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전이 갈렸다

경기 기록을 다시 보다가 한동안 1회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2026년 10월 18일 광주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KIA의 6대3 승리로 끝났다. 그런데 3점 차라는 최종 점수만 보면 이 경기의 무게중심이 언제 움직였는지 놓치기 쉽다. KIA는 첫 공격에서 5점을 냈고, LG는 남은 8이닝 동안 그 차이를 끝내 지우지 못했다.
1회말에 몰아친 5점은 어떻게 나왔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1사 후 박재현이 안타로 나가 도루에 성공했고, 김도영이 볼넷을 골랐다. 주자 두 명을 둔 상황에서 카스트로의 적시타가 선취점을 만들었다. 이어 나성범, 김선빈, 한준수가 연달아 2루타를 때렸다. 한 타자의 장타로 갑자기 벌어진 점수가 아니라 출루와 적시타가 끊기지 않으면서 만들어진 5점이었다.
KIA는 그 이닝에만 안타 6개를 쳤다. 이데일리가 전한 경기 기록에 따르면 5타자 연속 안타와 7타자 연속 출루는 준플레이오프 최다 타이기록이다. 첫 공격의 집중력이 얼마나 이례적이었는지 보여주는 숫자다. 특히 하주석의 안타까지 이어진 뒤 LG는 선발 임찬규를 내리고 존 케네디를 투입했다. 임찬규가 잡은 아웃카운트는 하나, 허용한 점수는 5점이었다. 정규시즌 성적이 좋아도 짧은 시리즈의 한 이닝은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LG의 9안타가 3점에 그친 이유
흥미로운 대목은 팀 안타 수다. LG가 9개로 KIA의 8개보다 하나 많았다. 양 팀 모두 실책이 없었던 경기였으니, 결과를 수비 실수 하나로 설명할 수도 없다. LG는 안타를 점수로 묶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KIA는 가장 좋은 기회를 1회에 한꺼번에 살렸다. 같은 안타라도 언제, 누구 앞에서 나오느냐가 승부를 바꾼 셈이다.
LG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3회 박동원의 2루타 뒤 구본혁의 적시타로 첫 점수를 냈다. 5회에는 오지환과 구본혁이 만든 기회에서 박해민이 적시타를 보태 5대2까지 따라갔다. 박해민은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꾸준히 출루했고, 구본혁도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다만 한 이닝에 추격을 크게 붙일 만큼 타선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3회와 5회에 한 점씩 내는 동안 KIA의 첫 이닝 5점은 계속 스코어보드에 남아 있었다.
올러의 6이닝과 KIA가 지킨 리드
KIA 선발 애덤 올러는 6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하고 2실점했다. 완벽하게 주자를 막은 투구는 아니었다. 그래도 LG가 조금씩 점수를 되찾는 동안 추가 실점을 억제하며 선발의 몫을 채웠다. 1회에 크게 앞선 팀이라도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불펜 운영이 급해진다. 올러의 6이닝은 KIA가 초반 리드를 끝까지 활용할 시간을 벌어줬다.
7회말 나성범의 희생플라이로 KIA가 한 점을 더한 장면도 작지 않았다. LG가 두 점을 따라붙어 5대2가 된 뒤였는데, 점수 차가 다시 네 점으로 벌어졌다. LG는 8회 문정빈의 적시타로 6대3까지 쫓아갔다. 이어 2사 1, 2루에서 한 번 더 연결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재원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KIA 전상현은 그 위기를 넘긴 뒤 9회까지 책임졌다. LG로서는 안타 수보다 그 득점 기회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경기다.
두 경기 연속 패배가 남긴 흐름
KIA는 전날 1차전을 5대1로 이겼고, 이날 승리로 5전 3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챙겼다. 2차전 직후 기준으로는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이 더 필요했고, LG는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했다. 이 차이는 승패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KIA는 두 경기 연속 선발투수가 버텨주는 동안 필요한 점수를 냈고, LG는 2차전에서 안타 9개를 기록하고도 초반에 벌어진 간격을 줄이지 못했다.
내 눈에는 이 경기가 ‘선발이 흔들렸다’는 말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박재현의 출루와 도루, 김도영의 볼넷, 뒤이어 나온 연속 적시타가 1회에 차례로 맞물렸다. 반대로 LG는 박해민과 구본혁이 안타를 쌓았지만 추격의 한 방이 이어지지 않았다. 6대3이라는 점수 뒤에는 공격 기회를 한 번에 모아 쓴 팀과 여러 번 나눠 쓴 팀의 차이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