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포수 2명 방출 소식을 듣고 기록을 다시 봤다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LG의 선수단 명단을 다시 보다가 포수 이름 두 개에서 눈이 멈췄다. 10월 22일 LG는 선수 11명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그중 포수는 김준태와 김민수였다. 주전 박동원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시점이라 더 눈길이 간다. 그런데 두 선수의 이탈이 당장 1군 경기 운영을 얼마나 바꾸는지는 기록을 나눠 봐야 한다.
떠나는 두 포수의 이름보다 올해 출전 기록이 먼저 보였다
김준태는 롯데와 KT를 거쳐 LG에 왔다. 1군 통산 520경기를 뛴 만큼 포수로서 쌓은 경험은 가볍지 않다. 김민수도 1군 통산 164경기 출전 기록이 있다. 둘 다 어린 선수가 채우기 어려운 시간을 경기장에서 보낸 포수다.
하지만 2026년 LG에서 맡은 몫은 달랐다. 김준태는 올해 1군 출장 기록이 없고 퓨처스리그에서도 5경기에 나섰다. 김민수의 1군 출전은 4경기였다. 통산 경기 수만 보면 포수진의 큰 축이 빠진 듯하지만, 이번 시즌의 실제 기용을 보면 이미 1군 중심에서는 멀어져 있었다. 방출의 의미를 읽을 때 경력과 올해 역할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방출 발표가 준플레이오프 탈락 직후에 나왔다고 해서 그 결과만으로 두 포수의 거취를 설명하기도 어렵다. LG는 2026년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패했다. 시즌의 끝은 아쉬웠지만, 포수 두 명의 재계약 여부는 한 시리즈의 승패보다 다음 시즌 선수단 구성과 더 밀접한 선택으로 보인다.
올해 1군 마스크는 이미 박동원과 이주헌이 나눴다
숫자를 더 좁혀 보면 현재 LG 포수진의 중심이 선명해진다. 박동원은 올해 128경기에서 포수로 915⅔이닝을 뛰었다. 한 시즌 내내 마스크를 쓴 시간이 상당하다. 이주헌은 76경기에 출전해 포수 수비 346이닝을 소화했다. LG가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등록한 포수도 이 두 명이었다.
이주헌이 백업 역할을 넓힌 덕분에 김준태와 김민수의 1군 출전 기회는 적었다. 그렇다고 이주헌 한 명의 성장만으로 포수 문제가 모두 풀렸다고 보기는 이르다. 백업으로 346이닝을 맡는 일과 주전으로 긴 시즌을 책임지는 일은 다르다. 선발투수마다 공의 움직임과 경기 운영 방식이 다르고, 포수는 타격이 풀리지 않는 날에도 수비에서 자신의 몫을 해야 한다.
올해 박동원의 타율은 0.225, 홈런은 14개였다. 타석의 성적은 이전보다 떨어졌지만 수비 이닝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포수를 볼 때 타율 하나로 평가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타격 반등도 필요하지만, LG로서는 박동원이 맡아 온 수비 이닝을 누가 어떻게 나눌지도 계산해야 한다.
박동원의 FA와 포수 2명 방출은 따로 읽어야 한다
김준태와 김민수의 방출 소식에 박동원의 FA 자격이 겹치면서 여러 예상이 나온다. 다만 10월 28일 현재 박동원의 잔류 여부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구단도 베테랑 포수 두 명의 이탈과 박동원의 거취는 별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만으로 박동원의 다음 팀이나 LG의 영입을 단정할 근거는 없다.
두 선수가 빠지면서 선배 포수에게 맡길 수 있던 비상시 선택지는 줄었다. 박동원이 남더라도 휴식일과 부상 변수에 대비할 포수는 필요하다. 반대로 박동원이 떠난다면 이주헌의 역할은 훨씬 빨리 커진다. 같은 방출 발표라도 FA 협상 결과에 따라 다음 시즌 선수단에 주는 무게가 달라진다.
LG가 다른 팀에서 나온 베테랑 포수를 살펴볼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대목과 이어진다. 외부 포수 검토는 백업 경험을 보충할 방법 중 하나다. 실제 영입이 이뤄졌다고 받아들일 단계는 아니다. 지금 확인된 사실은 두 선수와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발표와, 구단이 이후 포수 구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까지다.
젊은 포수들에게 열리는 자리, 필요한 시간도 있다
LG에는 이주헌 뒤를 준비할 젊은 포수들이 있다. 김범석과 김성우는 군 복무 뒤 복귀를 앞두고 있고, 202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포수 김동주와 전율빈을 지명했다. 선수가 있다는 것과 곧바로 1군에서 안정적으로 뛸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새 포수가 투수진과 호흡을 맞추고 경기마다 수비 경험을 쌓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음에 볼 숫자는 단순한 포수 등록 인원보다 실제 출전 이닝이다. 이주헌의 수비 이닝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박동원의 거취가 정해진 뒤 그 이닝을 어떻게 배분하는지에 따라 이번 선택의 방향이 또렷해질 것이다. 퓨처스리그에서 누가 꾸준히 마스크를 쓰는지도 함께 보고 싶다.
김준태와 김민수의 방출은 올해 1군 주전 자리가 한꺼번에 빈 사건은 아니다. 그래도 긴 시즌에 대비해 쌓아둘 경험 많은 포수 카드 두 장이 사라진 일은 맞다. LG가 그 빈자리를 누구에게, 어느 속도로 맡길지. 팬으로서는 겨울의 이름값보다 다음 시즌 포수들이 실제로 받아 낼 이닝을 기다리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