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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경문·손혁 동반 퇴진을 보며 1년을 다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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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경문·손혁 동반 퇴진을 보며 1년을 다시 봤다

지난해 한화의 한국시리즈 경기를 보면서는 다음 시즌에도 그 마운드가 계속 강할 줄 알았다. 그런데 1년 뒤 순위표에는 9위가 적혔다. 2026년 10월 10일, 한화는 NC와 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김경문 감독과 손혁 단장의 계약 만료에 따른 동반 퇴진을 발표했다. 준우승의 기억이 아직 선명한데 두 사람이 함께 떠난다니, 팬으로서는 무엇이 그 사이에 달라졌는지 기록부터 다시 보게 된다.

83승에서 57승으로, 같은 144경기의 다른 풍경

한화는 2025년 정규시즌을 83승 57패 4무, 승률 0.593으로 마쳤다. 2위에 올라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도 진출했다. 2026년 성적은 57승 83패 4무, 승률 0.407이다. 승리와 패배의 숫자가 정확히 뒤집혔고, 승수는 26개 줄었다. 순위는 2위에서 9위로 내려갔다. 한 시즌의 부진이라는 말만으로 넘기기에는 낙차가 크다.

특히 올해 마지막 경기는 이 변화의 끝 장면처럼 남았다. 한화는 NC에 8대9로 졌고, 57승 83패로 144경기를 마쳤다. 한 점 차 패배 하나가 시즌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2025년에는 승리로 연결하던 경기를 2026년에는 얼마나 지켜냈는지 묻게 만든다. 야구에서 26승의 차이는 특정 선수 한 명의 슬럼프보다 선발, 불펜, 선수층이 함께 흔들렸는지를 따져봐야 할 숫자다.

폰세와 와이스가 떠난 자리는 컸다

2025년 한화 선발진의 중심에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있었다. 두 투수는 정규시즌에 각각 17승과 16승, 합계 33승을 거뒀다. 매번 같은 방식으로 이긴 것은 아니지만, 긴 이닝을 맡길 수 있는 선발 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음 경기의 불펜 운영까지 달라진다. 지난해 한화가 강했던 이유를 이야기할 때 이 두 이름을 빼기 어려운 까닭이다.

두 투수는 시즌 뒤 미국 무대로 떠났다. 불펜에서도 한승혁과 김범수가 이적했다. 선발의 이닝과 경기 후반의 아웃카운트를 담당하던 자리가 한꺼번에 비었다는 뜻이다. 2026년에는 새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 핵심 불펜의 난조까지 겹쳤다. 문동주의 부상도 선발 운영에 부담을 더했다. 작년 성적을 그대로 기대하기에는 마운드의 구성이 이미 크게 달라져 있었다.

그렇다고 전력 이탈만으로 9위를 설명할 수는 없다. 좋은 선수가 떠나는 일은 어느 팀에나 생긴다. 남은 선수로 어떻게 이닝을 나누고, 대체 자원을 얼마나 빨리 준비하며, 흔들리는 투수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느냐도 시즌 성적에 쌓인다. 기록은 공백의 크기를 보여주고, 순위는 그 공백을 메운 결과를 보여준다.

감독과 단장이 함께 떠난 이유를 보는 시선

김경문 감독은 2024년 6월 한화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이듬해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성과는 분명하다. 손혁 단장 역시 2022년 10월부터 선수단 구성을 맡아 그 시기의 전력에 관여했다. 두 사람의 시간을 2026년 9위만으로 지울 수는 없다. 반대로 2025년 준우승만으로 올해의 하락을 덮을 수도 없다.

현장에서 김 감독이 결정한 투수 기용과 선수 운영, 프런트가 맡은 영입과 전력 보강은 서로 이어져 있다. 그래서 이번 동반 퇴진을 한 사람에게 책임을 몰아주는 이야기로 읽고 싶지는 않다. 구단이 밝힌 공식적인 이별의 사유는 두 사람의 계약 만료다. 다만 준우승 다음 해 9위라는 성적 앞에서 현장과 프런트가 모두 새 출발을 하게 됐다는 점은 무겁다.

다음 시즌을 볼 때 확인하고 싶은 숫자

새 감독과 단장의 이름이 정해져도 곧바로 승수가 돌아오지는 않는다. 먼저 볼 것은 선발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닝을 책임지는지다. 선발이 일찍 내려오면 불펜은 연투가 늘고, 접전에서 쓸 수 있는 선택지도 줄어든다. 올해 한화를 보며 실감한 것은 특정 경기의 실점보다 그런 부담이 시즌 내내 이어질 때의 파급력이다.

또 하나는 젊은 투수들에게 맡길 역할이 선명해지는지다. 유망주가 있다는 사실과 144경기를 버틸 선수층을 갖췄다는 말은 다르다. 다음 시즌 초반에는 승패와 함께 선발 이닝, 불펜의 접전 투입, 부상자가 생겼을 때의 대체 기용을 유심히 볼 생각이다. 한화가 2025년의 83승을 당장 되찾을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올해의 57승이 왜 나왔는지 놓치지 않는 것, 그게 다시 강해지는 과정을 읽는 출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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