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프로의 4승을 따라가니 반등의 이유가 보였다

얼마 전 김주형프로의 2026년 스코틀랜드 오픈 최종 라운드 기록을 다시 봤다. 64타, 보기 0개. 우승 소식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2025년의 부진을 지나 마지막 날 한 타도 잃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데뷔 초에는 무서운 신인으로 불렸고, 한동안은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네 번째 PGA 투어 우승은 그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묻게 만든다.
첫 우승은 첫 홀의 8타에서 시작됐다
2022년 윈덤 챔피언십 첫날, 김주형은 첫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적었다. 파보다 네 타를 더 친 셈이다. 그런데 나흘 뒤 성적표는 20언더파 260타, 5타 차 우승이었다. 마지막 날에는 61타를 쳤다. PGA 투어 기록에서 첫 홀 쿼드러플 보기 뒤 우승한 사례라는 점도 독특하지만, 팬으로서 더 흥미로운 건 그 실수를 한 주 전체의 흐름으로 키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골프는 한 홀의 손실을 다음 홀에서 단번에 만회하려다 스코어가 더 무너지기 쉽다. 그 대회에서 김주형은 첫날 67타로 돌아왔고, 이어 64타와 68타를 친 뒤 마지막 날 승부를 끝냈다. 61타 한 번으로 우승했다고 보기에는 앞선 사흘의 회복 과정이 너무 중요하다. 기록을 따라가면 폭발력과 함께 나쁜 출발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보인다.
빠른 3승 뒤에 성적표가 가르쳐준 것
윈덤 우승 두 달 뒤인 2022년 10월, 김주형은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다시 이겼다. 2023년 같은 대회에서는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했다. PGA 투어 3승을 워낙 빨리 쌓아서, 이후 우승이 없는 기간이 실제보다 길게 느껴졌을 법하다. 하지만 2024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성적을 보면 경쟁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스코티 셰플러와 나란히 22언더파 258타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고, 연장 첫 홀에서 준우승했다.
진짜 고비는 2025년이었다. PGA 투어에 따르면 그해 김주형은 톱25에 두 번만 들었고, 처음으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우승 여부만 보면 2024년과 2025년을 같은 무관 시즌으로 묶기 쉽다. 그런데 연장전까지 간 준우승과 톱25 두 차례는 전혀 다른 성적표다. 숫자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침체가 언제 뚜렷해졌는지 보인다.
2026년 반등은 아이언 기록에서 먼저 보였다
2026년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직전 PGA 투어 자료에서 김주형의 그린 공략 이득 타수는 라운드당 0.562타로 투어 11위였다. 같은 시점 티샷 이득 타수는 마이너스 0.119타로 104위, 퍼팅은 마이너스 0.130타로 102위였다. 이득 타수는 같은 상황의 투어 선수들과 비교해 몇 타를 벌거나 잃었는지를 나타낸다. 즉 당시 기록은 모든 부분이 고르게 좋아졌다는 그림보다, 아이언 샷이 먼저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그림에 가깝다.
직전 다섯 번의 출전만 따로 보면 그린 공략 이득 타수는 라운드당 0.966타였다. 시즌 평균보다 높았다. 근데 좋은 아이언 샷만으로 우승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짧은 퍼트를 놓치거나 마지막 날 타수를 잃으면 앞선 사흘의 이득이 사라진다. 그래서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눈여겨볼 숫자는 우승 합계와 함께 최종 라운드의 보기 0개다.
스코틀랜드의 64타가 남긴 다음 관전 포인트
김주형은 2026년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65·66·68·64타를 쳐 17언더파 263타로 우승했다. 2위 이민우와는 2타 차이였다. 마지막 날 보기 없이 6타를 줄였고, 이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승수는 4승이 됐다. 2023년 가을 슈라이너스 대회 이후 거의 3년 만의 투어 우승이었다.
이번 우승을 지켜보며 2022년 윈덤의 61타가 다시 떠올랐다. 그때는 큰 실수 뒤에도 몰아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번에는 긴 부진 뒤에 좋아진 아이언 샷을 우승 스코어로 연결했다. 앞으로는 그린 공략의 강세가 여러 코스에서 이어지는지, 티샷과 퍼팅 기록도 따라오는지를 보고 싶다. 김주형프로의 다음 성적표가 궁금한 이유는 네 번째 우승 자체보다 그 숫자들이 이어질 방식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