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건국 출전 기회 급감 기록을 뒤져보니

요즘 KIA 투수 기록을 넘겨보다가 김건국의 이름에서 손이 멈췄다. 2025년에는 26경기에 나왔는데, 2026년에는 6경기가 전부였다. 출전 기회가 급감했다는 말은 맞다. 그런데 2025년의 26경기를 꾸준한 입지로 읽어도 될까. 등판 날짜와 내용을 함께 보니 숫자의 느낌이 조금 달라졌다.
26경기에서 6경기로 줄어든 자리
KBO 기록실 기준 김건국은 KIA에서 2023년 6경기 16이닝, 2024년 20경기 34⅓이닝, 2025년 26경기 46이닝을 던졌다. 기회를 조금씩 넓혀 온 것처럼 보이는 흐름이다. 하지만 2026년 기록은 6경기 5⅔이닝에서 멈췄다. 전년보다 등판은 20경기, 투구 이닝은 40⅓이닝 줄었다.
2025년에는 불펜뿐 아니라 대체 선발로도 마운드에 올랐다. 7월 1일 SSG전에서는 4⅓이닝 2실점, 7월 31일 두산전에서는 4⅓이닝 1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진에 빈자리가 생겼을 때 몇 이닝을 맡길 수 있는 투수였다는 뜻이다. 반면 2026년의 1군 등판 6차례는 모두 구원이었다. 경기 수의 감소에 더해 맡은 역할의 폭도 좁아진 셈이다.
2025년의 기회가 안정적인 입지는 아니었다
그런데 2025년 성적을 보면 등판 수가 늘어난 만큼 신뢰가 쌓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평균자책점은 6.85, 이닝당 출루 허용을 보여주는 WHIP는 1.65였다. 46이닝 동안 피안타 59개와 피홈런 11개를 허용했다. 피홈런을 9이닝으로 환산하면 약 2.15개다. 긴 이닝을 맡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도, 실점 위험을 걱정할 만한 수치다.
2024년 역시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86, WHIP 1.81이었다. 2025년 수치가 일부 나아지기는 했지만 1군에서 확실한 자리를 굳혔다고 보기에는 부족했다. 선발과 불펜 사이를 오가는 투수는 팀 사정에 따라 호출될 수 있다. 동시에 선발진이 채워지거나 불펜 경쟁이 달라지면 가장 먼저 역할이 줄어들 수도 있다. 김건국의 2025년은 그 양면을 보여준다.
2026년에는 짧은 등판에서도 주자가 쌓였다
2026년 평균자책점은 7.94다. 다만 5⅔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으니 이 숫자 하나로 투구 내용을 단정하면 곤란하다. 내가 더 눈여겨본 건 29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내준 볼넷 5개다. 피안타 6개까지 합치면 짧은 이닝에 출루를 꽤 허용했다. 4월 29일 NC전에는 1이닝 무피안타였지만 볼넷 2개가 있었고, 5월 5일 한화전에는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결과가 괜찮은 날에도 주자 관리라는 숙제가 남아 있었던 셈이다.
1군 엔트리 기록도 흐름을 보여준다. KBO 기록실에서 확인되는 2026년 등록 기간은 두 차례, 합계 24일이다. 마지막 1군 등판은 6월 3일 롯데전이었고, 다음 날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후 정규시즌 종료까지 1군 등판 기록은 없다. 공개된 등판 기록만으로 그 이유를 부상이나 구위 저하 하나로 특정할 수는 없다. 다만 제한된 기회에서 주자를 적게 내보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분명하다.
퓨처스 기록은 다른 가능성도 남겼다
1군에서 기회가 끊겼다고 마운드 자체를 떠난 것은 아니다. KBO 퓨처스리그 일자별 기록을 보면 7월 15일 NC전에서 5이닝 무실점, 7월 30일 NC전에서도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후자의 경기에서는 승리투수가 됐다. 8월 12일 두산전에는 구원으로 2이닝 무실점을 던졌다. 선발과 구원을 모두 소화한 기록은 여전히 여러 방식으로 쓸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퓨처스에서의 무실점 경기가 곧바로 1군 경쟁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상대 타선도, 경기의 압박도 다르다. 김건국에게 필요한 장면은 한 경기의 좋은 평균자책점보다 짧은 1군 등판에서 볼넷을 줄이고, 주자가 나간 뒤에도 실점을 막는 투구일 것이다. 2025년에는 빈자리를 메우며 46이닝을 던졌고, 2026년에는 5⅔이닝에 그쳤다. 같은 투수를 두고 이만큼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야구 기록의 냉정한 부분이다. 그래도 퓨처스에서 남긴 이닝을 보면, 나는 그의 다음 기회가 생겼을 때 첫 타자를 어떻게 상대할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