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타이거즈 황대인 잔류 이유를 기록으로 다시 봤다

황대인 이름을 선수 명단에서 볼 때마다 2022년 타점 기록이 먼저 떠오른다. 그해 91타점을 올린 타자가 2026년에는 1군에서 안타 하나를 치지 못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KIA가 왜 계속 기회를 줬는지 궁금할 만하다. 다만 구단이 황대인의 잔류 이유를 공식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니다. 기록과 실제 기용 장면을 맞춰 보면 어떤 가능성을 남겨뒀는지 읽힌다.
91타점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황대인은 2022년 129경기에서 타율 0.256, 1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91타점은 그 시즌 리그 10위였다. 홈런 14개만 보면 압도적인 거포 성적은 아니다. 그래도 한 시즌 동안 꾸준히 타석을 맡으며 주자를 불러들인 경험이 있다. KIA가 황대인을 평가할 때 그해를 완전히 지우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91타점에는 앞선 타자들의 출루와 타순 같은 환경도 작용한다. 그 숫자만으로 지금도 중심 타선을 맡길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제로 2023년에는 60경기 타율 0.213, 5홈런, 26타점으로 내려앉았다. 2024년에는 개막 직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규시즌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좋았던 한 시즌과 이후의 하락세를 함께 봐야 황대인의 현재 위치가 보인다.
자리 하나가 비었을 때 떠오른 오른손 1루수
황대인의 쓰임새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장면은 2026년 6월 13일이었다. KIA는 외국인 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가 떠난 뒤 황대인을 그해 처음 1군에 올렸고, 곧바로 두산전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이범호 감독은 당시 퓨처스팀에서 타격이 가장 좋다는 보고를 받았고, 상대 좌완 투수와 이어질 좌완 선발들을 고려해 오른손 타자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은 잔류 이유를 읽는 데 꽤 중요하다. 황대인이 확실한 주전이라서 부른 게 아니라, 1루 자리가 필요하고 우타 카드가 필요한 순간 선택지에 있었다는 뜻이다. 긴 시즌에는 주전의 부상과 부진, 외국인 선수 교체가 겹친다. 그때 1루를 맡을 수 있는 오른손 타자를 팀 안에 두는 가치는 있다. 당시 선발 기용은 KIA가 적어도 한 번은 그 가능성을 실전에서 확인하려 했다는 근거다.
퓨처스 성적은 가능성을 남겼지만
2026년 KBO 퓨처스리그 기록에서 황대인은 39경기 116타수 35안타, 타율 0.302를 남겼다. 홈런은 4개, 타점은 25개였고 출루율 0.410에 장타율 0.440을 기록했다. 21개의 볼넷을 얻은 점도 눈에 들어온다. 퓨처스 무대에서는 타석에서 결과를 만들고 있었다는 얘기다.
근데 1군 기록은 냉정하다. 2026년 10경기 13타석에서 11타수 무안타, 볼넷 2개였다. 타율 0.000과 OPS 0.154는 표본이 작다는 점을 감안해도 반등의 증거로 삼기 어렵다. 2025년에도 18경기에서 타율 0.189, 1홈런에 머물렀다. 퓨처스에서 친다는 사실과 1군 투수를 상대로 타구를 만들어낸다는 사실 사이에 아직 간격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잔류를 곧 주전 신뢰로 해석하면 이야기가 어긋난다. 퓨처스 성적은 다시 불러볼 근거였고, 1군 성적은 그 실험이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결과다. 두 숫자를 함께 놓아야 구단의 선택도, 팬들의 답답함도 이해된다.
남아 있는 이유와 앞으로 남을 이유는 다르다
KBO 선수 정보에 나온 황대인의 2026년 연봉은 5,500만 원이다. 과거 1군에서 한 시즌 91타점을 기록했고, 퓨처스에서는 타격 성적을 유지했으며, 필요할 때 오른손 1루수로 불러 쓸 수 있는 선수다. 이런 이력과 역할, 연봉을 함께 고려하면 KIA가 2026년까지 황대인을 보유하며 기회를 준 선택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공개된 기록과 기용을 바탕으로 한 해석이지, 구단이 발표한 계약 사유는 아니다.
2027년 잔류까지 확정된 이야기로 넓혀서는 안 된다. 판단 기준도 결국 1군 타석에 있다. 황대인에게 필요한 건 2022년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설명보다, 다음 기회에 안타와 장타를 쌓아 실제 전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차이를 지켜보는 게 황대인의 기록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