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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FA 3명 전원 잔류, 공시표만 믿고 다시 들여다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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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FA 3명 전원 잔류, 공시표만 믿고 다시 들여다봤더니

요즘 V리그 FA 공시표를 보다 보면, 단순히 ‘누가 남았나’보다 ‘왜 그 금액으로 남았나’가 더 오래 눈에 걸립니다. 한국도로공사 FA 3명 전원 잔류라는 문장도 딱 그랬습니다. 처음엔 집토끼 단속 성공처럼 보였는데, 숫자를 따라가면 꽤 복잡한 팀 운영의 흔적이 보입니다.

도로공사가 붙잡은 세 이름

2026년 여자부 FA 시장에서 한국도로공사의 대상자는 배유나, 문정원, 전새얀 3명이었습니다. 한국배구연맹 공시 기준으로 배유나와 문정원은 A그룹, 전새얀은 B그룹에서 출발했습니다. 협상 기간은 4월 8일부터 4월 21일 오후 6시까지였고, 결과표에는 세 선수 모두 원소속 잔류로 찍혔습니다.

  • 배유나: 보수 총액 2억5천만 원, 연봉 2억 원과 옵션 5천만 원
  • 문정원: 보수 총액 4억 원, 연봉 3억5천만 원과 옵션 5천만 원
  • 전새얀: 보수 총액 3천만 원

겉으로 보면 깔끔합니다. FA 3명, 계약 3명, 잔류율 100%. 그런데 배구 FA는 야구처럼 ‘계약 완료’ 하나로 모든 맥락이 끝나지 않습니다. 보상 규정, 샐러리캡, 포지션 희소성, 다음 시즌 로스터 구성이 한꺼번에 얽힙니다.

문정원 4억 원이 말해주는 것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문정원의 4억 원입니다. 이번 여자부 FA 시장에서 김다인과 정호영이 5억4천만 원으로 최상단에 있었고, 문정원은 그 아래권에서 확실히 존재감을 보였습니다. 리베로 혹은 수비형 자원에게 4억 원이라는 평가는 단순 인기값이 아닙니다.

도로공사는 전통적으로 리시브와 수비 조직력으로 버틴 시간이 긴 팀입니다. 공격 한 방보다 랠리 유지, 연결, 두 번째 볼 처리에서 승부를 길게 끌고 가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그런 팀에서 문정원의 가치는 박스스코어 득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리시브가 흔들리면 세터 선택지가 줄고, 중앙 활용이 막히고, 결국 외국인 선수에게 무리한 공이 몰립니다. 문정원 계약은 그 연쇄 반응을 막겠다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배유나 잔류표 뒤에 붙은 트레이드

흥미로운 대목은 배유나입니다. FA 결과만 놓고 보면 배유나는 도로공사와 재계약했습니다. 그래서 ‘전원 잔류’라는 표현 자체는 공시표 기준으로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배유나는 현대건설로 이동했고, 도로공사는 세터 이수연을 받는 사인 앤 트레이드 형태를 택했습니다.

이 장면이 꽤 중요합니다. 도로공사는 베테랑 미들블로커를 그냥 놓친 게 아니라 계약 권리를 활용해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했습니다. 반대로 현대건설은 양효진 은퇴 이후 중앙 높이를 급하게 채워야 했습니다. 배유나를 FA로 직접 영입하면 보상 부담이 컸기 때문에, 양쪽 이해관계가 트레이드로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배유나는 2025-2026시즌 부상 이슈 속에서도 28경기, 103세트, 254득점을 남겼습니다. 전성기처럼 매 경기 압도하는 그림은 아니어도, 블로킹 타이밍과 속공 감각은 여전히 리그 상위권의 언어였습니다.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김세빈, 이지윤 같은 젊은 중앙 자원의 성장도 계산에 넣었을 겁니다.

전새얀 계약은 작지만 로스터에선 가볍지 않다

전새얀의 3천만 원 계약은 숫자만 보면 작아 보입니다. 그런데 로스터를 실제로 굴리는 팀 입장에서는 이런 계약이 꽤 중요합니다. 시즌은 주전 7명만으로 버티는 구조가 아닙니다. 백업 아웃사이드 히터가 서브, 수비, 짧은 교체 구간에서 버텨줘야 주전들의 체력 분배가 가능합니다.

특히 도로공사는 공격진 재편의 폭이 큰 팀입니다. 강소휘 중심의 공격 축을 어떻게 세울지, 박정아 복귀 이후 리시브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조합을 어디에 둘지가 모두 연결됩니다. 이럴 때 전새얀처럼 팀 시스템을 알고 있는 자원을 낮은 비용으로 남기는 선택은 샐러리캡 운영에서 꽤 실용적입니다.

2023년의 기억과 다른 2026년의 방식

도로공사 팬이라면 2023년 FA 시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직후 박정아와 정대영이 팀을 떠났고, 배유나와 문정원, 전새얀은 남았습니다. 우승의 여운이 남아 있던 팀이 곧바로 재편에 들어갔던 시즌이었습니다.

2026년은 표면적으로는 비슷합니다. 배유나, 문정원, 전새얀이라는 이름이 다시 등장했고, 계약 결과표에는 잔류가 찍혔습니다. 그런데 운영 방식은 더 능동적입니다. 남길 선수는 확실히 남기고, 트레이드 가치가 있는 선수는 다음 전력 보강으로 돌렸습니다. 감정적으로는 아쉬울 수 있지만, 숫자로 보면 도로공사가 다음 시즌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솔직히 팬 입장에서는 ‘전원 잔류’라는 문장이 주는 안정감이 있습니다. 익숙한 이름이 남는다는 건 팀의 기억이 이어진다는 뜻이니까요. 다만 이번 도로공사의 FA는 그 문장 하나로 끝낼 이야기는 아닙니다. 문정원에게 4억 원을 투자한 이유, 배유나를 계약 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판단, 전새얀을 낮은 비용으로 남긴 선택까지 같이 봐야 팀의 다음 그림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FA를 단순한 잔류 성공보다, 도로공사가 베테랑의 시간과 세대교체의 시간을 동시에 계산한 오프시즌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FA 3명 전원 잔류, 공시표만 믿고 다시 들여다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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