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샬케 감독 지적 및 면담 이후 경기를 봤다

드레스덴전 기록을 다시 보다가 황희찬의 이름에서 한참 멈췄다. 전반 45분, 샬케의 첫 결정적인 기회를 만든 헤더가 골키퍼에게 막혔다. 그런데 경기 뒤 더 크게 남은 장면은 슈팅이 아니었다. 치료를 받으러 나오는 과정에서 경기 관계자와 팀 의료진을 밀친 행동, 그리고 이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미론 무슬리치 감독의 말이었다.
헤더 한 번보다 오래 남은 장면
10월 28일 독일축구협회 컵 2라운드에서 샬케는 2부 팀 디나모 드레스덴에 0대2로 졌다. 독일축구협회 경기 기록에 따르면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고, 황희찬의 헤더가 그 전반에 나온 샬케의 첫 뚜렷한 기회였다. 후반 53분 선제골을 내준 뒤 88분에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상위 리그 팀이 먼저 좋은 기회를 잡고도 흐름을 가져오지 못한 경기였다.
논란의 장면은 전반 막판에 나왔다. 황희찬은 상대 선수와 부딪힌 뒤 치료를 받았고, 판정과 재입장 과정에서 불만을 드러냈다. 이때 경기 관계자와 샬케 의료진을 밀친 행동이 보도됐다. 판정에 대한 항의가 가능하다는 것과 사람을 미는 행동은 별개의 문제다. 당시 황희찬이 답답했을 상황은 짐작할 수 있지만, 그 감정이 행동을 설명해 줄 뿐 정당화해 주지는 않는다.
감독의 지적은 어떻게 면담으로 이어졌나
경기 직후 무슬리치 감독은 황희찬의 행동을 봤으며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후 이야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서 곧바로 중징계나 전력 제외가 결정됐다고 읽으면 앞서간다. 감독의 첫 발언은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신호에 가까웠다.
실제 후속 조치는 10월 30일 라이프치히전 기자회견에서 드러났다. 무슬리치 감독은 구단 내부에서 이 일을 논의했고 선수단 전체 앞에서도 다뤘다고 설명했다. 팀이 중요하게 여기는 규율을 황희찬에게 전했으며, 황희찬도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점을 받아들였다는 취지였다. 동시에 다음 경기의 선수단 명단에서는 제외하지 않겠다고 했다. ‘감독과 면담’이라는 말만 보면 두 사람이 따로 만나 모든 일을 끝낸 듯하지만, 공개된 설명에서 확인되는 것은 내부 대화와 선수단 앞 논의, 그리고 출전 기회 유지다.
이 대응에는 분명한 선이 있다. 경기 중 행동은 지적하되, 선수에게 경기장에서 반응할 기회도 남겼다. 감독이 공격진의 어려움을 황희찬 한 사람의 문제로만 돌리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드레스덴전 뒤 그는 공격수들이 기회를 놓치는 단계에 이르려면 팀 전체가 먼저 기회를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개인의 책임과 팀의 공격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라이프치히전 숫자가 보여준 공격의 거리
그 기회는 바로 다음 경기에서 왔다. 황희찬은 10월 31일 RB 라이프치히전 선발로 나와 83분 브리앙 라스메와 교체됐다. 샬케는 다시 0대2로 졌다. 분데스리가 경기 기록에서 두 팀의 기대득점은 샬케 0.75, 라이프치히 3.16이었다. 기대득점은 슈팅 위치와 상황을 바탕으로 득점 가능성을 추정한 값이다. 두 골 차의 결과뿐 아니라 만들어 낸 기회의 질에서도 격차가 컸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황희찬이 공격 과정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전반 25분에는 아다무에게 전진 패스를 넣어 기회를 열었지만, 아다무의 슈팅은 수비에 막혔다. 분데스리가 경기 보고서는 황희찬을 샬케의 패스 효율 수치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로 기록했다. 다만 패스 한두 번의 성과가 팀 전체의 낮은 기대득점을 지우지는 못한다. 연결은 있었지만 득점에 가까운 슈팅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부족했다.
드레스덴전의 헤더와 라이프치히전의 전진 패스를 나란히 놓으면 현재 황희찬의 위치가 보인다. 움직임과 연결 장면은 있다. 하지만 샬케 이적 뒤 아직 첫 골이 나오지 않았고, 팀도 두 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졌다. 개인의 골 가뭄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지만, 동료가 좋은 위치에서 공을 받고 슈팅까지 이어 가는 횟수 역시 함께 봐야 공정하다.
다음 경기에서 볼 것은 골만이 아니다
감독의 지적과 내부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신뢰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라이프치히전 선발 출전은 적어도 그 순간 무슬리치 감독이 황희찬을 전력에서 빼지는 않았다는 분명한 근거다. 이제 판단할 장면은 경기장에 남아 있다.
다음에는 골 여부와 함께 황희찬이 전진 패스를 받은 뒤 얼마나 자주 박스 안까지 들어가는지, 동료와의 연결이 실제 슈팅으로 이어지는지를 보고 싶다. 감정이 앞섰던 한 장면은 분명 비판받아야 한다. 그 뒤의 선수는 한 장면만이 아니라 이어지는 선택과 기록으로 평가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