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젠트
스포츠의 모든것

손아섭의 2655안타를 다시 보게 된 이유

Last Updated :
손아섭의 2655안타를 다시 보게 된 이유

요즘 손아섭의 기록표를 다시 펼쳐볼 때마다 시선이 오래 머문다. 통산 2655안타. 그 숫자만 보면 여전히 대단한 타자다. 그런데 2026년 한 시즌의 37안타를 바로 옆에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랫동안 안타를 쌓아 온 선수에게 올해는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 기록의 크기와 지금의 경기력을 함께 봐야 손아섭의 현재가 보인다.

한 번의 폭발보다 오래 이어진 안타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서 데뷔했다. KBO 기록을 보면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4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쳤다. 그중 2016년부터 2023년까지는 8시즌 연속 150안타를 넘겼다. 한 시즌 잘 치는 선수는 많지만, 부상과 부진, 상대의 분석을 거치면서도 해마다 그만큼의 안타를 내는 일은 드물다.

최다 안타 타이틀도 2012년, 2013년, 2017년, 2023년 네 차례 차지했다. 특히 2023년 NC에서 기록한 187안타와 타율 0.339는 손아섭을 다시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당시 홈런은 5개였다. 그의 가치를 홈런 수로 읽으면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많은 타석을 소화하면서 꾸준히 출루하고, 타선에 다음 기회를 넘기는 쪽에 강점이 있었다.

2023년 출루율은 0.393, 장타율은 0.443이었다. 안타만 많이 친 게 아니라 출루와 장타 생산도 함께 이뤄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손아섭의 통산 안타는 단순히 오래 뛰어서 얻은 숫자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오랜 기간 주전 자리를 지킬 만큼의 생산력이 숫자 밑에 깔려 있다.

2505번째 안타가 남긴 장면

기록의 분기점은 2024년 6월 20일이었다. 손아섭은 잠실 두산전에서 통산 2505번째 안타를 치며 박용택의 종전 기록 2504안타를 넘어섰다. KBO가 집계한 그의 첫 안타는 2007년 4월 7일 수원 현대전에서 친 2루타다. 첫 안타에서 신기록까지 17년이 걸린 셈이다.

중간 지점도 흥미롭다. 1000안타는 2015년, 1500안타는 2018년, 2000안타는 2021년에 달성했다. 특히 2000안타는 당시 KBO 최연소이자 최소 경기 기록이었다. 기록은 어느 날 갑자기 쌓이지 않는다. 매 시즌 타석에 들어서고, 안타 하나를 보태는 시간이 이어져야 한다. 손아섭의 기록에는 그 시간이 선명하게 들어 있다.

다만 통산 기록의 무게가 현재 성적까지 대신 말해주지는 않는다. 2024년에는 84경기에서 95안타, 타율 0.285를 기록했다. 2023년의 140경기 187안타와 비교하면 출전 경기와 안타 수가 모두 크게 줄었다. 최다 안타 신기록이 나온 해였지만, 한 시즌의 흐름은 이전과 같지 않았다.

2025년과 2026년의 간격

2025년 손아섭은 NC에서 한화로 팀을 옮겼고, 두 팀에서 합계 111경기 107안타를 쳤다. 타율은 0.288, 출루율은 0.352였다. 전성기처럼 매년 150안타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어도, 한 시즌 100안타를 넘겼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했다. 타석에 설 기회가 주어지면 여전히 안타를 보탤 수 있다는 기록이었다.

그런데 2026년은 훨씬 가팔랐다. 시즌 초 한화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뒤, 두산 소속 54경기에서 157타수 37안타에 그쳤다. 타율 0.236, 출루율 0.301, 장타율 0.280, OPS 0.581. 지난해 107안타를 친 타자가 올해는 37안타로 시즌을 끝냈다. 단순히 출전 경기만 줄어든 게 아니다. 기회를 얻은 타석에서도 안타와 장타를 만들어 내는 비율이 낮아졌다.

숫자를 조금 더 뜯어보면 37안타 중 2루타는 4개, 홈런은 1개였다. 장타율 0.280은 타율 0.236과 큰 차이가 없다. 2023년의 출루율 0.393, 장타율 0.443과 나란히 놓으면 최근 타격의 변화가 더 뚜렷하다. 물론 54경기만으로 원인을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2026년 기록만 놓고 보면, 예전의 안타 생산력을 당연하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2655안타 다음에 남은 이야기

두산은 2026년 10월 손아섭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시즌이 끝난 시점의 통산 기록은 2223경기 2655안타다. 2024년 박용택의 기록을 넘을 때만 해도 손아섭은 KBO 최다 안타의 주인공이었지만, 2026년에는 최형우와 김현수가 앞서며 통산 안타 순위도 3위가 됐다. 기록 경쟁은 손아섭이 타석에 서지 않는 동안에도 움직였다.

그래도 2655안타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롯데에서 주전이 된 시절, NC에서 타격왕에 오른 2023년, 그리고 팀을 옮기며 다시 기회를 찾던 시간이 함께 들어 있다. 지금 궁금한 것은 통산 안타가 어디까지 늘어날지보다 손아섭이 다시 타석에 설 기회를 얻고, 그곳에서 어떤 타구를 만들어 낼지다. 오래 쌓은 숫자를 존중하면서도 최근 두 시즌의 변화를 놓치지 않는 것. 손아섭의 다음 장면은 그렇게 기다리고 싶다.

손아섭의 2655안타를 다시 보게 된 이유 - 요약
손아섭의 2655안타를 다시 보게 된 이유 | 스포젠트 : https://spogent.com/7157
스포츠의 모든것
스포젠트 © spogen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