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HJ중공업 · 동부건설 챔피언십 1점 차가 남았다

최종 리더보드를 다시 들여다보다가 52와 51이라는 숫자에서 한참 멈췄다. 2026 HJ중공업 · 동부건설 챔피언십은 유현조의 우승으로 끝났지만, 마지막 날의 흐름은 우승자 이름 한 줄로 담기 어렵다. 김민선이 끝까지 따라붙었고, 안지현은 15위에서 출발해 공동 2위까지 올라왔다. 세 선수의 점수 차가 단 1점이었다.
52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대회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렸다. 108명이 출전했고 총상금은 10억 원이었다. KLPGA 공식 기록에서 유현조의 라운드별 점수는 12점, 22점, 12점, 6점이다. 합계 52점으로 김민선과 안지현의 51점을 한 점 앞섰다.
승부를 크게 움직인 날은 2라운드였다. 유현조는 보기 없이 버디 11개를 잡아 하루에만 22점을 쌓았다. 1라운드 12점에 더해 중간 합계 34점, 단독 선두였다. 3라운드에서도 보기 없이 버디 6개로 12점을 보태 46점까지 갔다. 사흘 동안 보기를 하나도 기록하지 않은 흐름이 마지막 날의 치열한 추격을 버틸 여유를 만든 셈이다.
그렇다고 최종일이 편했던 것은 아니다. 4점 차 선두로 시작한 유현조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6점을 추가했다. 앞선 사흘보다 득점 속도가 낮아지자 경쟁자들이 바로 사정권으로 들어왔다. 유현조에게는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네 번째 우승, 우승 상금 1억 8천만 원이 걸린 하루였다.
버디 하나가 순위를 흔드는 방식
이 대회를 볼 때는 타수보다 포인트를 먼저 읽어야 한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라 버디는 2점, 이글은 5점이다. 파는 0점이고 보기는 1점 감점, 더블보기 이하는 3점 감점이다. 알바트로스에는 8점을 준다. 일반적인 스트로크 플레이와 리더보드의 숫자부터 다르다.
버디 하나와 보기 하나를 기록하면 1점이 남는다. 버디 두 개와 보기 두 개라면 2점이다. 실제로 유현조의 최종 라운드도 버디 4개로 얻은 8점에서 보기 2개의 감점 2점을 빼 6점이 됐다. 같은 18홀을 치러도 버디를 얼마나 만들었는지가 유난히 선명하게 드러난다.
코스도 이런 공략을 염두에 두고 준비됐다. KLPGA 대회 안내는 넓은 페어웨이와 짧은 러프를 소개하며 파5인 3번, 9번, 13번, 15번 홀을 포인트 획득의 관전 지점으로 꼽았다. 다만 버디 기회가 많다는 말이 선두에게만 유리하다는 뜻은 아니다. 뒤따르는 선수도 몇 홀 사이에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최종일이 딱 그랬다.
18번 홀까지 따라온 두 선수
김민선은 최종 라운드에서 같은 조의 유현조를 압박했다. 전반이 끝났을 때 격차는 3점이었다. 유현조가 10번 홀에서 약 7.8m 버디 퍼트를 넣으며 다시 5점 차로 벌렸지만, 김민선이 13번과 1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1점 차까지 좁혔다. 한 번의 좋은 퍼트가 만든 간격을 두 번의 버디가 다시 지운 것이다.
안지현의 추격은 다른 방향에서 왔다. 선두에 16점 뒤진 15위로 출발했는데, 16번 홀까지 버디 11개를 쓸어 담으며 유현조를 1점 차로 따라갔다. 변형 스테이블포드에서 버디 11개는 감점이 없다면 22점이다. 큰 격차도 하루 만에 뒤집힐 수 있다는 걸 실제 경기로 보여줬다. 다만 18번 홀 티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향했고, 보기로 홀을 마쳤다. 최종 성적은 김민선과 같은 51점이었다.
우승이 확정된 장면은 화려한 버디가 아니었다. 18번 홀에서 김민선의 약 6.5m 버디 퍼트가 홀 왼쪽을 지나갔다. 김민선이 파로 끝낸 뒤 유현조도 2퍼트 파를 지켰다. 앞선 라운드에 쌓아 둔 점수와 마지막 홀의 침착한 파가 함께 만든 1점 차 우승이었다.
지난해 51점과 올해 52점 사이
KLPGA 기록에는 지난해 김민솔의 우승 점수가 51점, 올해 유현조의 우승 점수가 52점으로 남아 있다. 숫자만 놓으면 올해가 1점 높다. 하지만 2025년 대회는 익산에서, 올해는 양산 에이원에서 열렸다. 코스가 달라진 만큼 두 점수를 그대로 맞대어 경기력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번 대회의 재미는 한 선수의 높은 점수보다 점수가 쌓이는 순서에 있었다. 유현조는 2라운드의 버디 11개로 선두에 올랐고, 사흘간 보기 없이 자리를 지켰다. 마지막 날에는 김민선의 연속 버디와 안지현의 맹추격을 받아냈다. 리더보드의 52점은 꾸준히 쌓은 점수이고, 그 옆의 51점 두 개는 끝까지 승부를 놓지 않은 선수들의 기록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