올랐고, 한화는 6승 9패가 되며 5연패 흐름에 묶였다. 근데 이 경기는 단순히 ‘삼성이 잘 쳤다’로 끝나는 경기가 아니었다. 전날 6대5 역전승의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다음 날 바로 장타와 출루, 상대 실책을 묶어 경기 초반을 터뜨렸다는 점이 더 의미 있었다.
1회초 7득점, 경기의 온도를 바꾼 첫 공격
삼성은 1회초에만 7점을 뽑았다. 박승규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김지찬의 볼넷, 최형우의 우중간 2루타, 디아즈의 볼넷, 류지혁의 우전 안타, 강민호의 적시타, 전병우의 2루타, 이재현과 홍현빈의 안타가 이어졌다. 타순이 한 바퀴 돌 정도로 길어진 공격이었다.
특히 흥미로운 장면은 홈런 없이 7점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큰 것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꾼 게 아니라, 볼넷과 연속 안타로 계속 압박을 쌓았다.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는 0.1이닝 7피안타 2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투구 수는 35개였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이미 경기의 기본 구도가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 삼성 1회초: 7득점
- 에르난데스: 0.1이닝 7실점
- 삼성 전체 안타: 18개
- 삼성 전체 볼넷: 10개
사실 1회에 7점을 내면 타자들은 이후 타석에서 훨씬 편해진다. 스트라이크존을 급하게 따라가지 않아도 되고, 상대 투수는 어떻게든 빠른 승부를 해야 한다. 이 차이가 5회 4득점, 7회 1득점, 9회 1득점으로 이어졌다. 초반 대량 득점이 일회성 폭발이 아니라 경기 내내 압박으로 남은 셈이다.
삼성 타선은 ‘몰아치기’보다 ‘계속 괴롭히기’에 가까웠다
기록지만 보면 삼성의 13점은 꽤 화려하다. 그런데 내용은 더 집요했다. 18안타에 10볼넷, 사구 1개. 출루 기회가 너무 많았다. 한화 입장에서는 한 이닝을 막아도 다음 이닝에 다시 주자가 쌓이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김지찬은 4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 1볼넷으로 상위 타순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류지혁도 4타수 3안타 1타점 2볼넷으로 출루와 진루 양쪽에서 존재감이 컸다. 전병우는 6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타점 생산의 중심에 섰다. 디아즈는 안타가 없었지만 볼넷 3개와 3득점, 1타점이 있었다. 이런 기록은 야구를 숫자로 볼 때 꽤 재미있다. 안타가 없어도 상대 배터리를 계속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니까.
눈에 띈 삼성 타자 기록
- 김지찬: 4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
- 류지혁: 4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 2볼넷
- 전병우: 6타수 3안타 2득점 4타점
- 최형우: 5타수 2안타 2득점 1타점 1볼넷
- 디아즈: 3볼넷 3득점 1타점
삼성의 공격은 장타 하나에 의존하지 않았다. 1회에는 2루타와 단타가 이어졌고, 이후에도 타순 하위권까지 출루가 연결됐다. 홍현빈, 이재현, 박승규까지 안타를 보탰고, 교체로 들어간 김헌곤도 안타와 타점을 남겼다. 한두 명만 뜨거운 경기가 아니라 라인업 전체가 투수에게 답을 요구한 경기였다.
한화의 5득점, 반격은 있었지만 흐름이 짧았다
한화도 손 놓고 무너진 경기는 아니었다. 2회말 이도윤의 안타, 허인서의 볼넷, 심우준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찬스에서 이원석과 페라자가 적시타를 때리며 3점을 따라갔다. 7대0에서 7대3이면 아직 경기장 분위기를 다시 흔들 수 있는 점수다.
6회말에는 허인서의 홈런이 나왔다. 허인서는 이날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포수 교체로 들어간 선수가 장타까지 터뜨렸다는 점은 한화 쪽에서 건질 만한 장면이었다. 이도윤도 3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으로 하위 타순에서 좋은 리듬을 보여줬다.
문제는 실점 이후 곧바로 흐름을 붙잡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한화는 7안타 7볼넷으로 출루 자체는 만들었지만, 삼성보다 안타가 11개 적었고 수비 실책도 3개가 나왔다. 대량 실점 경기에서 실책 3개는 체감상 더 크게 다가온다. 투수가 흔들릴 때 수비가 버텨줘야 하는데, 그 장치가 자주 헐거워졌다.
불펜 싸움에서는 장찬희의 3.1이닝이 컸다
삼성 선발 양창섭은 1.2이닝 3실점으로 일찍 내려갔다. 일반적인 승리 공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런데 장찬희가 3.1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중간을 눌러줬다. 이 구간이 꽤 중요했다. 7대3으로 좁혀진 직후 추가 실점 없이 시간을 벌었고, 삼성 타선이 5회초 4점을 더 뽑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백정현이 6회에 2실점하긴 했지만, 배찬승, 미야지 유라, 임기영이 이후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큰 점수 차 경기에서도 불펜이 끝까지 흔들리지 않으면 상대 벤치의 선택지가 줄어든다. 특히 한화는 이미 전날 6대5 역전패를 겪은 상태라, 다시 추격의 리듬을 길게 가져가야 했는데 그 연결이 끊겼다.
한화 불펜에서는 황준서가 3이닝 무실점으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이상규가 2.1이닝 4실점, 강건우가 3.1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점수 차가 다시 벌어졌다. 1회 선발 붕괴 이후 불펜이 완전히 버티려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이닝 관리가 필요했는데, 삼성 타선의 출루 압박이 너무 오래 이어졌다.
이 경기가 말해준 삼성과 한화의 당시 위치
이날 승리로 삼성은 5연승을 달렸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더 인상적인 건 전날과 다른 방식으로 이겼다는 점이다. 4월 14일에는 8회와 9회 후반 집중력으로 6대5 역전승을 만들었고, 4월 15일에는 1회부터 상대 선발을 무너뜨리며 13대5 완승을 가져갔다. 접전도 이기고, 초반 폭발전도 이긴 팀은 시즌 초반 순위표에서 꽤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남긴다.
반대로 한화는 5연패가 됐다. 야구에서 연패가 무서운 이유는 패배 자체보다 패배의 모양이 반복될 때다. 전날은 볼넷과 사구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쌓이며 후반에 무너졌고, 다음 날은 1회부터 선발이 버티지 못했다. 흐름이 다른 두 패배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은 마운드가 공격의 시간을 충분히 지켜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런 경기는 숫자를 차갑게 보는 재미가 있다. 13대5라는 결과만 보면 대승과 완패로 갈리지만, 안쪽을 보면 삼성은 출루를 점수로 바꾸는 능력을 보여줬고 한화는 추격의 재료를 만들고도 긴 흐름으로 잇지 못했다. 그래서 2026년 04월 15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이 경기는 스코어보다 과정이 더 오래 남는다. 삼성 팬에게는 초반부터 몰아붙인 5연승의 장면이고, 한화 팬에게는 연패 탈출을 위해 마운드와 수비가 얼마나 먼저 안정돼야 하는지 보여준 꽤 선명한 기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