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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140골 챔스 역대 득점 1위를 다시 보게 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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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140골 챔스 역대 득점 1위를 다시 보게 된 밤

얼마 전 챔피언스리그 역대 득점 기록을 다시 보다가 호날두의 140골에서 한참 눈이 멈췄다. 숫자가 워낙 커서 처음엔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그런데 시즌과 상대를 따라가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첫 골까지 오래 걸렸고,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경기당 한 골 넘게 넣었으며, 우승이 걸린 봄마다 득점 속도를 끌어올렸다. 그래서 이 기록은 총량만 보고 지나치기 아깝다.

첫 10골까지 37경기, 출발은 의외로 느렸다

UEFA가 집계한 호날두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기록은 183경기 140골이다. 경기당 약 0.77골. 그런데 처음부터 이 속도였던 건 아니다. 200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본선에 데뷔한 뒤, 첫 득점은 2007년 4월 로마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그날 팀은 7대1로 이겼고 호날두도 두 골을 넣었다.

첫 10골을 채우는 데는 37경기가 걸렸다. 20골까지는 56경기였다. 지금의 140골을 알고 초기 기록을 보면 조금 낯설다. 당시 호날두는 측면에서 돌파와 크로스로 경기에 관여하는 시간이 많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슈팅을 마무리하는 역할의 비중이 커졌고, 득점 곡선도 가팔라졌다. 2007/08시즌에는 8골로 대회 득점왕에 올랐고 맨유의 우승까지 함께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105골이 기록을 밀어 올렸다

구단별로 나누면 변화가 더 선명하다. 맨유에서 59경기 21골, 레알 마드리드에서 101경기 105골, 유벤투스에서 23경기 14골이다. 전체 140골 중 정확히 75%가 레알 시절에 나왔다. 레알에서의 평균은 경기당 약 1.04골. 유럽 최상위 무대에서 100경기 넘게 뛰며 한 경기당 한 골 이상을 유지했다는 뜻이다.

특히 2013/14시즌의 17골은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어 2015/16시즌에는 16골, 2017/18시즌에는 15골을 넣었다. 한 번 크게 터진 시즌만으로 140골에 도달한 게 아니다. 높은 득점력을 여러 해 반복한 결과다. UEFA 기록상 시즌 득점왕도 일곱 차례다. 2014/15시즌에는 메시, 네이마르와 공동 1위였다.

여기에는 팀의 힘도 분명 작용했다. 레알은 호날두가 뛴 동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네 번 차지했고, 그만큼 깊은 라운드의 경기를 자주 치렀다. 다만 출전 기회가 많다는 설명만으로 101경기 105골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기회를 꾸준히 골로 바꾼 생산성이 함께 있어야 가능한 수치다.

봄의 10골이 보여준 득점왕의 방식

내가 가장 자주 되돌아보는 시즌은 2016/17이다. 8강에 들어갈 때만 해도 호날두의 대회 득점은 2골이었다. 그런데 바이에른 뮌헨과의 8강 두 경기에서 5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4강에서 3골을 넣었다. 결승에서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2골을 더했다. 8강부터 결승까지 10골, 시즌 전체로는 12골이다.

토너먼트 득점은 상대의 수비 준비가 촘촘해지고 한 장면의 무게가 커진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호날두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통산 득점은 67골로, 전체의 거의 절반에 이른다. 2016/17시즌은 그 숫자가 어떤 경기에서 쌓였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8강 전의 흐름만 봤다면 그가 그 시즌 득점왕까지 차지할 거라고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140골을 채운 발과 머리, 그리고 시간

득점 방식에도 호날두다운 변화가 담겨 있다. UEFA의 분류에 따르면 오른발 96골, 왼발 19골, 헤더 25골이다. 오른발 골 가운데 페널티킥은 19골이며, 직접 프리킥 득점은 12골이다. 흔히 떠올리는 강한 오른발 슈팅이 중심이지만 헤더만으로도 25골을 넣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움직이며 마무리의 종류를 넓혀 간 선수라는 인상이 숫자로도 확인된다.

총 출전 시간은 1만 5937분으로, 약 114분마다 한 골을 넣은 셈이다. 물론 이 평균 하나로 모든 경기를 설명할 수는 없다. 골이 몰린 날도 있고 득점 없이 끝난 밤도 있다. 그래도 18년 넘게 이어진 챔피언스리그 여정 전체에 이 수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은 놀랍다. 리오넬 메시의 본선 129골과 비교하면 11골 앞선다. 두 선수의 방식은 달랐지만 오랜 기간 나란히 득점 경쟁을 이어갔기에 140이라는 숫자의 무게도 더 또렷해졌다.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섯 번 우승했고, 세 번의 서로 다른 결승에서 골을 넣었다. 하지만 내게 더 오래 남는 장면은 우승 횟수 자체보다 2017년 봄에 득점 흐름을 뒤집던 모습이다. 140골은 한 경기의 폭발력에 긴 시간의 반복이 더해진 기록이다. 다음에 역대 득점표를 볼 때도 나는 맨 위의 숫자에서 잠깐 멈춘 뒤, 그 아래 숨어 있는 경기들을 떠올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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