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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배구를 다시 보니 한 번의 서브가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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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배구를 다시 보니 한 번의 서브가 오래 남았다

얼마 전 한국도로공사 경기를 다시 보는데, 득점표보다 교체 투입 장면에 눈이 갔다. 이예은이 코트에 들어서면 공격 한 방보다 서브 한 차례가 먼저 기대된다. 짧게 뛰는 선수를 기록으로 읽기 어려운 이유도 거기에 있다. 1득점이라는 숫자는 같아도, 언제 들어와 어떤 흐름을 흔들었는지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이름을 남긴 서브

이예은은 제천여고를 거쳐 2022~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됐다. 신인 시즌 가장 선명하게 남은 장면은 2023년 4월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다. 도로공사가 시리즈 2패를 안고 치른 경기였다.

2세트에 원포인트 서버로 투입된 이예은은 서브 에이스 2개를 기록했다. 도로공사는 그 경기를 3대 1로 이겼고, 이후 두 경기까지 잡아 시리즈를 뒤집었다. 우승을 서브 두 개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박정아를 비롯한 선수들의 득점과 수비가 쌓여야 가능한 결과다. 다만 벼랑 끝 경기에서 신인의 서브가 흐름을 바꾼 장면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서브 에이스는 상대가 공을 받아 올리지 못했을 때만 기록된다. 하지만 받아 올린 공이 흔들려 세터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그런 서브는 득점표에 이예은의 점수로 남지 않는다. 그래서 그날의 2득점을 볼 때도, 서브 뒤 상대가 어떤 공격을 할 수 있었는지 함께 떠올리게 된다.

2026년 현대건설전에서 다시 드러난 역할

2025~2026시즌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2026년 2월 24일 현대건설 원정에서 도로공사는 1세트 중반 12대 18로 뒤져 있었다. 이예은이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와 서브 에이스 두 개를 기록했고, 도로공사는 16대 18까지 따라붙었다. 그 세트는 현대건설이 26대 24로 가져갔고, 경기도 3대 2로 이겼다.

패배한 경기의 한 장면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역할이 또렷하다. 6점 차를 좁혀 듀스까지 가는 과정에서 서브가 반격의 출발점이 됐다. 동시에 그 장면만으로 이예은이 승부를 지배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서브가 들어간 뒤 블로킹과 수비, 다음 공격이 이어져야 점수 차가 줄어든다. 한 선수의 강점이 팀의 움직임과 맞물린 사례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당시 경기 보도에서는 이예은의 까다로운 무회전 서브를 짚었다. 공이 빠르게 떨어지거나 예상한 궤적에서 벗어나면 리시버는 자세를 잡는 데 애를 먹는다. 에이스가 나오지 않더라도 첫 패스가 네트에서 멀어지면 상대의 빠른 공격은 어려워질 수 있다. 서브를 볼 때 공의 속도만큼 리시버의 첫 동작과 세터가 공을 받는 위치가 흥미로운 이유다.

득점 1점의 크기는 출전 시간에 따라 다르다

한국배구연맹 경기 기록을 보면 2026년 3월 17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이예은은 교체로 투입돼 서브 득점 1점을 올렸다. 도로공사는 그날 0대 3으로 졌다. 한 경기의 팀 득점이나 선수 개인의 총득점만 훑으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숫자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등록된 이예은이지만, 이 경기 기록만으로 공격과 리시브까지 폭넓게 평가할 수는 없다. 출전 시간이 짧고 맡은 임무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공격을 거의 시도하지 않은 선수의 공격 성공률이 비어 있다고 해서 공격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서브 에이스 한 개만으로 매 경기 흐름을 바꿀 것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

원포인트 서버의 기록은 투입 당시 점수와 함께 읽어야 한다. 10점대 중반에 긴 서브 차례를 만들었는지, 20점 이후 팽팽한 상황에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는지에 따라 같은 1득점도 다르게 느껴진다. 물론 그 느낌을 실력 평가로 굳히려면 여러 경기의 서브 시도와 범실, 상대의 첫 공격까지 더 봐야 한다.

다음 경기에서 눈여겨볼 숫자와 장면

이예은의 출전 기록을 볼 때 나는 먼저 서브 득점과 범실을 나란히 본다. 공격적인 서브는 상대를 흔들 기회가 있지만, 네트를 넘기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점수를 내준다. 에이스만 세면 좋은 장면만 남고, 범실만 세면 서브로 만든 압박이 사라진다.

그다음은 서브 직후의 랠리다. 상대 리시브가 안정됐는지, 세터가 움직이면서 토스했는지, 도로공사가 블로킹 위치를 잡을 시간을 벌었는지 보면 숫자 뒤의 과정이 보인다. 특히 교체 투입 선수에게는 짧은 시간 안에 경기 속도에 적응하는 일도 중요하다. 서브 한 번을 위해 들어왔다가 곧바로 빠지는 역할은 눈에 보이는 출전 시간보다 긴장감이 크다.

이예은 배구를 따라가다 보면 화려한 개인 득점 기록보다 특정 순간의 쓰임새가 먼저 보인다. 2023년 챔피언결정전과 2026년 현대건설전은 결과가 달랐지만, 서브로 팀의 반격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으로 출전 시간이 늘어날지, 다른 역할까지 넓혀 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은 이예은이 공을 손에 쥐는 순간 상대 리시브 라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부터 보는 게 가장 재미있다.

이예은 배구를 다시 보니 한 번의 서브가 오래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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