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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대표팀 두고 폭탄발언을 듣고 경기를 다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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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대표팀 두고 폭탄발언을 듣고 경기를 다시 봤다

베네수엘라전이 끝난 뒤 황인범의 인터뷰를 보고 경기 기록을 다시 펼쳤다. 0대0이라는 결과만 봤을 때보다 마음에 걸린 건 그가 꺼낸 말이었다. 대표팀에서 약 9년을 뛰는 동안 바뀌어야 할 것들이 잘 바뀌지 않았고,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강한 표현이 붙을 만한 발언이지만, 그 말이 나온 경기 흐름부터 봐야 정확히 들린다.

0대0보다 답답했던 전반 30분

대한축구협회 경기 기록을 보면 한국은 9월 24일 에콰도르에 3대0으로 이긴 뒤, 28일 우루과이에 1대4로 졌다. 그리고 10월 2일 울산에서 베네수엘라와 0대0으로 비겼다. 세 경기의 득점은 4골, 실점은 4골이다. 합계만 보면 균형이지만, 경기마다 공격이 작동한 모습은 크게 달랐다.

스포티비뉴스의 베네수엘라전 현장 취재에 따르면 한국은 전반 30분이 넘도록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홈에서 열린 평가전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꽤 긴 침묵이다. 공을 전진시키고 상대 수비를 흔들어 슈팅까지 이어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황인범이 뛴 경기라서 더 눈길이 갔다. 중원에서 공을 연결하는 선수 한 명이 들어왔다고 공격 전체의 움직임이 곧바로 살아나지는 않았다.

황인범은 부상 탓에 앞선 에콰도르전과 우루과이전에 뛰지 못했고, 베네수엘라전이 복귀 경기였다. 그는 경기 뒤 운동량이 부족해 뛰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복귀 선수 개인의 몸 상태와 팀 전체의 공격 문제를 한데 묶어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그가 직접 뛰면서 느낀 답답함이 인터뷰에 담겼다는 점은 읽힌다.

황인범이 말한 변화는 경기장 밖까지 닿았다

황인범은 베네수엘라전 직후 축구적인 부분뿐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장의 부재와 임시 감독 체제도 언급했다. 문제를 느끼면서도 누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답을 찾지 못했다는 말에는 선수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에 대한 피로감이 묻어났다.

그렇다고 이 발언을 감독을 향한 단순한 불만으로 읽으면 맥락이 좁아진다. 황인범은 같은 인터뷰에서 김민재가 수비진의 부담을 말한 데 공감하며, 자신을 포함한 앞쪽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했다. 동료나 운영진을 지적하는 말과 자기 책임을 인정하는 말이 함께 나온 것이다. 그래서 이 인터뷰는 한 경기의 무승부에 화가 난 선수의 반응이라기보다, 오래 쌓인 고민이 경기 뒤에 드러난 장면에 가깝게 들린다.

은퇴설이 번졌지만 본인의 설명은 달랐다

10월 6일 우즈베키스탄전 뒤에는 황인범, 김민재, 황희찬이 함께 있는 모습과 일부 보도가 겹치며 대표팀 은퇴설까지 나왔다. 그런데 황인범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은퇴를 확정해 말하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에 오면 어느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뛴다고 설명했고, 11월 소집 여부는 감독이 선택할 일이라고 답했다. 은퇴를 염두에 둔 감정과 실제 은퇴 선언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앞서 한 임시 감독 관련 발언도 직접 풀어 말했다. 임시 감독이니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뜻은 전혀 아니었고, 앞으로 중요한 대회를 준비하면서 감독 체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을 걱정했다는 설명이다. 표현이 애매했다며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도 했다. 첫 인터뷰만 잘라 읽었을 때보다 생각의 방향이 분명해진 대목이다.

2대0 승리 뒤에도 남은 관전 지점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2대0으로 이겼다. 대한축구협회 기록상 9월과 10월의 네 차례 평가전 성적은 2승 1무 1패, 6득점 5실점이다. 마지막 경기를 이기면서 분위기를 돌릴 계기는 만들었다. 하지만 네 경기의 득실 합계만으로 우루과이전의 대량 실점이나 베네수엘라전의 긴 공격 침묵이 해결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다음 경기에서 보고 싶은 건 황인범 개인의 패스 숫자 하나보다 공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압박을 받는 중원에 받을 선수가 얼마나 빨리 나타나는지, 공격이 막혔을 때 뒤로 물러선 선수들이 다시 전진할 길을 만드는지, 공을 잃은 뒤 앞쪽 선수들이 함께 수비에 가담하는지 말이다. 이런 장면이 늘어나야 수비진의 부담도 줄고, 중원 선수에게 몰리는 책임도 나뉜다.

황인범의 말을 듣고 나니 0대0이라는 숫자가 다르게 보였다. 침묵한 30분,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의 체력, 그리고 경기장 밖의 불확실성이 그 뒤에 있었다. 다음 승리가 반가우면서도, 그가 말한 변화가 경기 흐름 속에서 꾸준히 보일 때 더 마음 놓고 박수를 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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